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명시감상] 청혼 조기영 시인, 고민정 당선인을 울린 가난한 시인의 청혼시(詩) (2020.04.20)

푸레택 2020. 4. 20. 23:51

 

 

 

 

 

 

 

 

 

 

♤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광진을 당선인의 남편 조기영 시인이 쓴 청혼시(詩)가 재조명받고 있다. 조 시인은 고 당선인과 결혼 전 희귀병인 '강직성 척추염'을 앓고 있어, 고 당선인에게 이별을 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고 당선인은 조 시인의 이별을 거절하고 계속 만남을 이어갔다고 전해졌다. 이후 조 시인은 고향 정읍에서 재활 치료를 받고 건강을 회복한 이후 서울로 돌아와 다음과 같은 청혼시(詩)를 보냈다고 한다.

 

다음은 조 시인의 청혼시(詩) 전문.

 

● 청혼 / 조기영

 

외로움이

그리움이

삶의 곤궁함이 폭포처럼 쏟아지던

작은 옥탑방에도

그대를 생각하면

까맣던 밤하늘에 별이 뜨고

내 마음은

이마에 꽃잎을 인 강물처럼 출렁거렸습니다

 

늦은 계정에 나온 잠자리처럼

청춘은 하루하루 찬란하게 허물어지고

빈 자루로 거리를 떠돌던

내 영혼 하나 세워둘 곳 없던 도시에

가난한 시인의 옆자리에

기어이 짙푸른 느티나무가 되었던 당신

 

걸음마다 질척이던 가난과 슬픔을 뒤적여

밤톨같은 희망을 일궈주었던 당신

슬픔과 궁핍과 열정과 꿈을 눈물로 버무려

당신은 오지 않는 내일의 행복을 그렸지요

그림은 누추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눈이 시렸을뿐

 

수많은 기억들이

봄날의 벚꽃처럼 흩날려버릴 먼 훗날

어려웠던 시간 나의 눈물이

그대에게 별빛이 되고

나로 인해 흘려야 했던 그대의 눈물이

누군가에게 다시 별빛이 될 것입니다

 

가을을 감동으로 몰고가는 단풍은

붉은 마음과 헛됨을 경계하는

은행의 노란 마음을 모아

내 눈빛이 사랑이라는 한마디 말도 없이

그대의 마음속으로 숨어버린 그 날 이후

내 모든 소망이었던 그 한마디를 씁니다

 

저와 결혼해주시겠습니까

푸른 하늘에

구름을 끌어와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그대의 사랑에 대하여 쓰며

천사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날들입니다

 

[출처] 아주경제신문 2020.04.20

 

♤ 고민정 당선자 울린 가난한 시인의 '청혼시'

April 20, 2020 / 김덕권

 

4.15총선의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꼽힌 서울 '광진을'에서 미래통합당 오세훈 후보를 꺾고 21대 국회에 입성하게 된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당선인 이야기다. 고민정 당선인의 남편은 전북 정읍 출신의 조기영 시인이다. 이들 부부는 경희대 중문과 선후배 사이로 남편이 11년 연상이다. 둘이 처음 만날 당시 조기영 시인은 '강직성 척추염'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었다. 이에 조 시인은 고민 끝에 고민정에게 이별을 고했다.

 

고민정은 눈물을 흘리며 헤어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계속 만남을 이어갔다. 고민정은 조기영을 하루라도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하자는 마음을 다지며 둘만의 사랑을 키워 왔다고 한다. 그러다가 조기영은 고향 정읍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건강을 회복해 서울로 돌아와 고민정에게 청혼 시를 보낸다.

 

● 청혼 / 조기영

 

외로움이

그리움이

삶의 곤궁함이 폭포처럼 쏟아지던

작은 옥탑 방에도

그대를 생각하면

까맣던 밤하늘에 별이 뜨고

내 마음은

이마에 꽃잎을 인 강물처럼 출렁거렸습니다

 

늦은 계절에 나온 잠자리처럼

청춘은 하루하루 찬란하게 허물어지고

빈 자루로 거리를 떠돌던

내 영혼 하나 세워둘 곳 없던 도시에

가난한 시인의 옆자리에

기어이 짙푸른 느티나무가 되었던 당신

 

걸음마다 질척이던 가난과 슬픔을 뒤적여

밤톨 같은 희망을 일궈주었던 당신

슬픔과 궁핍과 열정과 꿈을 눈물로 버무려

당신은 오지 않는 내일의 행복을 그렸지요

그림은 누추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눈이 시렸을 뿐

 

수많은 기억들이

봄날의 벚꽃처럼 흩날려버릴 먼 훗날

어려웠던 시간 나의 눈물이

그대에게 별빛이 되고

나로 인해 흘려야 했던 그대의 눈물이

누군가에게 다시 별빛이 될 것입니다

 

가을을 감동으로 몰고 가는 단풍은

붉은 마음과 헛됨을 경계하는

은행의 노란 마음을 모아

내 눈빛이 사랑이라는 한마디 말도 없이

그대의 마음속으로 숨어버린 그 날 이후

내 모든 소망이었던 그 한마디를 씁니다

 

저와 결혼해주시겠습니까

푸른 하늘에

구름을 끌어와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그대의 사랑에 대하여 쓰며

천사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날들입니다

 

필자는 이 시를 읽고 또 읽었다. 이 얼마나 감동어린 시인가? 청와대 대변인에 이어 처음 들어선 국회에서도 이 사랑 이야기처럼 아름다운 정치를 하리라 믿는다. 싸움을 일삼는 국회에 아름다운 정치의 꽃을 활짝 피어가기를 간절히 축원한다.

 

ㅡ중략ㅡ

 

고민정-조기영 부부의 아름다운 사랑의 향기가 자신들을 넘어 멀리멀리 퍼져가길 바란다.

 

[출처] 아시아엔 2020.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