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산책] 풀과 나무에게 말을 걸다

[들꽃일기] 매화나무 꽃향기 그윽한 봄날의 풍경 (2021.03.10)

푸레택 2021. 3. 10. 18:52

? 희망의 속삭임, 다시 찾아온 봄날의 풍경 ?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도 깨어난다는 경칩(驚蟄)을 지나니 성큼 다가온 봄의 정취가 물씬 느껴진다. 봄의 전령사 꽃들이 하나둘 피어나기 시작했다. 매화나무가 가장 먼저 꽃망울을 터뜨리며 짙은 꽃향기를 내뿜고 있다. 매화의 꽃말은 고결한 마음, 귀품, 결백이라고 한다. 이에 뒤질세라 따뜻한 햇살 내려앉은 뜨락엔 산수유도 노란 꽃망울을 살포시 드러내고 있다. 산수유의 꽃말은 ‘영원 불멸의 사랑’이다. 보랏빛 자목련꽃 벙그는 초등학교 교정엔 갓 입학한 아이들이 천진스레 뛰놀고 있다.

아직도 우리들 곁에 머물고 있는 Covid19로 인해 우리들의 삶은 여전히 질곡의 시간을 벗어나지 못했건만 이렇듯 봄은 올해도 어김없이 우리들을 찾아왔다. 봄꽃 향기에 취해 잠시 눈을 감으니 어린 시절 기억들이 아련히 떠오른다. 산동네 골목길 어디에선가 친구들 부르는 소리, 나를 찾는 소리, 동네 꼬마들 신나게 뛰노는 소리 들려온다. 골목 가득 웃음소리, 노랫소리가 시간을 거스르며 봄바람을 타고 날아온다. 꽃보다 더 아름다운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그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소망하며 봄날 풍경,
봄꽃 추억을 남겨 놓는다.

산 높고 물 맑은 우리 마을에
꽃 피고 새 우는 봄이 왔어요
한겨울 땅속에서 잠자던 개구리
부스스 잠이 깨어 일어납니다

입김으로 호오호 유리창을 흐려놓고
썼다가는 지우고 또 써 보는 글자들
봄,
꽃,
나비

봄아 봄아 오너라 어서 오너라
봄이 되면 나는 나는 새로 4학년
내 맘속엔 벌써 봄이 와 있다

가만히 귀대고 들어보면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물
봄이 온다네 봄이 와요
얼음장 밑으로 봄이 와요

겨우내 잠자던 물레방아
기지개 켜면서 다시 도네
봄이 온다네 봄이 와요
물레방아 돌리며 봄이 와요

자연의 봄은 찾아와서 희망을 속삭이는데 인간의 세상은 온갖 부조리와 불평등으로 절망감이 넘쳐나고 있다. 그러나 어쩌랴, 이렇게 기도하는 수밖에. 시린 겨울을 이겨내고 다시 찾아오는 봄처럼, 두꺼운 껍질 뚫고 나오는 새싹처럼 소중한 꿈을 간직하며 살아가게 하소서. 행운이 내게서 비껴가고 행복이 저 멀리 달아난다 해도 언젠가 내게도 아름다운 날이 오게 하소서. 오늘 하루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신이시여, 내가 바꿀 수 없는 것들을 평온하게 받아들이는 은혜와 내가 바꿀 수 있는 것들을 바꾸는 용기를 주소서. 무엇보다 저 둘을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나에게 하락하소서.

/ 2021.03.10(수) 김영택

? 봄 / 함처식

푸른 바다 건너서 봄이 봄이 와요
제비 앞장 세우고 봄이 봄이 와요
들을 지나 산넘어 봄이 봄이 와요
제비 앞장 세우고 봄이 봄이 와요

? 봄이 와요 / 윤석중

가만히 귀대고 들어보면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물
봄이 온다네 봄이 와요
얼음장 밑으로 봄이 와요
 
