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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지식] 곤충과 동물의 눈에 세상은 어떻게 보일까? (2021.02.01)

푸레택 2021. 2. 1. 16:00

■ 곤충과 동물의 눈에 세상은 어떻게 보일까?

같은 세상에 살아도 인간의 눈에 보이는 세상과 동물이나 곤충의 눈에 보이는 세상은 전혀 다릅니다. 그러니 아무리 동물과 곤충이 언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한들, 인간과 대화가 통하기는 무리일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니까요.

개는 하얀 눈을 좋아하고, 소는 빨간색을 보면 흥분한다고 하지요. 그렇지만 인간과 원숭이류를 제외한 대부분의 포유류는 색을 구별하지 못합니다. 개의 눈에 눈은 불꽃놀이처럼 보이고, 소의 눈에 깃발은 아무 색이라도 상관없습니다. 어떤 색이라도 소의 눈앞에 대고 흔들어대면 다 흥분합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색이 아니라 움직임입니다. 따라서 세상에 수많은, 다양하고 아름다운 색깔들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원숭이하고만 가능합니다.

고양이와 올빼미 같은 야행성 동물은 어두운 데서도 잘 봅니다. 인간에게 필요한 빛의 백분의 1 정도만 있어도 뚜렷이 볼 수 있고, 아무리 어두워도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습니다. 밤에 고양이나 올빼미에게 놀러 가면 십중팔구 그 집에는 전등이 없을 것입니다. 나는 그쪽을 전혀 볼 수 없는데 그쪽은 내가 훤히 보이는 환경이 되고 말아 기분이 찜찜해져 대화를 계속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낮에 만나는 방법이 있습니다. 하지만 자야 한다며 만나주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개구리눈도 독특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움직이는 것만 볼 수 있어서 움직이지 않는 것들은 그저 뿌연 안개로 보입니다. 개구리한테 내 존재를 알리려면 끊임없이 움직여야 하니 피곤해서 오래 만나기 힘들 것입니다. 그래도 굳이 비교하자면 개구리가 뱀보다는 낫습니다. 뱀은 인간이 볼 수 없는 적외선을 감지하는 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잘 차려 입고 가도 뱀의 눈에는 알몸만 보이지요. 역시 뱀은 여자가 좋아하려야 좋아하기 힘든 녀석입니다.

이처럼 아무리 같은 세상에 살아도 다르게 볼 수 있습니다. ‘남들도 나처럼 세상을 보겠거니’ 여기면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제각각 강아지, 소, 고양이, 올빼미, 개구리, 뱀만큼이나 다른 눈을 가지고 있고 세상을 다르게 봅니다. 느낌도, 생각도, 방식도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같은 세상에 살아도 다른 세상에 사는 거나 마찬가지고, 현대인들이 저마다 외로움을 호소하는 이유입니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과 같은 세상에 살고 싶다며 내 세상을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내 세상을 넓히면 됩니다.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고 느끼고 생각하면서, 대화를 나누고 생각을 나누면서, 자신과 얼마나 비슷한가만 확인하지 말고 어떻게 다른지 확인하면서, 자신의 세상을 넓혀가 보세요. 언젠가는 한껏 넓어진 자신의 세상에 다른 사람들을 품을 수 있을 때가 올 것입니다.

[출처] 문득, 묻다 : 두 번째 이야기 |지식너머

/ 2021.02.01 편집 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