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곁의 소중함, 노랑목련을 만나다
오늘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동네 한바퀴 산책길에 나섰다. 코로나19의 와중에도 봄은 무르익고 또 봄꽃은 피고진다. 이른 봄날 피어난 매화꽃과 살구꽃은 사라진지 오래다. 흐드러지게 피어났던 벚꽃도, 둑방길을 노랗게 물들이던 개나리꽃도, 우아하게 피어나 가슴설레게 하던 목련꽃도 언제 피어났었냐는 듯 자취를 감췄다.
나무꽃과는 달리 풀꽃들은 오랫동안 피고지는 것 같다. 꽃마리와 봄맞이꽃, 별꽃, 주름잎, 냉이, 꽃다지, 민들레, 제비꽃, 큰개불알풀은 여전히 빈땅 곳곳에서 꽃을 피운다. 오가는 사람들이 눈길 한번 주지 않아도 풀꽃들은 꽃을 피우고 또 씨앗을 맺는다. 서양민들레는 며칠만에 벌써 한해 농사 다 짓고 흰 갓털을 머리에 매달고 있다.
동네 뒷 텃밭엔 갓꽃과 배추꽃이 드문드문 피어있고 유채꽃이 노란 채색으로 들판의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다. 뒤늦게 씀바귀와 고들빼기, 괭이밥이 뒤질세라 노란 꽃을 피운다. 유심히 살펴보니 봄망초가 고개를 숙인 채 꽃봉오리를 맺고 있고 한 두개 흰 연분홍빛 꽃을 피우고 있다. 곧 지천으로 피어날 동네 골목대장 개망초에게 공간과 시선을 양보해야 되리라.
풀꽃들이야 여전히 한 모퉁이에서 각양각색으로 피어나고 있지만 나무꽃은 화려한 산철쭉과 영산홍이 온통 동네를 점령해 버렸다. 황매화와 죽단화, 조팝나무와 명자꽃 지는 틈새로 박태기나무와 홍괴불나무가 빨간 꽃을 피울 뿐. 한쪽 구석에 알아주는 이 없는 뜰보리수꽃만이 여전히 수줍게 피어있을 뿐이다.
느티나무와 마로니에, 대왕참나무의 피어나는 잎새들이 하늘에 수놓는 멋진 그림 같은 풍경을 무심히 감상하다가 주위를 둘러보니 낯선 나무 한그루가 눈에 들어온다. 커다란 키에 수형(樹形)도 빼어난 데다 높다란 곳에 우아한 노란빛 꽃을 여러 송이 달고 있는 나무. 바로 내 곁에 이렇게 멋진 나무가 있었다니. 여태껏 내가 이 나무를 모르고 있었다니. 이 나무 이름은 무엇일까?
얼핏 백합나무(튤립나무)인가 하고 자세히 살펴보니 잎도 꽃도 전혀 다르다. 사진을 찍어 꽃 검색을 해 보니 태산목으로 나온다. 태산목은 하얀 꽃인데 잎 모양도 전혀 닮지 않았다. 이럴 땐 모야모로 알아봐야 한다. '노랑목련'이다. 독특한 원시적 아름다움을 간직한 나무, 노랑목련. 꽃도 잎도 수형도 모두 아름다운 참 멋진 나무이다. 그러고보니 백합나무도 태산목도 노랑목련도 모두 목련과에 속하는 나무다.
목련의 종류에는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토종의 목련, 중국 원산인 백목련, 깊은 산에서 볼 수 있는 함박꽃나무라고도 하는 산목련, 흔히 후박나무라고 잘못 알려진 일본목련이 있다. 자목련과 자주목련도 주변에 가끔씩 보인다. 그런데 목련은 그 종류가 500종이 넘는다고 한다. 태안 천리포수목원에는 그중 420종이 심어져 있다고 한다. 설립자 민병갈님의 목련 사랑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무심히 지나치는 곳곳에 귀한 나무와 풀꽃들이 있다. 사실 귀한 것들만이 소중한 것은 아니다. 내 곁에 있는 흔하디 흔한 풀꽃들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하나하나가 모두 아름답다. 작은 풀꽃도 커다란 나무꽃도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꽃은 없다. 아름답지 않은 꽃이 없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을 조용히 읊조린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2020.04.30 무르익는 봄날 4월을 보내며 김영택
● 노랑목련(黃木蓮) / 엘리자베스(Elizabeth)
목련과(Magnoliaceae) /Magnolia acuminata
목련꽃 중에 여왕! 꽃이 화려하고 우아하다. 황색꽃(黃花)은 부드럽고 고급스러우며 우아하다. 꽃이 크고 다화성이며 수형이 아름답다. 미래잠재력이 강한 고소득 유망 경제수종. 대량생산이 시급한 조경용 신수종으로 인기가 높다.
분류 목련과(Magnoliaceae)
학명 Magnolia acuminata
성상 낙엽활엽교목
높이 10m 안팎으로 성장한다.
화색 옅은 노랑색
개화기 5~6월, 꽃보다 잎이 먼저 난다.
번식 접목법
생육특성 배수가 잘 되고 양지바른 곳을 좋아하며, 병충해에 강해 초보자들도 손쉽게 재배할 수 있다.
식재지 전국식재가능
용도 관상용, 조경용으로 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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