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사랑도 모르는 '숙맥'은 되지 말자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76. 숙맥 菽麥
우리는 흔히 못난 짓을 하는 사람을 보면 “저런 숙맥같으니라구….” 하며 그를 질타하기도 한다. 이처럼 어리석고 못난 행동을 하는 사람을 일컬어 숙맥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말이 중국의 고전에서 유래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이는 중국의 고전인 『춘추좌전春秋左傳』에 보이는 ‘주자 유형이무혜 숙맥지불능변周子有兄而無慧 菽麥之不能辯’에서 처음 나온 것인데 그 뜻은 ‘주자에게는 형이 있었는데 사람됨이 똑똑하지 못하여 콩菽과 보리麥도 구분하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콩과 보리는 그 모양이 다를 뿐 아니라 크기마저 확실히 다른데도 분간을 못한다는 말로 곧 어리석고 너무 서툰 짓을 함이나 그런 사람을 말함인데 이를 줄여서 숙맥이라는 말을 쓰게 된 것이다.
그 뒤 이 숙맥은 지역에 따라 된 발음으로 쑥맥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이것은 흔히 보잘 것 없는 것을 가리켜서 ‘쑥떡 같다.’고 하는 말에서 유추하여 숙을 쑥으로 발음한 것인데 표준어는 숙맥이다. 이 말에서 파생되어 ‘숙맥 코구멍’이라는 말도 쓰인다.
이 숙맥과 같은 뜻으로 사용되는 어휘로 어로불변魚魯不辨이 있다. 이 말의 뜻 역시 사람이 아둔하여 어魚라는 글자와 로魯라는 글자를 구별하지 못 한다는 데서 유래된 것이다.
글=송백헌 충남대 국문학과 명예교수 (출처: 중도일보)
/ 2021.10.26 옮겨 적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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