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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로 읽는 세상이야기] 너의 이름을 부르면 - 신달자 (2022.03.07)

푸레택 2022. 3. 7. 13:59

e대한경제 (dnews.co.kr)

 

[詩로 읽는 세상이야기] 너의 이름을 부르면 - 신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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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웃어주기는 쉽지만 같이 울어주기는 어렵다고 한다. 기쁨 나누는 일이야 너나 없이 뛰어 나오지만 어려운 일이 생기면 피하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부자가 된 사람에게는 몰려들지만 가난해진 사람에게야 누가 찾아오겠는가. 세상인심이 그렇다.

‘같이 울기 위해/ 너를 사랑한 건 아니지만’ 이라고 하지만 두 번이나 반복하는 것을 보면 꼭 그렇다는 말이 아니다. 사랑한다면, 정말 사랑한다면 슬픔도 어려운 일도 같이 나눌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사랑은 스쳐서 지나가고 또 도망쳐 가는 바람이라 했던가. 찾으면 멀어지고 가까이 다가가면 사라지는 사랑, 그런 사랑은 슬픈 일이다. 무심하다는 것은 성향이 아니라 마음이 떠난 것이다. 마음 멀어진 사랑은 불러도 대답이 없다. 그런 사랑 따라다니며 울고불고 한다면 그야말로 값싼 사랑타령이 된다. 눈 먼 사랑이 된다.

옛날 이야기다. 이 시대 사랑법은 그렇게 넘어가거나 붙잡지 않는다. 6개월 무소식이면 정(情)이 천리 밖으로 도망간다고 하는 세상이다. ‘반해서 찾아가면 천리 길도 한걸음, 못 만나고 돌아서면 다시 천리’라는 말도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보고 싶을 때 만나는 것이 사랑이다. 그것은 슬프거나 우울하거나 기쁘거나를 따지지 않는다.

이제 사랑도 첨단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 틀림없는데 그래도 문득 이런 시를 만나면 괜히 울며 떠난 사랑이라도 있는 듯 코끝이 찡하다.  

 

배준석(시인ㆍ문학이후 주간)

/ 2022.03.07 옮겨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