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하칼럼-웰빙의 역설]마스크가 '의무'라면 기침은 '권리' (daum.net)
[웰빙의 역설] 마스크가 '의무'라면 기침은 '권리'
우리는 일상에서 흔히 마스크를 착용하는데 그 종류로는 먼지를 차단하는 방진마스크, 연기를 차단하는 방연마스크, 독성가스를 차단하는 방독마스크 등이 있다. 보통 호흡기질환에 사용하는 마스크를 위생마스크라고 한다. 위생마스크는 감기에 걸렸을 때나 반대로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차원에서 쓴다. 추운 날에는 찬 공기를 막아주는 용도로도 사용된다.
위생마스크는 1919년 스페인에 독감이 유행했을 때부터 사용됐다. 당시 마스크는 주로 거즈로 만들어져 찬 공기를 차단하는 효과는 있지만 외부로부터 바이러스 침입과 기침을 통한 바이러스 확산을 막아주는 효과는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바이러스의 투과를 방지하는 효능이 있는 N95마스크가 만들어지고 있다. 공기 중에 떠다니는 미세과립을 95% 이상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마스크는 차단작용을 한다. 찬 공기를 차단하고 바이러스나 세균을 차단하고 이물질을 차단한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외부로부터의 침입을 막아 예방해 주고 반대로 환자의 경우는 자신의 입이나 코를 통해 밖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아준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환자의 감기회복에 방해가 되고 해로울 수도 있다.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기침하면 밖으로 빠져 나가야 할 바이러스는 여전히 마스크 안에 머물면서 환자가 이를 다시 들이마시는 악순환을 겪는다. 환자에게 기침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충분한 이유가 있는 일인데 마스크로 인해 오히려 회복이 더뎌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감기에 걸리면 기침을 한다. 기침하는 이유 중 하나는 폐기관지를 스스로 청소하기 위한 것이다. 기침을 통해 기관지로부터 분비되는 가래를 제거하고 바이러스를 밖으로 몰아내는 작용을 한다. 그래서 기침을 할 때 비산되는 분비물(침)에는 바이러스가 많이 섞여 있다. 기침할 때 공기가 성문을 통과하는 속도는 초속 50~120m 정도이기 때문에 엄청난 속도로 공기 중에 퍼지게 된다. 이런 사실을 알기 때문에 함부로 기침하는 사람을 째려보기도 하고 본인이 기침할 때는 주변 눈치를 보게 된다.
감기환자에게 마스크를 착용시키는 것은 일종의 격리법이다. 바이러스가 주위로 확산되는 것을 막는 것이다.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은 이미 감기를 예방하거나 전염을 막는 효과가 인정된 관리법 중 하나다. 감기에 걸린 경우 공공장소에서나 여러 사람이 함께 있을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예의다. 학교나 사무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역시 그렇다. 마스크를 사용할 때는 일회용으로 자주 갈아가면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흔히 하는 것처럼 손으로 입을 막고 기침하는 것은 최악의 기침법이다. 기침할 때마다 손을 씻을 수는 없다. 손을 대고 기침한 후 바로 씻지 않고 주위의 온갖 물건을 만지기 때문에 그야말로 바이러스 확산의 주범인 것이다. 대신 '드라큐라기침'이라고 해서 자신의 팔뚝에 대고 기침을 하는 것이 보다 안전한 방법이다. 기침은 시원하게 할 필요가 있다. 주위에 사람들이 없는 외부라면 시원하게 기침하자. 실내라면 몇 겹으로 접은 휴지를 10~20cm 정도 앞에 대고 시원하게 기침한 후 휴지는 잘 접어 휴지통에 버리면 된다.
기침은 바이러스를 몰아내는 자연스러운 치료과정임을 알아야 한다. 억지로 기침을 참거나 손으로 입을 바짝 틀어막고 기침을 하는 것도 좋지 않다. 기침할 때는 폐안에 상당한 압력이 생겨 갑자기 분출되는 것인데 이를 막게 되면 폐에 무리가 갈 수 있다. 감기환자가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속에서의 의무라면 '시원스럽게 하는 기침'은 보다 빠른 회복을 위한 권리일 수 있다. 상대와 주위에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신의 권리를 찾기 바란다.
글=한동하 한의학 박사 경향신문 2013.02.06
/ 2022.03.03 옮겨 적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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