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검을 빼어 들고 - 김천택(金天澤)
長劍을 빼어 들고 다시 앉아 헤아리니
胸中에 먹은 뜻이 邯鄲步 되었괴야
두어라 이 또한 命이니 일러 무삼하리요
[뜻풀이]
*장검(長劍): 긴 칼.
*헤아리니: 생각해 보니.
*흉중(胸中): 가슴 속에.
*한단보(邯鄲步): 한단(邯鄲)은 지금 중관 하북성의 지명으로 조나라의 서울로, 한단에서 걸음걸이를 배운다는 뜻으로, 분수를 모르고 남을 흉내내다 자신의 것까지 잃게 됨을 비유하는 말이다.
*되었괴야: 되었구나!
*명(命)이니: 운명이니.
*무삼: 무슨, 무엇.
[풀이]
긴 칼을 빼어 들었다가 다시 주저앉아 곰곰이 생각해 보니, 가슴 속에 품고 있던 뜻이 이제는 한단보와도 같이 허탕이 되어 버렸구나! 그만 두어라, 이것도 또한 운명이니 말해 본들 무엇할까 보냐?
[지은이]
김천택(金天澤: 1690~?): 자(字)는 백함(伯涵), 또는 이숙(履叔)이며, 호(號)를 남파(南坡)라고 일컬었다. 벼슬은 포도청(捕盜廳)의 포교(捕校)를 지냈을 뿐, 진작부터 창곡(唱曲)을 즐겨, 금객(琴客)인 김성기(金聖器)와, 가객(歌客) 김수장(金壽長)과 더불어 친교가 두터웠다. 영조(英祖) 4년(1728)에 우리나라 최초의 시조전집(詩調全集)으로 꼽히는《청구영언》을 편찬하였으며, 그 자신도《해동가요》에 57수(首)를 남겼다. 다만 그는 가창(歌唱)을 위한 노래를 지었기 때문에, 그의 작품은 음률적(音律的)으로만 다듬어졌을 뿐, 문학작품으로서는 여타의 작가들에게 미치지 못한다는 논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그가 김수장과 더불어 침체되었던 단가(短歌)를 부흥시킨 공적은 높이 평가되고있다.
[참고]
한단보(邯鄲步)=한단지보(邯鄲之步) 한단은 지금의 중관(中關) 하북성의 지명인데, 춘추 시대에는 조나라의 서울 이었다. 그 무렵 연나라의 수릉(壽陵)이란 소년이 한단으로가서 그곳사람들의 점잖은 걸음걸이를 배우다가 채 익히지 못하고 귀국하였던 탓으로, 본래의 걸음걸이마저 잊어버려서 하는 수없이 기어서 돌아갔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기의 본성을 버리고 남의 행위를 본뜨려 욕심을 내다가는 양쪽을 다함께 잃게 된다는 비유로써 흔히 쓰이는 말이다.
[원문]일소일빈 (daum.net)
일소일빈
한자는 우리글이다
blo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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