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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생각]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영어 단어 (2020.05.24)

푸레택 2020. 5. 24. 20:22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영어 단어 50개
 (The 50 Most Beautiful English Words) 

오늘 한 친구가 오래전 KBS에서 방송된 영상 자료를 카톡으로 보내왔다. 영상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영어 단어'에 관한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었다. 언젠가 한번 들은 이야기지만 다시 검색해서 정확한 자료를 찾아 보았다.

2004년 영국문화원은 설립 70주년을 기념하여 비영어권 국가 102개국 4만명을 대상으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영어 단어'를 설문 조사했다고 한다. 그리고 언급된 횟수가 많은 순서대로 1위부터 70위까지 순위를 매겼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가장 아름다운 영어 단어는 무엇입니까? 다음 글을 읽기 전에 잠시 '내가 생각하는 가장 아름다운 영어 단어'를 다섯개만 적어 보세요. 아래에 소개되는 50개 단어에 몇 개가 들어있는지 확인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어떤 영어 단어를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할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영어 단어' 1위부터 50위까지를 소개한다.

세계인들이 생각하는 가장 아름다운 영어 단어 1위는 'Mother(어머니)'인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Passion(열정), 3위 Smile(미소), 4위 Love(사랑), 5위 Eternity(영원)이었다. 반면에 'Father(아버지)'는 아예 순위에도 들지 못했다.

1. Mother(어머니)
2. Passion(열정)
3. Smile(미소)
4. Love(사랑)
5. Eternity(영원)

6. Fantastic(환상적인)
7. Destiny(운명)
8. Freedom(자유)
9. Liberty(해방)
10. Tranquility(평온)

11. Peace(평화)
12. Blossom(꽃)
13. Sunshine(햇빛)
14. Sweetheart(연인)
15. Gorgeous(매력적인)

16. Cherish(소중히하다)
17. Enthusiasm(열의, 열중)
18. Hope(희망)
19. Grace(우아, 은총)
20. Rainbow(무지개)

21. Blue(파란)
22. Sunflower(해바라기)
23. Twinkle(반짝 반짝 빛나다)
24. Serendipity(뜻밖의 발견)
25. Bliss(환희, 축복)

26. Lullaby(자장가)
27. Sophisticated(세련된, 정교한)
28. Renaissance(부활, 부흥)
29. Cute(귀여운)
30. Cozy(포근한)

31. Butterfly(나비)
32. Galaxy(은하수)
33. Hilarious(명랑한, 즐거운)
34. Moment(순간)
35. Extravaganza(호화찬란한 쇼, 광상곡)

36. Aqua(물,옥색)
37. Sentiment(감상, 다정다감)
38. Cosmopolitan(세계주의자)
39. Bubble(거품)
40. Pumpkin(호박)

41. Banana(바나나)
42. Lollipop(막대사탕)
43. If(만약에)
44. Bumblebee(땅벌)
45. Giggle(낄낄웃다)

46. Paradox(역설)
47. Delicacy(섬세함,예민함)
48. Peekaboo(깍꿍)
49. Umbrella(우산)
50. Kangaroo(캥거루)

자료를 찾다 보니 이런 내용의 글이 눈에 띈다.

몇해 전 미국 어느 초등학교에서 선생님이 과학 시간에 아이들에게 시험문제를 냈다. 시험문제는 '첫 글자가 M으로 시작하는 단어 중에서 상대방을 끌어들이는 성질과 힘을 가진 단어를 쓰시오'였다고 한다.

정답은 Magnetic(자석)이다. 그런데 85% 이상의 학생들이 답을 'Mother' 라고 썼다. 선생님은 고민하다가 Mother도 정답으로 처리했다는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학생들이 M자로 시작하는 말로 '상대를 끌어들이는 성질'을 가진 단어를 Mother(마더)로 기억하는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내친김에 '어머니'와 관련된 시를 찾아 보았다. 그 중 내게 가장 감동과 울림을 주는 시 다섯 편을 소개해 본다.

● 어머니의 지붕 / 이준관

어머니는 지붕에
호박과 무를 썰어 말렸다
고추와 콩깍지를 널어 말렸다

지붕은 태양과 떠도는 바람이
배불리 먹고 가는 밥상이었다

저녁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간 초승달과
서쪽에 뜨는 첫별을 다 먹이고 나면
어머니는 그것을 거두어 들였다

날씨가 맑은 사나흘
태양과 떠도는 바람

초승달과 첫별을 다 먹이고 나서
성자의 마른 영혼처럼

어머니는
그것들을 반찬으로 만들었다
우리들 생의 반찬으로

● 어머니 생각 / 이시영

어머니 앓아누워 도로 아기 되셨을 때
우리 부부 외출할 때나 출근할 때
문간방 안쪽 문고리에 어머니 손목 묶어두고 나갔다
우리 어머니 빈집에 갇혀 얼마나 외로우셨을까
돌아와 문 앞에서 쓸어내렸던 수많은 가슴들이여
아가 아가 우리 아가 자장자장 우리 아가
나 자장가 불러드리며 손목에 묶인 매듭 풀어드리면
장난감처럼 엎질러진 밥그릇이며 국그릇 앞에서
풀린 손 내미시며 방싯방싯 좋아하시던 어머니
하루 종일 이 세상을 혼자 견딘 손목이 빨갛게 부어 있었네

