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명시감상] 상한 영혼을 위하여 고정희, 젊은 수도자에게 스와미 묵타나다 (2020.05.28)

푸레택 2020. 5. 28. 14:06

 

 

 

 

● 상한 영혼을 위하여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 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흐르고
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
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

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
뿌리 깊은 벌판에 서자
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 듯
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
영원한 비탄이란 없느니라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선
마주 잡을 손 하나 오고 있거니

● 젊은 수도자에게 / 스와미 묵타나다

고뇌하는 너의 가슴속에서만
진리가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

모든 마당과
모든 숲
모든 집 속에서
그리고 모든 사람들 속에서
진리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목적지에서
모든 여행길에서
모든 순례길에서
진리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모든 길에서
모든 철학에서
모든 단체에서
진리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모든 행동에서
모든 동기에서
모든 생각과 감정에서
그리고 모든 말들 속에서
진리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마음 속의 광명뿐 아니라
세상의 빛 줄기 속에서도
진리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온갖 색깔과 어둠조차
궁극적으로 아무런 차이가 없다

진정으로 진리를 본다면
진정으로 사랑하기 원한다면
그리고 행복하기를 원한다면
광활한 우주의 어느 구석에서도
진리를 만날 수 있어야 한다

- 스와미 묵타나다(20세기 인도의 성자)

/ 2020.05.28 편집 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