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벽해 갈류 후에 - 구용(具容)
碧海 渴流 後에 모래 뫼어 섬이 되어
無情 芳草는 해마다 푸르르되
어떻다 우리의 王孫은 歸不歸를 하느니
[뜻풀이]
*벽해(碧海): 푸르고 깊고 넓은 바다. 큰 바다.
*갈류(渴流)후에: 물이 다 마른 다음에.
*모래 뫼어: 모래가 모이어. ‘뫼어’는 ‘모이어’의 옛말.
*무정(無情): 정(情)이 없는. 아무런 뜻이 없는. 자각감정이 전혀 없음을 이른다.
*방초(芳草): 꽃다운 풀.
*어떻다: 어찌하여. 종장 초구로 흔히 쓰이는 말.
*왕손(王孫): 귀뚜라미를 왕손(王孫)이라 하지만, 여기서는 글자의 뜻 그대로 임금의 후손을 가리키는, 곧 광해군에게 살해된 영창대군을 두고 한 말인 것 같다.
*귀불귀(歸不歸): 한 번 가서는 다시 돌아오지 아니함.
[풀이]
푸르고 깊은 바닷물이 다 말라 버린 다음 모래가 모여 섬이 되고, 다시 그 모래톱에 아무런 느낌이 없는 풀이 해마다 다시 푸르르곤 하는데, 어찌하여 우리의 왕손은 한 번 가고는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가?
[지은이]
구용(具容): 선조(宣朝) 대(代)의 한시(漢詩)로 이름 난 사람으로서, 자(字)는 대수(大受), 호(號)는 죽창(竹窓)이며, 본관(本貫)은 능성(綾城)이다. 벼슬은 현령(縣令)을 지냈을 뿐이나, 한시로 인하여 권필(權鞸)과 친교(親交)가 있었다.
[참고]
광해군7년에 신경희등이 능창군을 추대하려고 한 사건이 발각되어 주모자들은 처형되고, 능창군은 일단 유배 되었다가 죽었다. 능창군은 선조의 손자이며, 인조의 동생으로 그 때 나이 겨우 열 다섯살이었다. 이 시조는 그 때, 억울하게 죽은 능창군을 생각하여 지은 것이라고 한다. "무정한 풀도 봄이면 새로 푸르러지는데 우리 왕손은 억울하게 죽은 뒤 왜 살아 올 줄 모르는가?"라고 부르짖는 말속에 능창군에 대한 애도의 마음이 절실함을 느끼게 한다.
[출처] 원문보기
https://blog.daum.net/thddudgh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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