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고시조] (27) '간밤에 불던 바람' 유응부(兪應孚)(2021.11.15)

푸레택 2021. 11. 15. 15:11

■ 간밤에 불던 바람 / 유응부(兪應孚)

간밤에 불던 바람 눈서리 치단 말가
落落長松이 다 기울어지단 말가
하물며 못다 핀 꽃이야 일러 무삼하리요

[뜻풀이]

*치단 말가: 몰아쳤단 말인가?
*낙락장송(落落長松): 가지가 길게 축축 늘어지고 키가 곧고 높게 자라난 소나무. 여기서는 지조(志操)를 지킴에 이름난 사람을 가리킨다.
*지단 말가: 떨어졌단 말인가?
*하물며: 그 위에. 더군다나.
*일러: 말하여, 말한들.
*무삼: 무슨 또는 무엇의 옛말.

[풀이]

어젯밤에 휩쓸던 모진 바람이 눈서리까지 몰아쳤던 말인가? 그래서 저 곧고 푸르렀던 소나무도 모조리 기울고 쓰러졌단 말일까? 사실이 그렇다면, 더구나 아직 피지도못한 꽃방울들을 가리켜 이러니 저러니 말해 본들 무엇하겠는가?

[지은이]

유응부(兪應孚: ?~1456): 자(字)는 신지(信之) 또는 선장(善長)이라 하며, 기계(杞溪)사람이다. 무과출신(武科出身)으로 평안도(平安道) 도절제사(都節制使)를 지냈으며, 박팽년(朴彭年), 하위지(河緯地), 성삼문(成三問) 유성원(柳誠源) 이개(李塏)등의 사육신(死六臣)의 한사람이다. 성삼문(成三問)의 아버지인 성승(成勝)과 김질(金礩)등과 단종(端宗)의 복위(復位)를 도모 하다가, 김질의 배반(背叛)으로 잡히어 국문(鞠問)을당하는 마당에서,엄연히 왕위(王位)를 차지하고있던 세조(世祖)를 가리켜서 "자네!"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래서 화가 상투 끝까지 뻗친 세조(世祖)가, 가죽을 벗겨내는 악형(惡刑)을 가하면서 문초(問招)를 거듭했으나, 묻는 말에는 대답도 하지 않고, 성삼문(成三問)등 다른 동지(同志)들을 돌아보면서, "예로부터 서생(書生)들과는 대사(大事)를 도모할 수 없다 하더니, 과연 그 말이 옳도다! 이제 새삼 누구를 탓할까 보냐!"하고는 세조(世祖)를 향하여 하는 말이,"자네가 물어 볼 말이 있거든 저서생(書生)들한테나 물어 보도록 하게!" 라고 한 마디 던지고는, 입을 다물어 버렸다. 이제야 말로 노기(怒氣)가 하늘을 찌르게 된 세조(世祖)는 드디어, 달군 쇠꼬챙이로 배꼽을 지지게 하라고 호통쳤다. 그래도 끄떡없이 견뎌내던 유장군(兪將軍)은 한참 있더니, "얘들아 이 꼬챙이가 식었으니 다시 달구어 오렷다!"하고 옥졸(獄卒)들을 꾸짖었다고 하니, 그의 장엄한 기개(氣慨)를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출처] 《일소일빈》 송영호 Daum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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