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인생] 걷기 영양 건강 산책

[건강산책] (1) 일산호수공원 애수교, 메타세콰이어길 둘레길 걷기, 4월 풍경 / 늙어 가는 길 윤석구 (2019.04.28)

푸레택 2019. 4. 28. 22:42

 

 

 

 

 

 

 

 

 

 

 

 

 

 

 

 

 

 

 

 

고양국제꽃박람회가 열리는 일산호수공원 둘레길 풍경

 

● 늙어 가는 길 / 윤석구(시인)

처음 가는 길입니다.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길입니다

무엇하나

처음 아닌 길은 없었지만

늙어가는 이 길은

몸과 마음도 같지 않고

방향 감각도 매우 서툴기만 합니다

가면서도 이 길이 맞는지

어리둥절할 때가 많습니다

때론 두렵고 불안한 마음에

멍하니 창밖만 바라보곤 합니다

시리도록 외로울 때도 있고

아리도록 그리울 때도 있습니다

어릴 적 처음 길은

호기심과 희망이 있었고

젊어서의 처음 길은

설렘으로 무서울 게 없었는데

처음 늙어가는 이 길은

너무나 어렵습니다

그래도 가다 보면 혹시나

가슴 뛰는 일이 없을까 하여

노욕인 줄 알면서도

두리번두리번 찾아봅니다

앞길이 뒷길보다 짧다는 걸 알기에

한발 한발 더디게 걸으면서 생각합니다

아쉬워도

발자국 뒤에 새겨지는 뒷모습만은

노을처럼 아름답기를 소망하면서

황혼 길을 천천히 걸어갑니다

꽃보다 곱다는 단풍처럼

해돋이 못지않은 저녁노을처럼

아름답게 아름답게 걸어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