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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조] (155) 대동강 달 밝은 밤에 - 윤유(尹游) (2021.12.15)

푸레택 2021. 12. 15. 10:05

■ 대동강 달 밝은 밤에 - 윤유(尹游)

大同江 달 밝은 밤에 碧漢槎를 띄워두고
練光亭 醉한 술이 浮碧樓에 다 깨거라
아마도 關西佳麗는 예뿐인가 하노라

[뜻풀이]

*대동강(大同江): 평양 시내를 가로질러 황하로 빠지는 강.
*벽한차(碧漢槎): 신선이 타는 배의 미칭(美稱). ‘벽한’은 푸른 하늘과 은하수. 차는 뗏목. 은하에 띄우는 뗏목.
*연광정(練光亭): 평양 대동강 덕암상(德巖上)에 있는 누정(樓亭).
*부벽루(浮碧樓): 평양 대동강 을밀대 밑 영명사(永明寺) 동쪽의 누각.
*깨거다: 깨었다.
*관서가려(關西佳麗): 관서 지방 중의 아름다운 곳.
‘관서(關西)’는 마천령 서쪽의 지방. 관서지방은 평안남북도를 통틀어 이르는 말.

[풀이]

대동강에 밝은 달이 비치는 밤에 은하수에 띄우는 뗏목을 띄워 놓고서, 연광정 앞에서 실컷 먹고 취한 술이 부벽루 앞에 다다르니 다 깨어 버리는구나! 아마도 관서지방에서 가장 경개가 좋은 곳은 여기뿐인 줄로 생각하는도다.

[지은이]

윤유(尹游1674~?): 자(字)는 백수(伯脩)이며, 호(號)는 만하(晩霞)라고 하며, 벼슬은 판서(판서)에 이르렀다고 하는데, 그 행적은 미상(未詳)이다.

[참고1]

달밤의 대동강 뱃놀이는 천하일품이다. 연광정 밑에서 술과 미색을 싣고, 병풍을 둘어친 듯한 청류벽 밑을 지나 백은탄에 부서지는 달빛을 타고 부벽루에 이르는 풍경은 천하일품이라는 말이 허풍이 아님을 맛본 사람이라면 다 알 것이다. '관서의 절경이 여기뿐인가 하노라'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참고2]

연광정(練光亭): 평양 대동강 덕암상(德巖上)에 있는 누정(樓亭). 평양의 의기(義妓) 계월향(桂月香)이 임진왜란 때에 왜장을 부등켜 안고 대동강 물속으로 떨어 졌다는 곳. 왜장 소서행장(小西行長)과 명나라 장수 심유경(沈惟敬)이 강화 담판을 여기에서 하였다.

[참고3]

부벽루(浮碧樓): 평양 대동강 을밀대 밑 영명사(永明寺) 동쪽의 누각. 부벽루 바로 눈 아래에 수양버들이 덮인 능라도가 바라보이며, 또 옆에서는 영명사(永明寺)의 은은한 범종 소리가 제행무상(諸行無常)을 알려 준다. 그리고 여기서 바라다보이는 대동간의 경치는 길게 세로로(가로가 아닌) 보는 강물의 경치로서는, 유례가 없을 만큼 독특한 절경이라고 소문난 곳이기도 하다. 고려의 시인 김황원이 이곳에 올랐다가 고금의 제목에 붙여 시를 읊은 것이 모두 마음에 들지 않았으므로 그 판(板)을 불사르고 온종일 난간에 기대어 괴롭게 읊은 끝에,

"長城一面溶溶水(장성일면용용수)
긴 성을 끼고 돌며 대동강은 굽이쳐 흐르고,
大野東頭點點山(대야동두점점산)
넓은 들 동쪽 끝에는 산들이 울멍줄멍"

이라는 두 구(句)만을 읊고는, 그만 조망(眺望)의 실제적인 경치를 표현할 수가 없다고 하면서 통곡을 하였다고 한다. 원문에 부벽교(浮碧橋)로 되어 있는 것도 있는데, 이것은 '부벽루'의 잘못된 표기이다.

한편 고려의 대문장가인 김부식(金富軾)이 읊은 '부벽루시'는 다음과 같다.

朝退離宮得勝遊(조퇴리궁득승유)
이궁에서 물러나와 승한 놀이에 참예하니,
無窮物象赴雙眸(무궁물상부쌍모)
무궁한 경상이 두 눈 앞에 몰려드누나.
雲邊列岫重重出(운변렬수중중출)
구름 가에 뭇 산들은 겹겹이 고개 들고,
城下寒江漫漫流(성하한강만만류)
성 밑의 찬 강은 굼실굼실 흘러가네.
柳暗誰家沽酒店(유암수가호주점)
버들이 어득한 곳은 술 파는 뉘 집인가?
月明何處釣魚舟(월명하처조어주)
달이 휘영청 낚시질배는 어느 곳에 떠 있는가?
牧之會願爲閑客(목지회원위한객)
옛날 두목은 한가한 손 되길 바랐지만,
今我猶嫌不自由(금아유혐부자유)
그것도 부자유할까 나는 지금 꺼리네.

[원문] 일소일빈 (daum.net)

 

일소일빈

한자는 우리글이다

blog.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