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신시모도 삼형제섬 2차 답사 (7)
일시: 2021.07.24(토)
장소: 인천시 옹진군 북도면 신시모도리
참가자: 이○재, 김○빈, 황○만, 김○택 4人 (보성고普成高 61회 소요회逍遙會)
º 소요(逍遙): 마음 내키는 대로 슬슬 거닐며 돌아다님
코스: 마곡나루역~운서역~삼목항~신도항~신도~신도시도연도교~시도~노루매기~시도모도연도교~모도 박주기(박주가리)~모도리 해안 둘레길~모도 배미꾸미해변~모도 배미꾸미조각공원~시도 수기해수욕장~신도항~삼목항~을왕리해수욕장~운서역~마곡나루역
?? 그리운 바다 성산포 / 이생진 ??
살아서 고독했던 사람 그 사람 빈자리가 차갑다
아무리 동백꽃이 불을 피워도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그 사람 빈자리가 차갑다
나는 떼어 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마자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 잔
이 죽일 놈의 고독은 취하지 않고
나만 등대 밑에서 코를 골았다
술에 취한 섬 물을 베고 잔다
파도가 흔들어도 그대로 잔다
저 섬에서 한 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뜬 눈으로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그리운 것이 없어질 때까지 한 달만 살자
성산포에서는 바다를 그릇에 담을 순 없지만
뚫어진 구멍마다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뚫어진 그 사람의 허구에도
천연스럽게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은 슬픔을 만들고
바다는 슬픔을 삼킨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이 슬픔을 노래하고
바다가 그 슬픔을 듣는다
성산포에서는 한 사람도 죽는 일을 못 보겠다
온종일 바다를 바라보던 그 자세만이 아랫목에 눕고
성산포에서는 한 사람도 더 태어나는 일을 못 보겠다
있는 것으로 족한 존재
모두 바다만을 보고 있는 고립
바다는 마을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한나절을 정신없이 놀았다
아이들이 손을 놓고 돌아간 뒤
바다는 멍하니 마을을 보고 있었다
마을엔 빨래가 마르고 빈 집 개는 하품이 잦았다
밀감나무엔 게으른 윤기가 흐르고
저기 여인과 함께 탄 버스엔 덜컹덜컹 세월이 흘렀다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죽어서 실컷 먹으라고 보리밭에 묻었다
살아서 술을 좋아했던 사람,
죽어서 바다에 취하라고 섬 꼭대기에 묻었다
살아서 그리웠던 사람,
죽어서 찾아가라고 짚신 두 짝 놔 두었다
삼백육십오일 두고두고 보아도
성산포 하나 다 보지 못하는 눈
육십 평생 두고두고 사랑해도
다 사랑하지 못하고 또 기다리는 사람
?? 바다를 본다 / 이생진 ??
성산포에서는
교장도 바다를 보고
지서장도 바다를 본다
부엌으로 들어온 바다가
아내랑 나갔는데
냉큼 돌아오지 않는다
다락문을 열고 먹을 것을
찾다가도
손이 풍덩 바다에 빠진다
성산포에서는
한 마리의 소도 빼놓지 않고
바다를 본다
한 마리의 들쥐가
구멍을 빠져나와 다시
구멍으로 들어가기 전에
잠깐 바다를 본다
평생 보고만 사는 내 주제를
성산포에서는
바다가 나를 더 많이 본다
?? 이생진 시비(詩碑) 거리에서 / 정해란
이생진 시인 ‘그리운 바다 성산포’ 감상 시
성산포를 너무 그리워한 탓에
차마 똑바로 설 수 없어
해안 옆 가까이 엎드린 시비(詩碑)
맨 먼저 달려가 파도소리 베고 누우려
바다로 향하는 징검다리가 된 듯한
이생진 시비 거리
아침이면 태양보다 먼저 일어나
수평선의 날 선 번뜩임에 유쾌하게 베어
바다보다 먼저 취하고
저녁이면
해와 달과 별과 산이 내려섰던
아이들이 손잡던 그 물마저도
큰 바다의 품으로 숨어들게 한 시인
늘 바다를 그리워하던 시인이
그 빛깔 다 담아 건져
눈물겹도록 투명해진 시
결국 그 바다가 시인에게 취해 듣는 시
걷던 세월도 잠시 정박한 채 젖어가는 시
‘그리운 바다 성산포’
꿈에서도 바다를 못 잊어
마침내 바다가 된 시인
그리운 이를 기다리는 듯
행마다 젖은 채 출렁이던 그 시를 바라보며
성산포에서는 바다마저
매일 새로운 시를 쓴다
/ 2021.07.24 사진=김영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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