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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의 역설] 봄나물 제대로 밥상에 올리기 (2022.03.07)

푸레택 2022. 3. 7. 21:42

[웰빙의 역설]봄나물 제대로 밥상에 올리기 (daum.net)

 

[웰빙의 역설]봄나물 제대로 밥상에 올리기

봄이 되면서 나물을 많이 먹는다. 겨우내 말려 놓았던 나물도 있지만 요즘에는 싱싱한 봄나물도 쉽게 눈에 띤다. 하지만 나물에는 의외로 독성 있는 것이 많다. 심지어 독초도 있다. 봄나물이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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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의 역설] 봄나물 제대로 밥상에 올리기

봄이 되면서 나물을 많이 먹는다. 겨우내 말려 놓았던 나물도 있지만 요즘에는 싱싱한 봄나물도 쉽게 눈에 띤다. 하지만 나물에는 의외로 독성 있는 것이 많다. 심지어 독초도 있다. 봄나물이 독을 품은 이유는 바로 생존을 위해서다. 봄에 싹을 틔워야 하는데 겨우내 굶주렸던 동물들이 자신을 함부로 먹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다.

사실 식물에 독이 있다는 사실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아마존원주민들은 큐라레라는 독초의 즙을 이용해 독화살을 만들고 투구꽃뿌리(부자)의 아코니틴성분은 조선시대 사약의 재료로 사용됐다. 어릴 적 시골에서는 산초(초피)잎이나 산초씨앗을 갈아 물에 풀어 물고기를 잡았다. 부자나 산초열매는 약으로도 사용한다.

봄나물 중 독성이 있어 반드시 데쳐먹어야 하는 것으로 두릅순, 다래순, 원추리, 옻순 등이 있다. 끓는 물에 넣어 다시 끓어오르면 1~2분정도 데친다. 죽순이나 시금치도 수산칼슘이 많아 결석을 만들기 때문에 한번 데쳐먹어야 한다. 특히 죽순은 티로신대사산물 때문에 아린 맛이 강해 생으로는 먹을 수 없다. 찬물에 하루정도 담갔다가 중불로 10분 이상 삶아야 아린 맛이 모두 없어진다.

여름에 나는 가지도 데쳐먹거나 쪄먹어야 한다. 어릴 적 밭에서 생가지를 따먹다가 혓바늘이 돋는 경험을 한 분들도 있을 것이다. 가을에 나는 토란(토란대)도 '호모겐티신산'과 '옥살산칼슘'과 같은 독성이 있어 죽순처럼 삶아서 제거한다. 최근 SBS '정글의 법칙'에서 윤세아와 바로가 어떤 식물의 뿌리를 구워 입에 넣자마자 혀가 아프고 마비되면서 구토증상을 보였다. 바로 타로(토란)였다.

식물의 독은 대부분 알칼로이드라고 부르는 질소화합물이다. 이들 독소는 입안과 목이 따끔거리거나 아리고 입술의 마비감이나 피부가려움증, 복통, 구토 등을 유발한다. 호흡곤란이나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알칼로이드는 열에 강해 익혀도 파괴되지 않아 정글의 법칙에서 타로를 구웠는데도 독성을 제거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를 끓는 물에 데치면 용출돼 빠져나온다. 하지만 데친 물에는 여전히 알칼로이드성분이 우러나와 데친 물을 국물이나 밥물로 대신하면 안 된다.

반면 말린 시래기처럼 조직을 연하게 하고자 삶는 경우는 독성분 제거를 위해서가 아니기 때문에 데치거나 삶은 물은 국이나 밥물로 사용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유효성분을 모두 버리는 셈이다. 냉이 데친 물도 마찬가지다. 율무 삶은 물이나 문어숙회의 문어 데친 물도 모두 활용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고사리를 먹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서양에서는 독초로 분류해서 먹지 않는다. 중국인도 고사리를 먹지 않는데 중국고사 중 백이숙제가 수양산에서 고사리를 캐먹다 죽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실제로 생고사리에는 방광암을 일으키는 '브라켄톡신'이라는 발암물질이 있다. 하지만 우리 조상들은 고사리를 한번 삶아 말리면 안전하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가 식물을 지금처럼 안전하게 나물로 먹게 되기까지는 선조들의 많은 희생이 뒤따랐음이 분명하다. 식량이 부족했기 때문에 독초라도 어떻게든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을 것이다. 불현듯 맛있는 봄나물을 먹으면서도 숙연해진다.

글=한동하 한의학 박사ㅣ헬스경향 2015.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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