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양주 청학계곡 정비 3년..비경이 돌아왔다 / 경향신문
반세기 만에 시민 품으로 돌아와 새롭게 단장된 계곡은 빼어난 경치와 아름다움을 뽐냈다. 시민들은 그 모습에 감탄했고, 오랜 세월 물길을 막았던 옛 상인들은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전국 처음으로 계곡 주변 불법 시설물을 정비해 시민공원으로 조성된 경기 남양주시 별내면 청학계곡. 부슬비가 내렸지만 휴일을 맞아 지난 29일 계곡을 찾은 가족 단위 시민들이 적지 않았다. 청학계곡은 다음달 1일 ‘청학밸리 리조트’라는 이름으로 업그레이드돼 정식 개장한다.
조광한 남양주시장은 2018년 7월 취임 직후 계곡 주변 정비 및 시민공원화를 추진했다. 전국 최초로 시도한 정책이었다. 반발하는 상인들을 설득해 시설물 철거를 끝내고 착수 2년 만인 지난해 7월 모래사장과 그늘 휴식공간, 데크 숲길 등을 꾸며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청학밸리 리조트’는 약 1년 전 1단계 ‘청학비치’에 이어 붙여진 2단계 사업명이다. 숙박시설은 없지만 누구나 편히 쉴 수 있는 곳으로 꾸미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한다.
50여년 전부터 하나둘 늘기 시작해 40여개의 음식점이 들어섰던 계곡 주변은 무료 주차장으로 변했다. 현재 300대 규모의 주차장을 확보해 놓고 있다. 임시 화장실은 5곳으로 늘어났고, 콘크리트로 뒤덮였던 바닥 대신 계곡의 돌들이 시민들을 맞았다.
휴식·보행시설과 산책로도 곳곳에 추가 설치됐다. 공원 안으로 오토바이 통행을 막기 위해 출입구에 배달 음식을 받을 수 있는 전용 공간도 마련됐다. 취사는 금지된다. 이용시간은 오후 8시까지로 제한된다. 남양주시는 2023년까지 주변에 피크닉광장, 아트 라이브러리도 조성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시민 김경민씨는 “한때 불법과 환경 훼손의 일번지였던 청학계곡이 남양주의 자랑거리가 됐다”고 말했다.
이날 한 60대 남성은 계곡 주변에서 쌓인 낙엽을 치우고 쓰레기를 줍고 있었다. 그가 걸친 조끼에는 ‘수락산지킴이 봉사대’라고 쓰여 있었다. 그는 이곳에서 약 30년간 평상과 천막을 설치하고 음식점을 운영했다. 그는 “계곡 위에 평상을 깔고 오랫동안 장사를 하면서 시민들에게 미안했고, 마음이 아픈 적이 많았다”며 “깨끗해진 계곡과 사람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늦었지만 우리가 옳은 결정(철거 동의)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마을 박흥국 이장(72)은 “이젠 청학계곡을 잘 지키고 물려주자는 데 이곳 주민들은 물론 남양주 많은 시민들이 뜻을 함께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이장 역시 청학계곡에서 음식점을 운영했다. 진수용 남양주시 생태하천과장은 “계곡 개방 직후에는 일부 시민들이 모여 술자리를 즐기기도 했지만 이젠 그런 모습은 거의 사라지고 대부분 가족 단위로 찾아 조용히 쉬었다 간다”며 “청학계곡은 ‘우리 것’이라는 시민 의식이 확산되면서 계곡을 스스로 지켜 나가자는 분위기도 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출처] 경향신문 이상호 선임기자 (2021.05.30)
/ 2021.05.31 편집 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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