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고시조] (98) 주려 죽으려고 - 주의식(朱義植) (2021.11.30)

푸레택 2021. 11. 30. 21:44

주려 죽으려고 - 주의식(朱義植)

주려 죽으려고 首陽山에 들었거니
설마 고사리를 먹으려 캐었으랴
物性이 굽은 줄 미워 펴 보려고 캠이라

[뜻풀이]

*주려: 굶주려서.
*수양산(首陽山): 백이와 숙제가 세상을 등지고 숨었던 곳. 중국 산서성에 있다.
*물성(物性): 물체의 성질.
*굽은 줄: 굽은 것이. ‘줄’은 까닭이나 이치, 연유를 나타내는 옛말이다.
*캠이라: 캐는 것이다. 캐었던 것이다. ‘캠’은 ‘캐다’에 ㅁ이 첨가된 전성명사이다.

[풀이]

백이와 숙의의 형제가 주문왕을 꺼려하여, 주나라의 나락을 아니 먹겠다고 수양산으로 들어간 것은, 어디까지나 굶어 죽으려는 결심에서였을 터인 즉, 설마하니 고사리로 목숨을 이어려고야 캐었을 것이랴? 다만 고사리의 너무도 꼬불꼬불한 그 성질이 얄미워서 이를 펴 놓으려고 캐어 보았을 것이다.

[지은이]

주의식(朱義植): 생몰연대는 미상. 자(字)는 도원(道源),호(號)는 남곡(南谷)이라 불렀으며, 본관(本貫)은 나주(羅州)이다. 숙종대(肅宗代)에 무과(武科)에 올랐고, 칠원현감(漆原縣監)을 지내다가, 절기(節氣)를 숭상하여 정계(政界)의 분쟁(紛爭)을 떠나서그의 사위인 김삼현(金三賢)과 더불어 심중(心中)의 불평(不平)을 노래로 풀곤했었다. 그의 시상(詩想)에는 인생(人生)의 허무감(虛無感)에서 향락적(享樂的)이고 염세적(厭世的)인 경향이 짙게 깔려있다. 김천택(金天澤)은 그에 대하여, 《청구영언》에서 "시조에서 쓴 말을 보고 그 작자를 생각 하건대, 그는 반드시 비연화중인(非烟火中人)일 것이며, 시조에만 능할 뿐 아니라, 몸을 공검하게 하였고 처심을 맑게하여 군자의 풍도가 있었다"고 말하였다. 시조는 14수만 전하며, 내용은 자연·탈속·계행(戒行) 및 회고와 절개를 주제로 다루었다.

[참고1]

이 시조는 성삼문의 절의가를 보고, ‘거기에서 굶어 죽었으면 죽었지 어찌 고사리를 캐어 먹겠느냐’라고 하여 이제(夷齊)의 훼절을 꾸짖음에 대하여 변론으로 지은 것이다. 고사를 캔 것은, 먹으려는 것이 아니라 그 굽은 물성이 싫어 바로잡으려는 것이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성삼문이 이제의 고사리 캠을 피상적으로만 본데 대하여 이 시조의 작가는 보다 높은 차원에서 그를 이해하려 하였던 것이다. 적어도 죽음을 각오하고 세상을 버린 그들인데 목숨이 아까워 그것을 캤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이 시조의 주제는 그런 백이와 숙제의 이야기와는 다른 데에 있다. 그것은 다만 소재일 뿐이고 작가 자신이 사곡(邪曲)한 인심과 부정한 관리를 미워하는 마음을 은유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그러므로 이시조의 핵심은 종장의 은 것이 밉다는 데 있는 것이다.

[참고2]

수양산(首陽山): 중국에는 수양산이라고 일컫는 산이 다섯 곳이나 있다. 하동(山西省) 포판현(蒲板縣) 화산의 북쪽과 하곡의 가운데에 수양산이라는 산이 있고, 농서 혹은 낙양동 북쪽에도 있다 하며, 또 언사현(하남성 낙양현 동쪽에 있는 현) 서북쪽에 백이·숙제의 사당이 있다 하고, 요양에도 수양산이 있다 하여 전해 오는 기록에 섞여 나온다 그러나 맹자는, "백이가 은나라 폭군 주를 피하여 북쪽바닷가에 살았다"라고 했으며, 우리나라 해주에도 수양산이 있어 백이·숙제의 제사를 지내건만, 중국에서는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 문헌에 수양산이라고 불리는 산이 모두 여섯 곳이며, 중국인들은 그 중에 농서에 있는것 을 진짜라고 믿고 있다. 감숙성의 농서, 곧 지금의 위원현 연봉진 수양촌에 백이·숙제의 무덤이 있고, 사당에는 당나라 이당이 그린 채미도(采薇圖)가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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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소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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