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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의 역설] 식후 커피, 소화제인가 독인가 (2022.03.05)

푸레택 2022. 3. 5. 15:53

[웰빙의 역설] 식후 커피, 소화제인가 독인가 (daum.net)

 

[웰빙의 역설] 식후 커피, 소화제인가 독인가

언젠가부터 점심식사를 하고 나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한손에 커피를 들고 다닌다. 과거 식사 후 숭늉을 만들어 마시듯이 요즘 식후 커피 한잔은 식사의 연장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커피를 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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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의 역설] 식후 커피, 소화제인가 독인가

한동하ㅣ한의학 박사 경향신문

언젠가부터 점심식사를 하고 나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한손에 커피를 들고 다닌다. 과거 식사 후 숭늉을 만들어 마시듯이 요즘 식후 커피 한잔은 식사의 연장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커피를 먹지 않으면 소화가 안 된다며 소화제처럼 마시는 사람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식사 후 바로 커피를 마시면 철분 흡수를 방해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커피를 마신다.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아마도 철분흡수가 방해되면서 생기는 증상이 바로 나타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이를 두고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하겠다.

철분흡수를 방해하는 것은 바로 '탄닌'이다. 탄닌은 흔히 떫은맛을 내는 성분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커피나 녹차에 들어있는 탄닌성분은 칼슘·철분과 함께 착화합물을 만들어 흡수를 방해하고 단백질을 침전시켜 소화를 어렵게 만들기 때문에 복통을 유발할 수 있다. 녹차에 들어있는 탄닌은 카테킨류이고 커피에 함유된 클로로겐산도 탄닌의 일종이다.

고기를 먹을 때 많이 먹는 레드와인에도 폴리페놀이라는 탄닌성분이 있다.
고기를 먹을 때는 레드와인이 최고의 궁합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둘을 함께 먹는 이유를 항간에서는 고기를 부드럽게 해 준다는 것을 이유로 삼고 있지만 실제로는 단백질과 지방흡수를 줄여주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보다 프랑스가 육류섭취량이 더 많은데도 심혈관질환이 적은 이유로 '프렌치 패러독스'라고 해서 레드와인을 많이 마시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프렌치 패러독스의 주인공은 탄닌이 아니라 안토시아닌이라는 항산화물질이다.

일반적으로 식사를 통해 흡수되는 철분은 100 중 10 정도밖에 안 된다. 따라서 흡수를 방해하는 요소가 있으면 영양소로서 의미가 거의 사라진다. 그래서 아침 식사 전 공복에 철분제제를 먹는 것이 가장 흡수가 잘 된다고 하는 것이다. 특히 철분은 비타민C와 함께 섭취하면 흡수율이 좋기 때문에 오렌지주스와 먹으면 좋다.

커피 속 탄닌을 우유가 중화시켜준다는 말이 있어 커피에 우유가 첨가된 카페오레나 카페라테를 마시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우유가 탄닌을 중화시켜준다 할지라도 우유 속 칼슘이 철분과 경쟁적으로 흡수되려고 하기 때문에 철분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다. 따라서 우유를 섞은 커피는 맛을 좋게 하고 치아변색을 줄일 수 있을지언정 건강에는 그다지 도움이 안 된다. 참고로 에스프레소에 우유를 첨가한 것을 카페라떼라고 하고 드립커피에 우유를 첨가한 것을 카페오레라고 한다.

그렇다면 탄닌을 중화시키는 방법은 없을까. 어릴 때 떫은 감을 된장 속에 묻어놓으면 떫은맛이 사라져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바로 된장 속의 소금기가 탄닌을 중화시킨 것이다. 마찬가지로 커피에 미량의 소금을 넣어 중화시킬 수 있다. 탄닌은 탄닌산이기 때문에 알칼리성인 소금이 중화시키는 것이다. 소금은 천일염을 사용하면 좋고 소금 자체가 걱정이 된다면 약간의 죽염을 이용해도 좋다.

커피에 소금을 넣으라는 말이 억지스럽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놀랍게도 소금커피가 존재한다. 커피에 소금을 첨가하면 짠맛이 단맛보다 먼저 느껴지기 때문에 단맛이 더욱 강하게 느껴지며 향도 깊어지고 맛도 더 깔끔해진다. 필자의 아이디어인 줄 알았는데 이미 17세기부터 유럽에서는 소금으로 간을 해서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이제 식사 후 커피 한잔은 여유 있는 행복감을 느끼는 문화가 됐다. 다만 조금 더 건강을 생각한다면 식사 후 최소 30분 정도 지난 후 마시는 것이 좋겠다. 너무 빈속에 먹는 것도 위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니 적당히 조절할 필요가 있다. 정히 식후에 바로 먹어야겠다면 소금커피 한 잔에 도전해 볼만 하겠다.

한동하ㅣ한의학 박사 경향신문 2013.04.17

/ 2022.03.05 옮겨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