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을 지운다'는 시를 읽고
이름을 지운다 / 허형만
수첩에서 이름을 지운다
접니다. 안부 한 번 제대로 전하지 못한
전화번호도 함께 지운다
멀면 먼 대로
가까우면 가까운 대로
살아생전 한 번 더 찾아뵈지 못한
죄송한 마음으로 이름을 지운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음을 몸이 먼저 아는지
안경을 끼고도 침침해지는데
언젠가는 누군가도 오늘 나처럼
나의 이름을 지우겠지
그 사람, 나의 전화번호도
함께 지우겠지
????????????????
그렇다
나도 가끔씩 수첩에서
이름을 지운다
전화번호도 함께 지운다
카톡도 지운다
숨김을 하고 차단을 한다
언젠가는 누군가도 오늘 나처럼
나의 이름을 지우겠지
그 사람, 나의 전화번호도
함께 지우겠지
나이드니 깨닫게 되는 것들..
마음을 자꾸 비워야 한다
내 남은 인생 여정에 함께 하지 못할 것들
과감히 지우자
자꾸 지우고 또 지우자
마음만이 아니고
짐도 채우지 않고 비우고 버리자
심플하게 살자!
미니멀 라이프!
지나간 일, 지나가버린 일들
아쉬워하거나 연연해 하지 말자
후회하지 말자
다 나의 운명이거니
내게 주어진 소명이었거니 생각하자
지나간 사람들
이제 그리워하거나 보고파하지 말자
인연이 거기까지거니 생각하자
지난 인생길에
내 마음에 상처 안긴 사람들
미워하지 말자
나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었겠지
용서하자
내가 더 성숙하고 더 단련되도록
그 또한 내게 주어진 운명이었거늘
즐거웠던 일만 떠올리자
고마웠던 일만 생각하자
미래는 알 수 없으니 신께 맡기자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누가 알겠는가
좋을지 나쁠지 누가 알겠는가
나의 가는 길 신만이 아느니
주여! 평탄한 길 주옵소서!
화내지 말자
내가 어찌 할 수 없는 것들
내 힘으로 노력으로 할 수 없는 것들
운명으로 하고 받아들이자
내 운명이거니 하고 받아들이자
오직 현재에 충실하고
지금 살아있음에 감사하자
보고 듣을 수 있음도 기적이고
걷고 느낄 수 있음에 기적이다
오직 감사하자
오직 나의 기도는..
남은 인생 여정도
주여!
사랑스러운 것 볼 수 있게 하옵소서
사랑스러운 말 들을 수 있게 하옵소서
두 발 땅에 입마춤 할 수 있게 하옵소서
아름다움 느낄 수 있는 마음 하락하소서
사랑하는 사람들
건강하게 자라는 모습 보게 하여 주소서
웃음과 행복 지켜보게 하소서
이렇게 기도하고 다짐하면서도
또 자꾸 잊어버리고
후회하고 아싀워하고 연연해 하고
두려워하고 불안해하고
부러워하고 화내고 미워하고
남과 비교하고..
이름을 지운다
전화번호도 함께 지운다
마음을 비운다
물건도 비운다
몸도 마음도 가볍다
/ 2021.01.30 아침
'[일상의 삶] 살아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감동실화] 어느 가난한 학생의 서울대 합격 생활수기, '실밥이 뜯어진 운동화' (2021.01.30) (0) | 2021.01.30 |
---|---|
[생각의숲] '오늘을 위한 기도' 이해인, 감사 인사의 소중함 (2021.01.30) (0) | 2021.01.30 |
[생각의숲] 인간삼락 (人間三樂) (2021.01.29) (0) | 2021.01.29 |
[웃음유머] 2탄 형 잘 지내셨죠? 아들의 기도, 할머니의 장수비결 (2021.01.28) (0) | 2021.01.28 |
[생각의숲] 친구란? 그래도 섬, 웃어버려, 도마뱀 이야기 (2021.01.28) (0) | 2021.0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