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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조] (37) '어버이 살아신 제' 정철(鄭澈) (2021.11.16)

푸레택 2021. 11. 16. 22:21

■ 어버이 살아신 제 / 정철(鄭澈)

어버이 살아신 제 섬길 일란 다하여라
지나간 後ㅣ면 애닲다 어찌 하리
平生에 고쳐 못할 일이 이뿐인가 하노라

[뜻풀이]

*섬길 일란: ‘섬기어야 할 일이라면’의 준말.
*지나간 후ㅣ면: ‘돌아가신 다음이면’의 뜻이다.
*애닯다: 마음이 아프다. 슬프다. ‘애달프다’의 준말로, 애가 닳도록 쓰리고 아프다는 뜻.

[풀이]

부모님네가 살아 계실 적에 받들어 모셔야 할일이라면 정성껏 다하여라. 돌아가셔서 없으신 뒤라면 아무리 뉘우치고 가슴 아파 하더라도 어찌 하겠는가? 아무 소용이 없는 일이다. 사람 한 평생에 두 번 다시 할 수 없는 일이 바로 이것 뿐인 줄로 알고 있노라. 《훈민가(4) : 자효(子孝)》

[지은이]

정철(정철: 1536~1593): 선조조(宣祖朝)의 명신(名臣)이며, 송강가사(松江歌詞)의 작자(作者)로, 이름난 대시인(大詩人)이다. 자(字)는 수함(秀函),호(號)는 송강(松江),본관(本貫)은 영일(迎日)인데, 정유심(鄭惟心)의 외아들로서, 중종(中宗) 31년에 서울에서 태어났다. 명종초(明宗初) 을사사화(乙巳士禍) 때 부친이 남쪽으로 귀양갈때,당시 10세이던 송강은 부친을 따라가서 송순(宋純)·김인후(金麟厚)·기대승(奇大升)등에게 글을 배웠다. 자라서는 율곡(栗谷) 이이(李珥) · 우계(牛溪) 성혼(成渾)등과도 친히 지냈으며, 명종 17년 27세에 문과에 장원으로 뽑히었고, 지평(持平)이 되어 직성(直聲)에 있었다.

선조 초에 이르러 직제학(直提學)에 올랐는데, 당론이 일어 나자 동인(東人)들의 시기(猜忌)를 받게된 그는 선조 11년 겨울에 벼슬을 내놓고 전라도 창평(昌平)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오래지 않아 다시 선조13년 정월 강원도(江原道) 관찰사(觀察使)로 기용되었고, 동부승(同副承),지찬성(旨贊成)을 거쳐 선조 22년에 정여립(鄭汝立)이 모반(謀叛)하자 우의정(右議政)을 배수(拜受)받아 위관(委官)이 되었고, 이듬해에는 좌의정(左議政)으로 올라, 광국(光國) 평난(平難)의 양훈(兩勳)으로 인성부원군(寅城府院君)을 봉(封)하였다. 그런데 그해 겨울에 세자책봉을 둘러싸고 왕의 뜻을 거슬린 바 있어, 명천(明川)·진주(晋州)·강계(江界)등지로 유배를 당하였다.

임진년(壬辰年)5월 강계에서 풀려나 의주 몽진시에는 임금을 따라갔다.이듬해 명나라에 사신으로 갔다가 돌아와서 강화에서 죽으니 그의 나이 58세였다. 그는 성품이 청직(淸直)하여 적이 많았던 탓으로 주위의 감정을 산 바가 많았던것 같은데, 시문에 능하고 더욱 국문시작(國文詩作)에 힘써 관동별곡(關東別曲)·사미인곡(思美人曲)·성산별곡(星山別曲)·장진주가(將進酒歌) 등 많은 글을 남기었다. 시조도 무려 77수가 전하고 있다.

[참고1]

살아 계실 동안에 부모 공경을 열심히 해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이 시상과 비슷한 격언으로 다음과 같은 것이다. 사후만반진수(死後萬盤珍羞) 불여생전일배주(不如生前一杯酒) 돌아가신 뒤의 잘 차린 음식이, 살아 계실 동안의 한 잔 술만 못하다. 수욕정풍부지(樹慾靜風不止) 자욕양이친부대(子欲養而親不待) 나무는 조용하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고, 자식은 어버이를 봉양하고자 하나 기다려 주지 않는다.

[참고2]

송강(松江)이 강원도(江原道) 관찰사(觀察使)로 있으면서,도민(道民)들의 교화(敎化)를 목적(目的)으로 지은 이른바 《훈민가(訓民歌)》 16수(十六首)의 하나로서, 「자효(子孝)」라는 제목(題目)의 분조(分調)이다. 《훈민가(訓民歌)》의 차례는 다음과 같다.

1. 부의모자(父義母子) 2. 형우제공(兄友弟恭) 3. 군신(君臣) 4. 자효(子孝) 5. 부부유은(夫婦有恩) 6. 남녀유별(男女有別) 7. 자제유학(子弟有學) 8. 향려유례(鄕閭有禮) 9. 장유유서(長幼有序) 10. 붕우유신(朋友有信) 11. 빈궁우환친척상구(貧窮憂患親戚相救) 12. 혼인(婚姻)·사상(死喪)·인리상조(隣里相助) 13. 무타농상(無惰農桑) 14. 무작도적(無作盜賊) 15. 무학도박(無學賭博)·무호쟁송(無好爭訟)·행자양로(行者讓路)·경자양반(耕者讓畔) 16. 반백자부부대(班白者不負戴) 이상 16수(首)이다.

 

[출처] 《일소일빈》 송영호 Daum Blog

https://blog.daum.net/thddudgh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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