[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나눔의 화가 박영의 귀촌일기] (6) 자연과 벗 삼아 살기를 원한다면

푸레택 2022. 9. 19. 12:04

[나눔의 화가 박영의 귀촌일기(6)] 자연과 벗 삼아 살기를 원한다면:한국 교회의 나침반 뉴스파워(newspower.co.kr)

 

[newspower] [나눔의 화가 박영의 귀촌일기(6)] 자연과 벗 삼아 살기를 원한다면

나눔의 화가 박영의 그림 © 박영만일 오늘이 나의 마지막 날이라면나는 그 하루를 정원에서 보내리라허리를 굽혀 흙을 파고거기에 작은 풀꽃을 심으리라내가 떠나간 뒤에도그것들이 나보다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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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오늘이 나의 마지막 날이라면
나는 그 하루를 정원에서 보내리라
허리를 굽혀 흙을 파고
거기에 작은 풀꽃을 심으리라
내가 떠나간 뒤에도
그것들이 나보다 더 오래 살아있도록
아마도 나는 내가 심은 나무에게 기대리라
그리고 어쩌면 나처럼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마지막으로 흙 위로 난 길을 걸으리라
걸으면서 우리가 자연과 더불어
진실했던 때를 기억하리라
아마도 그것이 나의 마지막 날이 되리라
그 어느 날보다 후회하지 않는

앤 허킨슨 스파이서의 <나무에 대한 대화>라는 시입니다.

어릴 적 장티푸스로 친구들이 하나씩 죽어가는 것을 보았기에, 또한 나도 죽음의 문턱까지 갔기에 생명이 끝난다는 것이 그리 멀지 않게 느껴집니다. 죽음이 오면 우리는 주님께 기도해야 합니다. 신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죽음 앞에서는 나약해지는 것을 저는 목격했습니다.

일찍 잠을 깨우는 수다스런 새들

언제까지나 우리 곁에 있기를
못생긴 언덕에 핀 끈적끈적한 꽈리꽃
일찍부터 웃자란 맛이 쓴 상추
언제까지나 우리 곁에 있기를
거대한 열대우림의 침묵
오지에 사는 사람들의 소박하고 단순한 생활
언제까지나 우리 곁에 있기를
물을 튀기는 바닷새들의 서투른 날갯짓
우주 공간의 무수히 많은 별들을 바라보며 놀라워하는
인간의 경이에 찬 눈동자
언제까지나 우리 곁에 있기를

- 다이맨 디 프리마 <풍요에서 가난으로> 중

시인의 말처럼 우리 곁에는 풍요한 가난, 생명과 죽음이 공존해 있습니다. 우리는 하루하루를 기적처럼 살면서 창조주 하나님과 동행해야겠습니다. 얼마 전에 심은 고추, 오이, 방울토마토, 상추가 제법 의젓해졌습니다. 아침저녁으로 물을 주었더니 그 값을 한 것이지요.

자연과 벗 삼아 살기를 원한다면 서둘러 시골로 오십시오이곳 시골에는 무공해 채소들이 지천에 널려 있고 대숲을 지나가는 바람소리 또한 기가 막힙니다마음을 내려놓고단 하루라도 자유와 평화를 누리기를 원한다면 그저 흐르는 물처럼 생각 없이 시간 속으로 표류하십시오저도 한 때는 공부를 했다 하면서 참 많이도 아는 체 했습니다이제 생각해 보니 모든 것이 부족함을 메우는데 너무나 많은 시간을 보낸 것입니다인간이 신이 아닌 바에야 당연히 실수투성이고 거짓위선의 존재라는 것을 깨우쳐야 합니다자기의 내면속으로 깊이 들어가보면 아무것도 아닙니다나란 존재나란 실체는 모순투성이고 진실하고는 아주 멀리 있습니다이제부터라도 진실하고 알맹이 있는 삶을 살아야겠습니다.

글=박영 화백(홍대 미대 서양학과, 프랑스 유학, 크리스천정신문화연구원장)ㅣ뉴스파워 2021.06.10

/ 2022.09.19 옮겨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