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떻게 공기를 사고판단 말인가 / 시애틀 추장 (수콰미쉬족과 두와미쉬족)
우리의 땅을 사겠다는 당신들의 제안에 대해 심사숙고할 것이다. 하지만 나의 부족은 물을 것이다. 얼굴 흰 추장이 사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그것은 우리로서는 무척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우리가 어떻게 공기를 사고팔 수 있단 말인가? 대지의 따뜻함을 어떻게 사고판단 말인가? 우리로서는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일이다. 부드러운 공기와 재잘거리는 시냇물을 우리가 어떻게 소유할 수 있으며, 또한 소유하지도 않은 것을 어떻게 사고팔 수 있단 말인가? 햇살 속에 반짝이는 소나무들, 모래사장, 검은 숲에 걸려 있는 안개, 눈길 닿는 모든 곳, 잉잉대는 꿀벌 한 마리가지도 우리의 기억과 가슴속에서는 모두가 신성한 것들이다. 나무에서 솟아오르는 수액은 우리 얼굴 붉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고스란히 살아 있다.
우리는 대지의 일부분이며 대지는 우리의 일부분이다. 들꽃은 우리의 누이이고, 순록과 말과 독수리는 우리의 형제다. 강의 물결과 초원에 핀 꽃들의 수액, 조랑말의 땀과 인간의 땀은 모두 하나다. 모두가 같은 부족, 우리의 부족이다.
따라서 워싱턴 대추장이 우리 땅을 사겠다고 한 제의는 우리에게 더없이 중요한 일이다. 우리에게 그것은 우리의 누이와 형제와 우리 자신을 팔아넘기는 일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대추장이 우리의 삶의 방식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안다. 그에게는 우리의 땅조각이 다른 땅조각들과 다를 바 없는 것으로 보일 것이다. 그는 자신에게 필요한 땅을 손에 넣기 위해 한밤중에 찾아온 낯선 자다. 대지는 그의 형제가 아니라 적이며, 그는 대지를 정복한 다음 그곳으로 이주한다. 그는 대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상관하지 않는다. 어머니인 대지와 맏형인 하늘을 한낱 물건처럼 취급한다. 결국 그의 욕심은 대지를 다 먹어 치워 사막으로 만들고야 말 것이다.
아무리 해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우리의 방식은 당신들의 방식과는 다르다. 우리가 대지를 팔아야 한다면, 당신들은 알아야 한다. 그 공기 또한 우리에게 더없이 소중한 것임을.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게 숨결을 불어넣어 주는 것이 공기이며, 모든 아침마다 우리가 맞이하는 것도 그 공기다. 바람은 나의 할아버지에게 첫 숨과 마지막 숨을 주었다. 그 바람은 우리 아이들에게도 생명을 불어다 줄 것이다.
세상의 모든 것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대지에게 일어나는 일은 대지의 자식들에게도 일어난다. 사람이 삶의 거미줄을 짜 나아가는 것이 아니다. 사람 역시 한 올의 거미줄에 불과하다. 따라서 그가 거미줄에 가하는 행동은 반드시 그 자신에게 되돌아오게 마련이다.
당신들의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이 땅은 조상들의 육신과 같은 것이라고. 그래서 대지를 존중하게 해야 한다. 대지가 풍요로울 때 우리의 삶도 풍요롭다는 진리를 가르쳐야 한다. 우리가 우리의 아이들에게 가르치듯이, 당신들도 당신들의 아이들에게 대지가 우리의 어머니라는 사실을 가르쳐야 한다.
대지에게 가하는 일은 대지의 자식들에게도 가해진다. 사람이 땅을 파헤치는 것은 곧 그들 자신의 삶도 파헤치는 것과 같다. 우리는 이것을 안다. 대지는 인간에게 속한 것이 아니며, 인간이 오히려 대지에게 속해 있다. 그것을 우리는 안다.
글=시애틀 추장 (수콰미쉬 족과 두와미쉬 족)
[출처] 인디언 연설문집: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시애틀 추장 外, 더숲, 2017)
/ 2021.07.26 편집 택
https://blog.daum.net/mulpure/15855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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