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혼가 / 김효근
온 하늘 지저귀는 새들
이 기쁨 노래하여라
마주잡은 두 손에 사랑 무지개
온 땅에 웃음짓는 꽃들
이 기쁨 노래하여라
마주보는 두 눈에 행복의 미소
어려움이 닥칠 때에도
절망에 빠질 때에도
두 마음 힘 모아 헤쳐나가고
믿음으로 굳건히 지켜나가면
끝없는 즐거움이 언제나 넘쳐나리라
아름다운 한 쌍의 원앙
한마음 되는 날이니
모두 이 둘을 축복하소서
축복하소서
영원하라 하나 되어라
사랑과 행복이 넘치는 날
축하합니다
■ 결혼의 노래 / 조운파
그대 인생 나의 것이니 내 인생도 그대 것이네
기쁠 때나 괴로울 때에도 우린 항상 함께 있으리
비바람 거친 파도 작은 배로 떠나지만
믿음과 사랑의 등대로 행복을 지키리라
우린 서로 거울이 되고 우린 서로 그림자 되어
슬플 때나 두려울 때에도 우린 서로 위로하리라
서투른 인생길을 꽃 한 송이 피우듯이
희생과 소망의 빛으로 사랑을 지키리라
■ 축혼가 / 요시노 히로시
두 사람이 화목하기 위해서는
어수룩한 편이 좋다
너무 훌륭하지 않은 편이 좋다
너무 훌륭하면
오래가지 못한다고 깨닫는 편이 좋다
완벽을 지향하지 않는 편이 좋다
완벽 따위는 부자연스럽다고
큰소리 치는 편이 좋다
두 사람 중 어느 쪽인가
장난치는 편이 좋다
발랑 넘어지는 편이 좋다
서로 비난할 일이 있어도
비난할 자격이 자신에게 있었는지
후에
의심스러워지는 편이 좋다
바른 말을 할 때
조심스레 하는 편이 좋다
바른 말을 할 때
상대를 마음 상하게 하기 쉽다고
깨닫는 편이 좋다
훌륭해지고 싶거나
올바르고 싶다고
마음 쓰지 말고
천천히 느긋이
햇빛을 쬐고 있는 편이 좋다
건강하게 바람에 흔들리며
살아 있는 것의 그리움에
문득 가슴이 뜨거워지는
그런 날이 있어도 좋다
그리고
어째서 가슴이 뜨거워지는지
잠자코 있어도
두 사람이 알 수 있는 것이길 바란다
■ 나는 삶을 두 배로 살겠다 / 에이브러햄 카울리
재산은 시기받을 만큼 많지도
경멸받을 만큼 적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명예는 위대한 업적이 아니라
오직 선량함에 의한 명예를 조금 원한다
나쁘게 알려지느니 차라리 알려지지 않는 편이 나은 법
소문이 무덤의 아귀를 벌릴 수 있는 것이다
친구들은 필요하지만, 중요한 건
그 수가 아니라 어떤 친구들이냐 하는 것이다
낮에는 공적인 의무가 아니라 책이 함께 하고,
밤에는 죽음처럼 고요한 잠이 함께 해야 한다
내 집은 궁전보다 오두막집,
호화와 사치보다 내 필요에 맞으면 그만이다
내 정원은 인공보다는 자연의 손으로 그려져,
사방의 들판에서 호라티우스도 부러워할 즐거움을 낳는다
그렇게 해서 나는 삶을 두 배로 살겠다
잘 달리는 사람은 두 배로 달릴 수 있는 법
이 참된 기쁨,
이 자연 속의 즐거움, 이 행복 속에서
나는 운명을 두려워하지도, 욕심내지도 않고,
내일 나의 태양이 빛을 환하게 비추든,
구름 속에 숨든 상관없이
매일 밤 담대하게 말하리라
나는 오늘을 살았다, 라고
■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 나딘 스테어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이번에는 더 많은 실수를 저지르리라
긴장을 풀고 몸을 부드럽게 하리라
그리고 좀 더 바보가 되리라
되도록 모든 일을 심각하게 생각지 않으며
보다 많은 기회를 놓치지 않으리라
더 자주 여행을 다니고
더 자주 노을을 보리라
산도 가고 강에서 수영도 즐기리라
아이스크림도 많이 먹고 콩 요리는 덜 먹으리라
실제 고통은 많이 겪어도
고통을 상상하지는 않으리라
보라, 나는 매 순간을 매일을
좀 더 뜻깊고 사려 깊게 사는 사람이 되리라
아, 나는 이미 많은 순간들을 마주했으나
인생을 다시 시작한다면
그런 순간들을 많이 가지리라
그리고 순간을 살되
쓸데없이 시간을 보내지 않으리라
먼 나날만 바라보는 대신
이 순간을 즐기며 살아가리라
지금까지 난 체온계와 보온병, 비옷, 우산 없이는
어디도 못 가는 사람이었다
이제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보다 간소한 차림으로 여행길을 나서리라
내가 인생을 다시 시작한다면
이른 봄부터 늦가을까지
신발을 벗어던지고 맨발로 지내리라
춤도 자주 추리라
회전목마도 자주 타리라
데이지꽃도 더 많이 보리라
/ 2021.01.06 편집 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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