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안에 혓는 촛불 / 이개(李塏)
방안에 혓는 촛불 눌과 離別하였관대
겉으로 눈물지고 속타는 줄 모르고
저 촉불 날과 같아서 속타는 줄 모르도다
[뜻풀이]
*혓는: ‘혀다’는 ‘켜다’의 옛말. ‘켜 놓은’
*촉불(燭불): 촉(燭)은 초의 한자어(漢字語)로, [燭+불]의 합성어이다. 우리말에서는 ‘촛불’을 이른다.
*눌과: ‘눌’은 인칭 대명사로 ‘누구’에 목적격 조사 ‘를’이 붙은 ‘누구를’이 준 말. 곧 ‘누구와’의 뜻.
*하였관대: ‘하였기에, 하였기로’의 옛말.
*날과: 인칭 대명사 ‘나’에 목적격 조사 ‘ㄹ’이 붙은 말. 곧 ‘나와’의 뜻이다.
[풀이]
방안에 켜놓은 촛불은 그 누구와 이별의 슬픔을 나눴기로 저토록 눈물이 고이면서 속이 타들어가는 줄을 모르고 있는 것일까? 저 촛불도 바로 나와 같아서 슬피 눈물을 흘리는 것이 속이타서 없어지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구나!
[지은이]
이개(李塏: ?~1456): 사육신(死六臣)의 한 사람. 자(字)는 청보(淸甫) 또는 백고(伯高)이며, 호(號)는 백옥헌(白玉軒)이다. 한산(韓山)사람으로 여말(麗末)의 유신(遺臣)이었던 이색(李穡)의 증손(曾孫)이다. 세종(세종)14년에 등과(登科)하여 집현전(集賢殿)의 학사(學士)를 거쳐 벼슬이 직제학(直提學)에 이르렀다. 성삼문(成三問)등과 더불어 단종(端宗)의 복위(復位)를 도모하다가 발각되어 형장(刑場)의 이슬로 사라졌다.
[출처] 《일소일빈》 송영호 Daum Blog
https://blog.daum.net/thddudgh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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