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삶] 살아가는 이야기

[좋은생각] 필작어세(必作於細).. 천하의 큰일도 반드시 사소한 것에서 시작된다 (2020.07.13)

푸레택 2020. 7. 13. 10:47

 

● 필작어세(必作於細)

세상엔 어떤 일도 갑자기 일어나지 않는다. 큰 병이 일어나려면 반드시 몸에 수많은 조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봐도 확실히 큰일은 조그만 일이 몇 번이고 일어나야 발생하는 것 같다.

'도덕경'에는 어떤 큰일이든 반드시 조그만 것에서 시작된다고 전하고 있다. '천하의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천하의 큰일은 반드시 미세한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세상의 모든 큰일은 결국 사소한 것에서 시작된다는 이 철학은 '한비자' 에도 비슷하게 등장한다. '천 길 높은 둑은 개미나 땅강아지의 구멍으로 인해 무너지고, 백 척 높이의 으리으리한 집은 아궁이 틈에서 나온 조그만 불씨 때문에 타버린다'. 천 길 둑이 무너지고, 백 척 높이의 건물이 무너지는 것도 결국 사소한 것 때문에 일어난다는 이야기다.

세상을 지혜롭게 사는 사람들은 조그만 조짐에 주목하라고 한다. 사람이 갑자기 쓰러지는 것은 조그만 것이 발단이 되기 때문이며, 사람의 성공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도 조그만 발단에서 시작된다. 큰 것만 보려 하면 문제점을 정확히 찾을 수가 없다. 호랑이의 눈으로 세상을 보되 소의 걸음으로 신중하게 나아가야 한다. 우리가 조그만 것에 주목하려는 이유다. '세상의 모든 큰일은 반드시 조그만 것에서 시작된다.' 어려운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다.

天下難事, 必作於易, 天下大事, 必作於細
(천하난사, 필작어이, 천하대사, 필작어세)

천하의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것에서 시작된다. 천하의 큰일은 반드시 미세한 것에서 터진다. [출처] 전기신문 일부 발췌

● 사소함의 미학

옛말에 '필작어세(必作於細)'라는 말이 있다. 노자의 '도덕경' 63장에 나오는 말로, 천하의 큰일은 반드시 작은 일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뜻이다. 사소한 것이라고 가벼이 여기게 되면 뒤에 큰 화를 당하기 십상이다. 한비자가 '천 길 제방도 땅강아지나 개미의 작은 구멍으로 무너지고 백 척 높이의 고대광실도 아궁이 틈에서 나온 작은 불씨 때문에 타버린다'고 한 것이나, 공자가 일찍이 '군자는 광대함에도 도달하고 작고 정미한 것에도 진력하여 높고 밝음을 끝까지 추구하며 중용을 도로 삼는다.'고 한 것은 모두 '사소함'의 중요성을 설파한 말들이다.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가 쓴 ‘산업재해 예방: 과학적 접근’이라는 책에는 ‘1:29:300의 법칙’이 나온다. 이는 어떤 대형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그와 관련된 수십 차례의 경미한 사고와 수백 번의 징후들이 반드시 나타난다는 통계적 법칙으로, 핵심은 큰 재해는 항상 사소한 것들을 방치할 때 발생한다는 것이다. 중국 반캬오 저수지 붕괴 사건,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건, 2차 의료 감염 사건 등도 모두 인근 댐들의 저수량을 감안하지 않은 설계, 기술자들의 안전규칙 위반, 수술 전 올바른 방법으로 손 닦기 같은 사소함을 무시한 결과이다. 물론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거나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한다’는 말도 있고 보면, 작은 것에 집착하다 큰 것을 놓치는 경우도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100%의 실패를 막는 것은 1%의 실수, 곧 사소함이다. 대부분 성공한 사람들은 이러한 디테일, 사소함에 강하다. 이 ‘사소함’은 단지 작고 보잘 것 없는 것, 하찮음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바로 큰 것을 보기 위한 첫 걸음이자 주변을 배려하는 '세심함'을 내포한 말이다.

그런데 세상에는 내게는 자그마한 일이, 상대에게는 큰일이자 상처이고 평생의 아픔이 되는 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내게의 '사소함'이 남들에게 '큰일'이라면, 그것은 결코 '사소함'이 될 수 없다. '사소함'은 '나'가 아닌 '남'을 위한 배려이다. 그래서 '필작어세(必作於細)'에 담긴 사소함의 미학은 바로 다름 아닌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인 것이다.

● '사소한 것에 목숨걸지 말라'(Don't sweat the small stuff)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면 작은 것을 취하는 대신 큰 것을 잃게 되는 일이 일상다반사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우리는 ‘순간의 즐거움’과 ‘기대감과 성취감으로 가득 찬 즐거움’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항해 중인 배를 동경의 눈으로 바라볼 것인지, 배를 타고 바다를 항해할 것인지. 

우리가 사소한 것들에 목숨을 거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다수의 사람들은 삶의 목표가 아예 없거나, 목표가 너무 높아서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사소한 것에 집착한다. 사소한 것에 집착하면 할수록 인생 자체가 작아지고 초라해진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 2020.07.13 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