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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의 역설] 화병 예방에 좋은 주부들의 건강한 수다 (2022.03.03)

푸레택 2022. 3. 3. 23:52

[웰빙의 역설]화병 예방에 좋은 주부들의 건강한 수다 (daum.net)

 

[웰빙의 역설]화병 예방에 좋은 주부들의 건강한 수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용어 중 '울화가 치민다' 혹은 '염장을 지른다'는 표현이 있다. 염장은 염통이라고도 하는데 바로 심장이다. 심장은 화(火)와 관련된 장기인데 염장을 찌르듯이 아프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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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의 역설] 화병 예방에 좋은 주부들의 건강한 수다

한동하 | 한의학 박사 경향신문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용어 중 '울화가 치민다' 혹은 '염장을 지른다'는 표현이 있다. 염장은 염통이라고도 하는데 바로 심장이다. 심장은 화(火)와 관련된 장기인데 염장을 찌르듯이 아프게 하면 화로 인한 병이 생기게 된다. 그것이 바로 화병이다. 화(火)는 불로서 수(水)와 상대적인 개념이다. 항상 위로 밖으로 나가려는 성질이 있고 모든 행동을 빠르고 격하게 만든다. 모닥불이 뜨거운 것은 화가 본체이고 화는 열(熱)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화와 열은 생리적인 작용을 하면서도 문제가 되면 병을 일으키는데 이로 인해 얼굴은 항상 화끈거리고 가슴이 답답해진다. 반대로 아랫배와 발은 얼음장처럼 시리다.

우리 몸의 생리는 밑에서 차가운 수기가 위로 올라가 위쪽의 화기를 내려주고 화기는 아래로 내려와 밑을 따뜻하게 한다. 이것을 수승화강(水升火降)이라고 한다. 수승화강은 매우 건강한 상태로 머리는 시원하고 발은 따뜻해야 한다는 두한족열(頭寒足熱)이라는 말과 같다. 우리 몸에서는 물과 불이 서로 상생하며 물은 위로, 불은 아래로 순환돼야 한다. 수승화강이 어려워지면서 생기는 대표적인 병이 바로 화병과 냉증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상반된 기운의 병이 동시에 생긴다. 화기는 가슴에서 내려오지를 못하고 아래의 냉기는 없어지지 않는다. 화병은 발산이 돼 흩어지거나 순환을 통해 아래로 내려가야 할 화기가 뭉쳐 나타난 것이다. 화병에 억울하다고 표현하는 것은 '막힘(울:鬱)'이 있다는 것이다.

화병의 남녀비율을 보면 여성이 약 80% 정도로 남성보다 훨씬 많다. 특히 남들 앞에서 싫은 소리를 못하는 소음인 여성에게 화병이 많다. 남녀를 비교해 보면 남성은 양(陽)에 속해 기를 쉽게 발산시키지만 여성은 음(陰)이기 때문에 기를 만나면 대부분 울체돼 울화가 쌓이게 된다. 주부들이 만나기만 하면 남편과 시댁이나 친구들 뒷담화로 시간가는 줄 모르는데 나름대로 화병을 예방하기 위한 건강한 수다일 수 있다. 화는 적절하게 발산해야 한다. 하지만 동양에선 화를 참는 것을 미덕으로 삼아왔다. 논어(論語) 학이(學而)편을 보면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화를 내지 않으면 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라고 해 남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화를 내지 말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화를 무작정 참는 사람은 화병이 생긴다. 무조건 참다 보니 응어리가 생기면서 마치 소나무옹이처럼 단단해진다.

화병을 오래 앓게 되면 기억력 감퇴, 건망증, 인지능력 저하 등 가성치매증상이 나타나고 알코올중독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긴장상태가 지속되면서 심혈관질환이나 심지어 암이 생길 가능성도 높아진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화·짜증을 많이 내는 사람에게 갑상선질환이 쉽게 오는 이유는 갑상선이 화의 침범을 쉽게 받는 부위에 있기 때문이다. 화가 치받쳐 올라가는 꼭대기인 두피에서는 탈모를 일으킨다.

우리 몸에서 화는 밖으로 발산하거나 아래로 내려줘야 한다. 이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매운 음식을 먹는 방법이 있다. 매운 맛은 뭉치고 쌓인 기를 흩어주고 내려줘 가슴을 시원하게 해준다. 평소 반신욕을 하면 아래의 냉기가 없어지면서 화기가 내려온다. 반대로 신맛을 먹으면 기운이 퍼지지 않고 오그라들어 화가 삭혀지지 않는다. 몸이 허약한 상태에서 열감이 오른다고 찬물이나 얼음물만 먹으면 화가 더욱 심해진다. 이유는 수승화강이 안되다보니 아래가 더욱 차가워지면서 화기와의 교류가 어렵기 때문이다.

화가 나면 심호흡을 해 보자. 특히 내뱉는 호기를 길게 하면 할수록 긴장이 풀리면서 화기는 아래로 내려온다. 화가 나면 화를 내기 전 한번은 참아 보자. 굳이 낼 필요가 없었던 것처럼 풀어지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여의치 않다면 시의적절하게 화를 내는 연습을 하자. 화는 원래 내라고 나는 것이다. 화는 모든 것을 태워 재를 만들어 버리기도 하지만 불을 잘 사용하면 매우 이롭다. 우리 몸의 화도 마찬가지다. 화는 모든 장기의 적이며 원기(元氣)의 적일 수 있지만 잘 다스려진 화는 우리 몸의 기운을 활성화시키는 생명의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화는 오르면 독이 되지만 내리면 약이 된다.

글=한동하 한의학 박사 경향신문 2013.02.20

/ 2022.03.03 옮겨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