● 손등에 떨어진 눈물 / 홍수희

늙으신 어머니를 씻겨드리다
손등에 눈물을 떨구었네
퉁퉁 핏줄 불거진 손등을 매만지다가
내 마음 주저앉아 버렸네
뼈마디 앙상한 손등을 쓰다듬다가
와르르 무너져 참회하였네
울고싶어도 눈물 참아온
이 세상 모든 어머니를 위해
아픔조차 아픔인지 모르고 살아온
이 세상 모든 어머니를 위해
섭섭함도 먼 시선에 묻어 살아온
이 세상 모든 어머니를 위해
여자이기 전에 어머니였던
이 세상 모든 어머니를 위해
오늘 나는 무릎을 꿇고
눈물로 야윈 손을 씻겨드렸네
향기로운 외로움을 씻겨드렸네

● 어머니의 못 / 정일근

교회에 다니는 작은 이모는
예수가 사람의 죄를 대신해
못 박혀 죽었다는 그 대목에서
참을 수 없다는 듯이 흐느낀다
어머니에게 전도하러 왔다가
언니는 사람들을 위해
못 박혀 죽을 수 있나, 며
함께 교회에 나가 회개하자, 며
어머니의 못 박힌 손을 잡는다
어머니가 못 박혀 살고 있는지
작은 이모는 아직 모른다
시를 쓴다며 벌써 여러 해
직장도 없이 놀고 있는 나는
어머니의 가슴에 박힌 작은 못이며
툭하면 머리가 아파 자리에 눕는 나는
어머니의 가슴에 박힌 큰 못이다
그렇다, 어머니의 마음속에
나는 삐뚤어진 마루판 한 짝이어서
그 마루판 반듯하게 만들려고
삐걱 소리나지 않게 하려고
어머니는 스스로 못을 치셨다
그 못들 어머니에게 박혀 있으니
칠순 가까운 나이에도 식당일 하시는
어머니의 손에도 그 못 박혀 있고
시장 바닥으로 하루 종일 종종걸음치는
어머니의 발바닥에도 그 못 박혀 있다
못 박혀 골고다 언덕 오르는 예수처럼
어머니 못 박혀 살고 있다
평생을 자식이라는 못에 박혀
우리 어머니 피 흘리며 살고 있다

● 내 어머니 이름은 심순대 / 김시탁

내 어머니 이름은 심순대(沈淳大)
초등학교 마당도 못 밟아서 글 모르지만
열여섯에 시집와서 자식 일곱 낳고
한 자식 잃었지만 육남매 거뜬하게 키운
내 어머니 이름은 심순대다

내 나이 열두 살이 되도록 시집살이에 매여
남동생 둘 잃고도 친정 한 번 못 가보고
주정뱅이 외삼촌 술 취해 올 때면
소나무장작으로 두들겨 패 쫓고는
불 아궁이 앞에서 눈물짓던 어머니
행여 누가 볼 때면 덜 마른 장작 탓이라며
두들겨 팬 동생보다 가슴에 멍이 더 든
내 어머니 이름은 심순대

장날 그 흔한 자장면 한 그릇 못 사드시고
녹두콩 열무다발 푼푼이 내다 팔고
벼농사 고추농사 찌들려서
끝물 고추대궁처럼 바삭 마른 어머니
이제는 관절염으로 두 무릎 쇠붙이 박아
걸음조차 못 내딛는
내 어머니 이름은 심순대

병원 약국 앞에서
심순대씨! 심순대씨! 하고 부를 때
사람들 그 이름 우습다고 키득대지만
'여기 갑니다. 심순대씨 갑니다'
나는 소리치며 약봉지 받아든다

이제 좀 편히 사시라고
고래등 같은 기와집 지어드렸더니
새 집에 흙 묻는다고 현관부터 맨발로 들어서는 어머니
무릎 수술자국이 눈에 아려 왜 맨발로 들어가느냐고 소리치면
그냥 말없이 웃는, 이제는 너무 작아 어린아이 같은
내 어머니 이름은 심순대

경상북도 봉화군 춘양면 서동리 202번지
마당 넓고 잘 지은 그 집 문패에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름 하나가 걸려있다
어머니가 한 번도 구경하지 못한
한문으로 쓴 이름 沈淳大
내 어머니는 거기서부터 맨발로 들어가시며
매일매일 바라보신다

/ 2020.05.24 편집 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