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숲] 삶의 지혜

[책읽기]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마지막 선물’ (2022.03.02)

푸레택 2022. 3. 2. 22:40

■ 마지막 선물

선생님......
말해보게

혹시 보고 싶은 사람이 있으세요? 오늘이 우리의 마지막 만남이라서요......
보고 싶은 사람들이야 많았지. 특히 홀로 타국에 떨어져 있을 때의 그리움이야 말로 무엇하겠나. 분명하게 기억하고 싶은 건 왜 보고 싶어 했을까 그 순간에 절실한 감정이라네. 간절히 그리워하다가 화상전화나 줌 같은 것으로 보면 그 절실함과 반가움이 비례하진 않아. 왜 그렇게 보고 싶어 했겠나? 그 순간 볼 수 없기 때문이지. 식구 중에서도 딸, 손녀, 손자가 그립다 해도 예전보다는 감정이 많이 무디어졌어. 못 견디게 보고 싶은 사람들인데 무뎌지더라고.

그리움도 무뎌진다고요?
그렇다네. 분노도 그리움도 마찬가지야. 그렇게 못 견딜 것 같고 격한 감정이 오래 가면 어떻게 살겠나? 격한 감정은 몇 초 지나면 사라져.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도 그 슬픔은 아주 가끔 쓰나미처럼 밀려온다네. 슬픔의 감정, 절망의 감정, 분노의 감정이 오래가면 인간은 다 자살하고 말걸세. 별똥별이 훅 하고 떨어지듯 그리움도 슬픔도 그렇게 찰나를 지나가버려. 하지만 왜 그렇게 보고 싶어 했을까? 이런 감정은 오래 남는다네. 이건 비밀인데 말이지......

그가 한껏 목소리를 낮췄다

비밀이요.......?
지금껏 살아온 중에 제일 감각이 느리고 정서가 느린 게 지금이라네. 그게 진실이야. 죽음을 앞둔 늙은이가 절실한 시를 쓸 것 같지만 그렇지가 않아. 하나님이 잘 만드셨어. 내가 지금 20대 30대의 감각으로 죽음을 겪고 있다면 지금처럼 못 살아. 내 몸은 이미 불꽃이 타고 남은 재와 같다네.

그런 자신을 바라보는 느낌도 무덤덤하신가요?
아니야. 신께 감사하지. 인간이 생생하게 고통을 받을 것을 염려하여 감각조차 무뎌지게 만드셨으니.

먼저 떠난 어머니와 따님을 만나면 나누고 싶은 말이 있으신지요?
소아마비에 걸리면 다리가 더 이상 자라지 않아. 소아마비에 걸린 아이처럼 어머니를 여윈 열 몇 살에 그 감정이 멈춰버렸네. 지금도 어머니를 꿈에서 만나면 그냥 말 없이 울어버리지.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면 할 얘기가 없어.

후회되는 일은 있으신지요?
한 시간 강연만 하고 나와도 밤에 자다가 악 소리를 내는 사람이 나야. 가지 말아야 할 자리가 자리에 갔구나. 바보 같은 소리를 했구나.

후회해도 또 저희를 위해 꾸준히 새로운 말씀을 해 오셨습니다.
글 쓰고 후회하고, 또 쓰고 후회하고, 책 나올 때마다 후회한다고 내가.

선생님 이번 책의 제목을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이라고 할까 합니다.
그래 하지만 내가 살아 있을 때는 내지마. 저 세상으로 갈 즈음에 이 책을 내게나. 라스트 인터뷰에서 자네가 썼잖아. 내가 사라진 극장에 앤드 마크 대신 꽃 한 송이를 올려 놓겠다던 얘기를, 나는 자네의 그런 맥락을 좋아했다네.

​-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열림원, 2021)

/ 2022.03.02 받은 글 옮겨 적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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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 한 명만 곁에 있어도


그대는 힘들고 고단한 삶을
털어놓을 사람을 가졌는가?

어려움에 빠졌을 때
조용히 다가와 손잡아 줄 친구를 가졌는가?

특별한 일 없어도
한 잔 술 나눌 벗을 가졌는가?

즐겁고 기쁠 때 그 설레는 기쁨
함께 나눌 이웃을 가졌는가?

조용히 얘기를 듣고, 얘기를 나누고
조용히 미소지으며 고개 끄덕여 줄 친구를 가졌는가?


단 한 명만 곁에 있어도 인생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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