겨우내 잠자던 물레방아
기지개 켜면서 다시 도네
봄이 온다네 봄이 와요
물레방아 돌리며 봄이 와요

? 봄 편지 / 서덕출

연못가에 새로 핀 버들잎을 따서요
우표 한 장 붙여서 강남으로 보내면
작년에 간 제비가 푸른 편지 보고요
조선 봄이 그리워 다시 찾아옵니다

? 민들레 / 강소천

길가의 민들레도 노랑 저고리
첫돌맞이 우리 아기도 노랑저고리
민들레야 방실방실 웃어보아라
아가야 방실방실 웃어보아라

길가의 민들레도 노랑 저고리
첫돌맞이 우리 아기도 노랑저고리
아가야 아장아장 걸어보아라
민들레야 방실방실 웃어보아라

? 봄바람 / 윤석중

솔솔부는 봄바람 쌓인 눈 녹이고
잔디밭엔 새싹이 파릇파릇 나고요
시냇물은 졸졸졸 노래하며 흐르네 
 
솔솔부는 봄바람 얼음을 녹이고
먼산머리 아지랭이 아롱아롱 아리며
종다리는 종종종 새 봄 노래합니다

? 3월 / 강소천

가만히 귀 기울여 들어보셔요
머언 산골짜기에서
콸콸콸 눈 녹아 흐르는 소리를

가만히 귀 기울여 들어보셔요
숲 속에서 금잔디에서
우쑥우쑥 새싹들이 트는 소리를

파아란 3월 하늘을 우러러
3 · 1의 만세 소리를
다시 한 번 들어보셔요

? 봄맞이 / 김태오


동무들아 오너라 봄맞이 가자
너도나도 바구니 옆에 끼고서
달래 냉이 씀바귀 나물 캐오자
종달이도 높이 떠 노래 부르네

동무들아 오너라 봄맞이 가자
시냇가에 앉아서 다리도 쉬고
버들피리 만들어 불면서 가자
꾀꼬리도 산에서 노래 부르네

? 할미꽃 / 윤극영

뒷동산에 할미꽃 가시 돋은 할미꽃
싹 날 때에 늙었나 호호백발 할미꽃

하하하하 우습다 꼬부라진 할미꽃
젊어서도 할미꽃 늙어서도 할미꽃

천만가지 꽃 중에 무슨 꽃이 못되어
가시 돋고 꼬부라진 할미꽃이 되었나

? 봄 / 오수경

엄마 엄마 이리 와 요것 보셔요
병아리떼 뿅뿅뿅뿅 놀고 간 뒤에
미나리 파란 싹이 돋아났어요
미나리 파란 싹이 돋아났어요

엄마 엄마 요기 좀 바라보셔요
노랑나비 호랑나비 춤추는 곳에
민들레 예쁜 꽃이 피어났어요
민들레 예쁜 꽃이 피어났어요

? 보슬비의 속삭임 / 강소천

나는 나는 갈 테야 연못으로 갈 테야
동그라미 그리려 연못으로 갈 테야

나는 나는 갈 테야 꽃밭으로 갈 테야
꽃봉오리 만지러 꽃밭으로 갈 테야

나는 나는 갈 테야 풀밭으로 갈 테야
파란손이 그리워 풀밭으로 갈 테야

? 뻐꾸기 / 윤석중

뻐꾹뻐꾹 봄이 가네
뻐꾸기 소리 잘 가란 인사
복사 꽃이 떨어지네
뻐꾹 뻐꾹 여름 오네
뻐꾸기 소리 첫 여름 인사
잎이 새로 돋아나네

? 푸른 목장 / 강소천

오 푸른 바람 불어와
푸른 빛 물결 일으킨다네
오 온통 푸른 이 목장
수풀은 잘도 자랐네
눈 녹아 골짜기 개울을 이루고
평지에 흘러서 강물이 되었네
들판을 흐르며 논밭을 적시며
노래를 부르네 풍년가를

? 고향 땅 / 윤석중

고향 땅이 여기서 얼마나 되나
푸른 하늘 끝닿은 저기가 거긴가
아카시아 흰꽃이 바람에 날리니
고향에도 지금쯤 뻐꾹새 울겠네

고개 너머 또 고개 아득한 고향
저녁마다 놀지는 저기가 거긴가
날 저무는 논길로 휘파람 불면서
아이들은 지금쯤 소 몰고 오겠네

? 고향의 봄 / 이원수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 대귈 차리인 동네
그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꽃 동네 새 동네 나의 옛 고향
파란 들 남쪽에서 바람이 불면
냇가에 수양버들 춤추는 동네
그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 그리운 언덕 / 강소천

내 고향 가고 싶다 그리운 언덕
동무들과 함께 올라 뛰놀던 언덕
오늘도 그 동무들 언덕에 올라
메아리 부르겠지 나를 찾겠지

내 고향 언제 가나 그리운 언덕
옛 동무들 보고 싶다 뛰놀던 언덕
오늘도 흰 구름은 산을 넘는데
메아리 불러본다 나만 혼자서

/ 2021.03.10 편집 택

youtu.be/b6NaK52iiKg

youtu.be/DuDQJZNKhsg

youtu.be/4QCcSZdefE8

youtu.be/fN_RtKHZyd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