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흔적] 고향 학교 군대 교단

[추억일기] 양구 원당리 833포병대대.. 전역 40년 만에 군수과장님 소식을 듣고 (2017.05.13)

푸레택 2017. 6. 12. 14:23

40년 전 833포병대대 신현탁 군수과장님께

△ 신현탁 군수과장님(가운데), 우측 김대규 하사, 이성교 하사, 김영택 일병(나) 좌측 박남종 선임하사님, 김한수 상병, 권병문
△ 김영택(나), 김한수 상병, 박님종 선임하사님, 정상배 병장
△ 군수과 서무계 일등병 시절, 사무실에서
△ 파로호 훈련장에서.. 김한수 상병, 정상배 병장, 김영택 일병(나), 김대규 하사, 이성교 하사

40년 전 모셨던 군수과장님 소식을 듣고


저의 기억 속 젊은 시절
833포병대대 군수과장님!
열정 넘치시던 과장님!

이제는 노병이 되시어 한미연합사령관도 만나시고
도서관 일도 하시며, 몸은 늙어 가시어도 젊게 살아가시는 모습이 참 좋아 보입니다. 여전히 변함없이 카랑카랑한 음성, 옛 그대로여서 더욱이나 반가웠습니다.


과장님
~!

40년 가까운 세월이 흘러갔지만, 청춘의 시절을 보낸 833포대에서의 나날들은 때론 힘들고 고됐지만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그 청춘의 군 생활이 파노라마로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갑니다.

 

과장님께서 전화하실 때면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로 낸데 말이야~ 하시면서 말씀을 이어나가시던 그 음성이 지금도 들리는 듯합니다. 저의 졸병 시절, 많이도 서툴고 부족한 저를 단련시켜 주신 과장님 덕분에 군수과 서무계 일을, 군 생활을 무난히 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늘 그때 함께 고생했던 군수과 식구들이 그립고 보고 싶어 여기저기 인터넷으로 알아보았지만 찾을 길이 없었습니다. 박남종 선임하사님, 김창술 중사님, 김대규 하사, 이성교 하사, 정상배, 최규익, 김한수 병장, 남상소, 안하영 모두 참으로 보고 싶은 얼굴들입니다.

 

어제는 833포병 창설기념일을 맞아 병사 부모님들과 전역자들을 초대하는 부대개방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40년 만에, 젊음을 두고온 부대를 찾아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추억의 흔적을 찾으며 참으로 많은 감회가 젖었습니다.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 데 없다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혹여 옛 군수과 식구들 만날 수 있다면, 다시 한번 그 젊은 시절 그 마음으로 부대를 찾아, 추억담 나누며 추억 여행하고 싶어집니다. 세월은 흘러 노년이 되어서야 부대를 찾아 옛 흔적을 더듬으며 추억에 젖었습니다. 세월이 흐르면 힘들고 서러웠던 기억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바뀌어 그리움으로 남는가 봅니다.

가까운 날에 과장님 찾아뵙고 추억을 나누고 싶습니다. 옛 군수과 식구들 모두 찾아 추억 여행 떠나고 싶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ㅡ 833포병대대 본부포대(군수과 서무계) 78년 3월 전역자 김영택 올림 (2017.05.13)

 

△ 최규익 병장 전역일에.. 남상소, 신현탁 군수과장님, 최규익 병장(전역), 박남종 선임하사님, 김영택(나), 김대규 하사
△ 김영택 일병(나), 정상배 병장, 김대규 하사.. 그리움 안고 피어난 사무실 앞 코스모스
△ 군수과 식구들.. 김용원 일병, 박춘구 일병, 안하영 상병, 김영택 병장(나), 남상소 상병 어느새 군수과 왕고참이 되어(1977년)
△ 그리고 전역의 날 아침은 밝아왔다.. 남상소 상병, 주임상사님, 이성교 하사, 김영택(나), 김용철 군수과장님, 최동호 인사과장님, 박춘구 일병, 김용원 일병, 원종찬 일병(군수과 서무계 조수)
△ 인사 박영근, 측지 오기봉(전역), 본부 박영균, 군수 김영택(나), 측지 김양태(전역). 병기 송성한


■ 봄날은 가고 세월은 가도 추억만은 새로워

833
포병대대 부대 방문을 하고 온 날,
운명처럼 40년 전 모셨던 군수과장님과 연락이 되어 전화 통화를 했다

과장님, 그 때 저희들 기억나십니까?
억나다 뿐이야, 그 때 과원들 모두 정말 다시 한 번 보고 싶네. 라는 말씀과 함께
내년에는 우리 함께 부대를 꼭 한 번 방문하자!하시는 말씀에 가슴이 찡해 온다.

 

일흔이 넘으신 연세에도 그때 일들을 생생히 기억하시는 과장님과 함께 내년 군부대 개방행사 때 833포병을 찾아 이곳저곳 옛 추억을 더듬으며 추억여행을 할 생각을 하니 마음이 설렌다. 40년 전 젊은 시절 장교로 근무하셨던 부대를 다시 찾으시면 과장님은 또 얼마나 감개무량해 하실지, 벌써부터 내 마음도 뛴다.

여기가 우리 인사 군수 통신과 사무실이 있었던 자리입니다. 지금은 도로가 되었네요.
본부포대 내무반은 수송부로 바뀌었습니다. 군수과 창고도 다 없어졌어요.
BOQ와 테니스장도 다 사라졌어요. PX 건물만 옛 모습을 그대로네요. 창고로 쓰인다지요.
8인치 견인곡사포는 이제 유물이 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졌대요. 박물관으로 갔다지요.
여기서 올라가면 대대장실과 FDC 작전과 건물이 나오지요. 지금은 잡초만 무성하네요.
본부포대 식당 앞 개울물은 여전히 흘러갑니다. 식당에서 탁구도 치쳤다고요.
대암산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여전히 그자리에 그대로 있습니다.
통신보안 대암산을 외쳤고, 당백 구호로 경례를 올렸었지요. 당백! 당백!
 

다시금 되돌아보는 군대 시절, 그 힘들고 고달픈 나날에도 함께 그 고통을 나눌 수 있었던 전우들이 있었기에 나는 진정 행복했다. 그 서럽고 힘든 시절 무사히 견디고 그곳을 떠날 때 진심으로 이별을 아쉬워하며 석별의 정 나누어준 전우들이 있었기에, 나의 젊음을 바친 군 생활은 결코 헛되지 않았으리.

언젠가는 동고동락했던 그립고 보고 싶은 전우들, 소식 없는 전우들의 얼굴을 한번쯤은 볼 수 있으리라는 막연한 소망을 가져본다. 때론 고달프고 서러웠고, 때론 전우들과 진한 전우애도 나누었던 군대 생활 3년의 세월, 이제는 모든 것이 추억이 되었고 모든 것이 그립고 또 그리울 뿐...

아아! 세월은 흘러 흘러 전역한 지도 어느덧 39, 봄날은 간다. 세월은 그렇게 흘러 흘러만 간다. 그리움 안고 흘러만 간다. 

글=
김영택(2017.06.12)

△ 춘천 미군부대로 전출 가신 신현탁 (전)군수과장님이 나의 전역을 축하한다며 보내주신 편지 (197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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