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산책] 풀과 나무에게 말을 걸다

[봄꽃산책] 동네 산책길에서 만난 4월의 풀꽃 (1) 고양 일산동구 식사동 WiCity Apt. 제비꽃에 대하여 안도현 (2020.04.22)

푸레택 2020. 4. 22. 21:47

  꽃마리(지치과)

  봄맞이꽃(앵초과)

  살갈퀴(콩과)

  광대나물(꿀풀과)

  봄망초(국화과)

  선주름잎(현삼과)

  선주름잎(현삼과)

  서양민들레(국화과)

  타래붓꽃(붓꽃과)

  타래붓꽃(붓꽃과)

  튤립(백합과)

  돌단풍(범위귀과)

  황새냉이(십자화과)

  하늘매발톱(미나리아재비과)

  제비꽃(제비꽃과)

  제비꽃(제비꽃과)

  큰개불알풀(현삼과)

  별꽃(현삼과): 별꽃은 암술머리가 3개로 갈라져 있고, 쇠별꽃은 암술머리가 5개로 갈라져 있다. (3별5쇠)

 ▲ 별꽃(현삼과): 별꽃은 암술머리가 3개로 갈라져 있고, 쇠별꽃은 암술머리가 5개로 갈라져 있다. (3별5쇠)

 ▲ 비비추 원예종(백합과)

 ▲ 둥굴레(백합과)


 ▲ 양지꽃(장미과)





동네 산책길에서 만난 4월의 풀꽃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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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오는 봄 / 도종환

 

햇빛이 너무 맑아 눈물납니다

살아 있구나 느끼니 눈물납니다

기러기떼 열지어 북으로 가고

길섶에 풀들도 돌아오는데

당신은 가고 그리움만 남아서가 아닙니다

이렇게 살아 있구나 생각하니 눈물납니다

 

● 풀꽃 / 남정림

 

누가 너를 보잘 것 없다 했느냐

 

잠깐 피었다 지는 소임에

실핏줄이 훤히 드러나도록

솜털이 요동칠 정도로

있는 힘을 다했는데

 

땅에 납작 엎드려 살아도

햇살 한 줌 머무르는

변두리 골목 귀퉁이 데우는

너는

하늘이 눈물로 키우는 꽃

 

● 제비꽃에 대하여 / 안도현

 

제비꽃을 알아도 봄은 오고

제비꽃을 몰라도 봄은 간다

 

제비꽃에 대해 알기 위해서

따로 책을 뒤적여 공부할 필요는 없지

 

연인과 들길을 걸을 때 잊지 않는다면

발견할 수 있을 거야

 

그래, 허리를 낮출 줄 아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거야 자줏빛이지

 

자줏빛을 톡 한번 건드려봐

흔들리지? 그건 관심이 있다는 뜻이야

 

사랑이란 그런 거야

사랑이란 그런 거야

 

봄은,

제비꽃을 모르는 사람을 기억하지 않지만

 

제비꽃을 아는 사람 앞으로는

그냥 가는 법이 없단다

 

그 사람 앞에는

제비꽃 한 송포기를 피워두고 가거든

 

참 이상하지?

해마다 잊지 않고 피워두고 가거든

 

● 쇠별꽃 / 김기수

 

소문 내지 않기

꺾이지도 않기

숨어 숨어 피는 건

꽃이라는 원죄에 도피는 아니라고

 

작디작게 피기

희디희게 피기

숨소리에 간닥이는

찾아 주는 너에게로 강한 의미가 되자고

 

화려하지 않기

초라하지 않기

조신조신 아름다운 건

엷은 향기로 진한 추억을 만들자고

 

세상 다 안다며

하늘에도 땅에도

별꽃 되어 내리는 건

어서 어서 별이 되자는 섧디섧운 아우성

 

● 민들레와 개나리 / 서흥관

 

어떤 엄마가

영재 교육 그림책을 펴 놓고

아이를 가르치고 있다.

"이건 민들레!" "이건 개나리!"

 

의자 바로 밑에는

민들레가 피어 있는 데

저기 담장 옆에는

개나리가 피어 있는데

 

아카시아 향기를 맡으며

아카시아 껌 냄새가 난다고 하는

이야기가 이렇게 시작되었던가?


● 각시붓꽃을 위한 연가 / 복효근

 

각시가 따라나설까봐

오늘 산행길은 험할 텐데... 둘러대고는

서둘러 김밥 사들고 봄 산길 나섰습니다

허리 낭창한 젊은 여자와 이 산길

걸어도 좋겠다 생각하며

그리 가파르지도 않은 산길 오르는데

아무도 눈길 주지 않는 산비알에

저기 저기 각시붓꽃 피어있습니다

키가 작아서 허리가 어디 붙었나 가늠도 되지 않고

화장술도 서툴러서 촌스러운 때깔이며

장벽수정을 한대나 어쩐대나 암술 수술이 꽁꽁 감추어져

요염한 자태라곤 씻고 봐야 어디에도 없어서

벌 나비 하나 찾아주지 않는 꽃

세상에나, 우리 각시 여기까지 따라나섰습니다

세상에 내가 최고로 잘 난 줄 아는 모양입니다

이 산길까지 남정네 감시하러

앵도라진 입술 쭈볏거리며 마른 풀섶에 숨어있습니다

각시붓꽃 앞에 서니 내 속생각 들킬까봐

아무도 없는 숲길에마저 괜스레 조신합니다

두렵게도 이쁜 꽃입니다

새삼 스무살처럼 내가 깨끗합니다


그리운 그 얼굴들 / 박수진

언덕 위에 올라가 푸른 하늘 바라다 보면
아련한 그 때 그 일이 가슴속에 사무치네요
그리운 그 얼굴들 소꿉놀이 친구들
지금 다 잊었지만 맘 속 깊이 떠올라
오늘 같이 맑고 푸른 날에 지난 날을 그려봅니다
지난 날을 그려봅니다

그 시절 돌아보면 우리들의 안타까움도
푸른 하늘 저 멀리 구름 따라 사라지네요
천진한 그 얼굴들 아름다운 옛 추억
꽃 무늬 아롱지며 내 맘속을 적시어
오늘 같이 맑고 푸른 날에 지난 날을 그려 니다
지난 날을 그려봅니다


 / 2020.04.22 곡우 지난 봄날에 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