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의 역설] 알칼리 음식만 먹으면 건강해질까? (daum.net)
[웰빙의 역설] 알칼리 음식만 먹으면 건강해질까?
한동하ㅣ한의학 박사 경향신문
며칠 전 인터넷에서 식초에 대한 자료를 찾다가 한 누리꾼이 식초에 대한 질문을 한 내용을 보게 됐다. 질문내용은 이렇다. '식초는 산성으로 알고 있는데 알칼리성 식품이 맞는가?' 원래 산성이면 산성식품이어야지 갑자기 알칼리성식품이라고 하니 헷갈릴 수밖에 없다. 그런데 둘 다 맞다. 식초는 산도가 산성인 산성식품이지만 먹었을 때는 알칼리성식품으로 작용한다.
산성이나 알칼리성이라고 말하는 것은 '산도'를 의미한다. 이것을 간단하게 'pH'라 하는데 pH는 'potential of hydrogen'의 약자로 H가 수소이온을 의미하기 때문에 대문자로 표기해야 한다. pH를 간단하게 설명하면 특정 용액의 '수소이온 지수'로 수소이온 농도가 짙어지면 산성이 강해진다.
우리가 먹는 음식은 먹기 전의 pH와 우리 몸에서 작용하는 산성, 알칼리성 경향은 전혀 다르다. 예를 들어 식초와 레몬은 음식 상태로는 산성이지만 소화가 되면 최종 산물은 알칼리성이다. 반대로 소고기는 음식 상태에서는 중성이지만 소화가 되면 산성으로 작용한다. 이런 분류 원칙은 음식을 태웠을 때 남은 재가 무엇이냐에 따라 결정된다.
특정 음식물을 태워 재를 만들었을 때 나트륨, 칼륨, 칼슘, 마그네슘 등이 남으면 알칼리성식품으로 분류되고 염화물, 인, 황이 남으면 산성식품으로 분류된다. 이와 관련된 대부분의 내용이 우리의 혈액이 알칼리성이기 때문에 알칼리성식품을 먹어야 한다고 한다. 이런 논리로 말하자면 산성식품을 먹으면 혈액의 pH가 산성으로 변해야 하지만 우리 몸은 항상성을 유지하기 때문에 혈액의 산도가 바뀌는 일은 없다. 만약 산도가 바뀌는 날은 죽는 날이다. 또 혈액의 pH를 우리 몸의 pH라고 말할 수도 없다. 우리 몸의 체액이 부위마다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혈액의 pH는 7.3~7.4로 약알칼리성이지만 침은 5.0~7.5로 변동 폭이 크다. 눈물도 7.2~7.6 약알칼리성이다. 반면 위액은 1.5~2.2로 강산성이다. 그리고 약산성을 띠는 체액은 땀과 피지가 섞인 피부보호막은 5.5정도의 약산성이고 여성의 질 내 pH는 3.8~ 4.2로 산성이다. 소변의 pH는 4.8~8.0 정도로 질환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난다. 혈액의 약알칼리성을 유지하기 위해 알칼리성 식품을 섭취해야 한다는 이유가 타당하다면 위산과 질 내의 강산성을 유지하기 유해서 산성식품을 먹어야 한다는 이유도 성립되는 것이다. 우리 몸의 부위별 체액들의 산도가 다른 것은 그곳에 존재하는 효소들이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일 뿐이다. 단 산성식품에는 육류 및 생선, 계란 노른자, 버터, 치즈 등 동물성이 많다보니 산성식품이 건강에 해롭다는 의견들이 있다. 하지만 생선, 콩류(대두 제외), 곡물류도 산성식품이다.
육류가 산성식품이기 때문에 건강에 해로운 것이 아니라 고기에 들어있는 포화지방산 때문에 해로운 것이다. 참고로 알칼리성식품은 우유, 채소, 과일, 감자, 대두, 해조류(미역, 다시마), 감자, 고구마, 소금 등이다. 이중에 소금은 섭취 전에도 나트륨이고 태워도 나트륨인 대표적인 알칼리성 식품이다. 하지만 소금(나트륨)을 많이 먹으면 고혈압, 심장병 같은 심혈관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식품을 산성식품과 알칼리성식품으로 구별을 한 것은 과거 한 화학자가 요로감염이나 결석에 소변의 산성도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식품에 따라서 우리 몸에 어떤 pH로 작용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 목표였다. 특정 음식을 태워서 남는 재의 성분을 구분한 것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산성식품을 많이 먹으면 빨리 늙는다든지, 알칼리성식품으로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든지 등 과장되고 있다. 물론 어린 아이와 노인의 혈액 내 pH가 약간씩 늙어가면서 산성 쪽으로 기울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알칼리성식품을 많이 먹는다고 이것이 늦춰지거나 변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산성식품과 알칼리성식품을 구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단지 우리의 몸이 그렇듯이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몸을 더욱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 그래야만 부위별로 산성과 알칼리성 체액을 분비하는 음양의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알칼리성 식품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한동하 한의학 박사 경향신문 2013.04.03
/ 2022.03.05 옮겨 적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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