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사람과 사람 사이가 멀어지고, 삭막해지고 그로 인해 허망해지는 경우가 많다. 사람 사이가 서로 가까워지고 인정이 흘러야 하는데 이제는 일정 거리를 두고 살아야 아름다운 시대가 되었다. 그것도 2m 이상이라고 거리를 딱, 정해 놓았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했던가. 이런 말도 필요 없게 되었다. 인터넷, 휴대폰으로 얼마든지 정을 나누며 살 수 있다고 한다. 인위적으로까지 사람 사이를 떨어트려야 하는 시대에 옛말이 들어갈 틈은 보이지 않는다.
이러다 자칫 사람 사이가 완전 끊어지는 것은 아닐까, 그렇게 사는 것이 아예 스트레스 받지 않고 서로 편하다고 익숙해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다. 아무리 그래도 사람은 사람과 만나야 한다. 스트레스 받고 배신당하고 힘든 일이 생기더라고 이겨내며 가까이 지내야 한다.
그 사람 사이에 이야기꽃이 핀다면, 웃음꽃이 핀다면, 노래꽃이 핀다면, 어떤 꽃이든 피어난다면 좋겠다고 꿈꾸는 시 구절이 또한 꽃으로 피어나고 있다.
사람 사이에 나비가 난다면, 무겁게 축축 늘어진 것이 아니라 가볍게 바람결 따라 산뜻하게 나비 날아다니는 일이 생긴다면, 그 또한 얼마나 좋겠는가. 딱딱하고 답답하게 막혔던 일들도 가볍게 날개 돋아 시원하게 풀어지며 날아가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래서 2m 거리도 풀어지고 다시 뜨거운 손잡고 가까이서 서로 보듬으며 뜨거운 입김 나누는 상상의 꽃을 피워본다.
배준석(시인ㆍ문학이후 주간)
/ 2022.03.12 옮겨 적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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