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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의 역설] “게으름을 춘곤증으로 호도하지 마라” (2022.03.05)

푸레택 2022. 3. 5. 15:27

[웰빙의 역설] "게으름을 춘곤증으로 호도하지 마라" (daum.net)

 

[웰빙의 역설] "게으름을 춘곤증으로 호도하지 마라"

입춘이 지난 지 한 달이 지났고 어제(5일)는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이었다. 얼었던 땅도 녹고 움츠렸던 몸도 기운을 차려야 하는 계절이다. 그런데 몸은 점점 기운이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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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의 역설] "게으름을 춘곤증으로 호도하지 마라"

한동하 | 한의학 박사 경향신문 


입춘이 지난 지 한 달이 지났고 어제(5일)는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이었다. 얼었던 땅도 녹고 움츠렸던 몸도 기운을 차려야 하는 계절이다. 그런데 몸은 점점 기운이 없어진다. 계절이 바뀌는 순간을 환절기라고 한다. 특히 봄은 밤에서 여름으로 시간이 바뀌는 아침과 같다. 봄철에 밥맛이 없는 이유는 아침에 기상 후 밥맛이 없는 이유와 동일하다. 외부 환경의 변화에 따라서 몸 안에서도 기운의 변화도 뒤따라야 하는데 이것이 쉽지만은 않은 것이다.

'황제내경'에는 봄철을 '발진(發陳)'이라고 했다. 만물이 소생하고 번영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발진은 피어나고 나아가는 형상을 의미하기 때문에 자연의 일부인 인간도 봄이 되면 더욱 활기차야 한다. 그러나 이상하게 잠이 쏟아진다. 이것을 대다수의 사람들은 춘곤증으로 쉽게 치부해버린다. 하지만 춘곤증은 심각한 질환의 증상일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춘곤증은 밤에 잠을 잘 잔 것 같은데도 나른하면서 졸린 상태다. 특히 점심을 먹고 난 후에는 식곤증까지 겹쳐져 더욱 심해진다. 눈은 뻐근하고 집중력도 떨어지고 입맛은 없고 소화도 잘 안 된다.

해당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을 보면 그들만의 특징이 있다. 평소에 기가 허하면서 위장이 약하고 위하수, 위무력증을 가지고 있는 소음인들이 많다는 것이다. 소음인들은 평소 몸이 차고 추위를 많이 타고 대사가 느린 편이다. 봄 환절기엔 날씨가 갑자기 따뜻해지면서 대사가 빨라져야 하는데 이에 적응이 안 되고 늘어지게 된다. 소음인 뿐 아니라 면역력과 적응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봄은 오행에서 보면 목(木)이고 간(肝)에 속한다. 목에 해당하는 동물이 바로 닭이다. 그래서 춘곤증은 피로를 주로 호소하고 병든 닭과 같은 것이다. 예로부터 간을 '파극지본'(罷極之本)이라고 해서 피로를 담당하는 장기로 인식했다. 한자어에는 병질부(⽧)안에 닭계(鷄)자가 들어간 글자가 없지만 이런 글자가 있다면 '닭 병에 걸려 꾸벅꾸벅 졸다'라는 의미로 춘곤증을 표현하는데 제격일 것이다.

춘곤증으로 인해 생활에 지장을 주는 경우 치료 대상이 되는 병으로 봐야 한다. 그 자체로도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더욱 더 문제가 되는 경우는 춘곤증처럼 보이는 증상이 심각한 질환의 초기 증상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간질환, 만성피로증후군, 우울증이나 갱년기장애와 관련된 증상일 수도 있다.

간질환의 경우 가장 주된 증상은 극심한 피로감이다. 갑자기 피곤함을 느끼는 경우는 간염 등을 의심해야 한다. 특별한 원인질환을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는 만성피로증후군이라고도 한다. 만성피로증후군은 휴식을 취해서 피로가 풀리지 않고 일상생활을 하기가 어려운 상태가 6개월 지상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번아웃증후군(탈진증후군)과 관련이 있고 심장마비를 일으키기도 한다.

불면증을 앓고 있는 경우에도 다음날 낮 동안에 졸음이 밀려오기 때문에 춘곤증으로 오해하기 쉽다. 우울증이나 갱년기 장애가 있어도 만사가 귀찮고 짜증스럽기만 할 수 있어 구별해야 한다. 심리적인 스트레스도 피로를 가중시킬 수 있는데 학생들의 경우 새학기증후군이 춘곤증과 맞물려 있어서 학습에도 지장을 초래한다.

《동의보감》에서는 '기는 가만히 있으면 막힌다.'고 했다. 갑자기 나른해지는 병이 생기는 이유는 과로가 아니라 한가한 사람이 운동을 하지 않고 배불리 먹고 앉아 있거나 잠만 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흐르는 물이 썩지 않으며 문지방이 좀이 먹지 않는 것과 같은 것이다. 따라서 피곤하지 않을 정도로 움직이라고 했다.

춘곤증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나른하다고 한숨 자는 것 보다는 가볍게 걸으면서 몸을 움직여주고 스트레칭을 해 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기운을 소통시켜 주는 것이 관건이 된다. 당신의 게으름을 더 이상 춘곤증으로 호도하지 마라. 이제 더 이상 춘곤증은 없다.

한동하ㅣ한의학 박사 경향신문 2013.03.06

/ 2022.03.05 옮겨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