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한국소설문학대계(38) 송병수의 『쇼리 킴』에 실려있는 단편소설 '잔해'를 읽었다.
'잔해'는 이렇게 시작한다.
삼천 피트의 고도. 김진호(金鎭浩) 중위는 지상으로 급강하하고 있었다. 차디찬 영하(零下)의 암흑 속을 급강하하며 그는 다급히 립코드를 잡아당겼다. 낙하산이 활짝 펴졌다. 순간, 몸뚱이가 허공에 탁 멎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이렇게 끝난다.
ㅡ ROK, A27. A는 전대 표시, 27은 비행기 번호. 다름아닌 그의 무스탕기였다. 그는 자기 몸뚱이가 박살이 난 것처럼 왈칵 설움이 복받쳤다. 그는 머너지듯 주저앉으며 알루미늄판을 쓸어 안았다. 너무나 서러워, 너무나 억울해 왈칵 울음이 터졌다. 흐는껴. 물결 이는 그의 등에 수북이 눈송이가 내려앉았다. 함께 어스름이 깔려 왔다.
☆ 송병수 소설가
▲ 1932년 경기도 개풍에서 출생
▲ 1950년 군 입대 참전, 그후 한양대학교 졸업
▲ 1957년 《문학예술》에 단편「쇼리 킴」당선
▲ 1964년 「잔해」로 동인문학상 수상
▲ 1974년 「산골 이야기」로 한국문학작가상 수상
[출처] 오늘은 한국소설문학대계(38) 송병수의 『쇼리 킴』에서 발췌
1932년 경기도 개풍군 대룡 출생, 1944년 개풍 덕수국민학교 졸업. 1950년 서울 경기공업학교 졸업, 한양대학교 토목공학과 입학. 1학년 재학 중 한국전쟁이 발발하여 휴학 후 군에 입대. 1952년 총상으로 후방 병원으로 후송된 뒤 제대. 1955년 복학하였으나, 전쟁 통에 학적부가 소실되는 등의 이유로 졸업을 하지 못함. 1957년 '문학예술' 신인 특집에 단편소설 '쑈리 킴'이 당선되어 등단, '인간실회', '탈주병', '잔해'등 전장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을 창작해 전쟁의 참혹성을 고발. 1964년 조난당한 공군 장교의 이야기를 다룬 '잔해'로 제9회 동인문학상 수상. 전후 한국사회의 세태를 그린 '장인', '피해자' 집필. 1960년대부터 1970년대에 걸쳐서 산업화 시대의 부조리한 현실, 한국인들의 소시민 근성을 그려낸 '계루도', '행위도생', '동전 두 닢' 등을 집필. 1965년 전후로는 일본이라는 국가를 사이에 두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인물들을 그린 '유형인', '무적인' 집필. 장편소설로는 '공자', '빙하시대', '대한독립군'이 있다. 등단 이후 송병수는 80여 편의 작품을 발표했으며 1974년 한국문학 4월호에 발표한 '산골 이야기'로 제1회 한국문학작가상을 수상했다. 2009년 뇌경색으로 별세.
/ 2021.02.04 편집 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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