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고시조] (122) 녹이 상제 역상에서 늙고 - 김천택(金天澤) (2021.12.08)

푸레택 2021. 12. 8. 20:59

[고시조] 녹이 상제 역상에서 늙고 - 김천택(金天澤)

綠耳 霜蹄 櫪上에서 늙고 龍泉雪鍔이 匣裏에 운다
丈夫의 해 온 뜻을 속절없이 못 이루고
귀밑에 흰 털이 날리니 그를 서뤄 하노라   

[뜻풀이]     

*녹이(綠耳): 하루에 천리길을 달렸다는 명마(名馬).
*상제(霜蹄): 흰 말굽 또는 천리마의 이름.
*역상: 마굿간.
*용천(龍泉): 예전의 명검(名劍).
*설악(雪鍔): 잘 드는 칼날. 잘 드는 좋은 칼이라는 뜻도 된다.
*갑리(匣裏): 칼집.
*장부(丈夫): 재능이 뛰어난 사나이.
*해온 뜻: 마음먹은 뜻.
*속절없이: 단념하는 도리밖에 없어서, 할 수 없이.
*서뤄: 서러워.

[풀이]

하루에 천리길을 다니는 좋은 말이 마굿간에서 하는 일 없이 늙어 가고, 잘 들기로 이름난 칼이 칼집 속에 들어만 있을 뿐 한 번도 쓰일 때가 없어 슬퍼한다. 사나이 대장부가 오래 전부터 가슴에 품은 뜻을 단념할 수밖에는 도리가 없이 일을 이루지 못하고서, 어언 세월이 흘러 이제는 흰 귀밑 털이 바람결에 날리니, 벌써 그토록 늙었음을 서럽게 여길 따름이다.

[지은이]

김천택(金天澤: 1690~?): 자(字)는 백함(伯涵), 또는 이숙(履叔)이며, 호(號)를 남파(南坡)라고 일컬었
다. 벼슬은 포도청(捕盜廳)의 포교(捕校)를 지냈을 뿐, 진작부터 창곡(唱曲)을 즐겨, 금객(琴客)인 김성기(金聖器)와, 가객(歌客) 김수장(金壽長)과 더불어 친교가 두터웠다.  영조(英祖) 4년(1728)에 우리나라 최초의 시조전집(詩調全集)으로 꼽히는 《청구영언》을 편찬하였으며, 그 자신도 《해동가요》에 57수(首)를 남겼다. 다만 그는 가창(歌唱)을 위한 노래를 지었기 때문에, 그의 작품은 음률적(音律的)으로만 다듬어졌을 뿐, 문학작품으로서는 여타의 작가들에게 미치지 못한다는 논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그가 김수장과 더불어 침체되었던 단가(短歌)를 부흥시킨 공적은 높이 평가되고 있다.


[참고1]

녹이(綠耳): 주기(周記)편에 나오는 말. 조보(趙父)가 말을 잘 탐으로써 주목왕에게 사랑을 받아, 녹이(綠耳) 말 네 필이 끄는 수레를 얻었다.

[참고2]

용천(龍泉): 용천은 본디 절강성(浙江省) 용천현(龍泉縣)이란 지명이며, 용천현 남방 5리쯤에 샘물이 있다는데 기에 칼을 담그면 날이 잘든다고도 하며, 또 칼을 담그니 화하여 용이되어 갔다는 이야기도 전하고 있다. 이밖에도 따로이, 두우성(斗牛星) 사이에 항상 보랏빛 기운이 감돌고 있었음을 보고 장화(張華)라는 사람이 환(煥)이라는 하리(下吏)를 보성령으로 임명하였으니, 환은 그곳으로 가 기지(基地)를 파헤치고 돌함에 든 보검을 두 자루 얻게 되었는데, 그 하나는 '용천', 또 하나는 '태아'라는 검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그런데 그날 저녁부터 두우지간(斗牛之間)에서는 그 보랏빛 기운을 보지 못 하였다고 한다.

[원문] 일소일빈 (daum.net)

 

일소일빈

한자는 우리글이다

blog.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