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 / 헤르만 헤세
행복을 추구하는 한 너는
행복할 만큼 성숙해 있지 않다
가장 사랑스러운 것들이
모두 너의 것일지라도
잃어 버린 것을 애석해 하고
목표를 가지고 초조해 하는 한
평화가 어떤 것인지 너는 모른다
모든 소망을 단념하고
목표와 욕망을 잊어버리고
행복을 입 밖에 내지 않을 때
그때 비로소 세상 일의 물결이
네 마음을 괴롭히지 않고
네 영혼은 마침내 평화를 찾는다
■ 행복해진다는 것 / 헤르만 헤세
인생에 주어진 의무는
다른 아무 것도 없다네
그저 행복하라는 한 가지 의무뿐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세상에 왔지
그런데도
그 온갖 도덕
온갖 계명을 갖고서도
사람들은 그다지 행복하지 못하다네
그것은 사람들 스스로
행복을 만들지 않는 까닭
인간은 선을 행하는 한
누구나 행복에 이르지
스스로 행복하고
마음속에 조화를 찾는 한
그러니까 사랑을 하는 한
사랑은 유일한 가르침
세상이 우리에게 물려준
단 하나의 교훈이지
예수도
부처도
공자도 그렇게 가르쳤다네
모든 인간에게 세상에서
한 가지 중요한 것은
그의 가장 깊은 곳
그의 영혼
그의 사랑하는 능력이라네
보리죽을 떠먹든
맛있는 빵을 먹든
누더기를 걸치든
보석을 휘감든
사랑하는 능력이 살아 있는 한
세상은 순수한 영혼의 화음을 울렸고
언제나 좋은 세상
옳은 세상이었다네
▲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 (1877년~1962년)
헤르만 헤세는 문명에서 벗어나고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고자 한 문학가이다. '데미안' 등 많은 작품에서 인간의 내면과 자아에 대해 다루었다. 1946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싸운다. 알은 곧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것은 《데미안》의 한 구절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소설 구절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데미안》의 작가 헤르만 헤세는 '성장에 대한 대담하고 관통하는 듯한 묘사, 휴머니즘적 이상과 고도의 스타일에 대한 전범이 되는,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글쓰기'라는 한림원의 노벨 문학상 수여 사유처럼, 청춘의 고뇌와 휴머니즘을 표현한 대표적인 작가이다.
1946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 작가로 그의 주요 주제는 인간의 본질적인 정신을 찾기 위해 문명의 기존 양식들을 벗어나 인간을 다루고 있다. 자기 인식을 호소하고 동양의 신비주의를 찬양했으며, 사후에 영어권 젊은이들의 우상이 되었다. 동양에 선교사로 있었던 아버지의 간절한 부탁으로 마울브론신학대학에 입학했다. 모범생이었지만 적응할 수 없었던 그는 칼프 탑시계 공장에서 견습공으로 있었고 후에는 튀빙겐 서점에서 일했다.
갑갑한 전통학교에 대한 그의 혐오는 지나치게 근면한 학생이 자기 파멸에 이르는 내용의 소설 '수레바퀴 밑에서 Unterm Rad'(1906)에 잘 나타나 있다. 1904년까지 서점 점원으로 일했고 그해 자유 기고가가 되었으며, 실패에도 불구하고 슬픔을 극복하는 작가에 관한 '페터 카멘친트 Peter Camenzind' 라는 첫 소설을 발표했다. 예술가의 내면과 외면의 탐구는 '게르트루트 Gertrud'(1910)·'로스할데 Rosshalde'(1914)에서 계속되었다. 이즈음 인도를 방문했고 후에 석가모니의 초기 생애를 그린 서정 소설 '싯다르타 Siddhartha'(1922)에 반영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중에는 중립국 스위스에 살면서 군국주의와 민족주의를 배격하고 독일의 전쟁 포로들과 수용자들을 위한 잡지를 편집하기도 했다. 1919년 스위스의 영주권을 얻었고 1923년 그곳 시민이 되어 몬타뇰라에 정착했다.
인간의 위기에 대한 심오한 감성을 지닌 작가로서, 카를 구스타프 융의 제자 J. B. 랑과 함께 정신분석을 연구했으며 융과도 알게 되었다. 분석의 영향이 '데미안 Demian'(1919)에 나타나는데, 이 소설은 고뇌하는 청년의 자기인식 과정을 고찰한 작품이다. 이 소설은 곤경에 빠진 독일 국민에게 큰 영향을 끼쳤으며 그는 유명해졌다.
그의 후기 작품은 그가 융의 개념인 내향성과 외향성, 집단 무의식, 이상주의 및 상징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의 후기 문학 활동은 인간 본성의 이중성에 몰두했다. '황야의 이리 Der Steppenwolf'(1927)에서는 중년 남자의 유산계급 수용과 정신적인 자기실현 사이의 갈등이 묘사되었다. '지와 사랑 Narziss und Goldmund'(1930)에서는 기존 종교에 만족하는 지적인 금욕주의자와 자기자신의 구원 형태를 추구하는 예술적 관능주의자를 대비시켰다. 그의 최후의 최장편 소설 '유리알 유희 Das Glasperlenspiel'(1943)에서는 극도의 재능있는 지식인을 통해 사변적인 삶과 적극적인 삶의 이중성을 탐구했다.
/ 2020.11.21 편집 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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