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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킹] 한 살 더 먹은 나를 위해, 내 몸의 염증 잡는 건강 채소

푸레택 2022. 7. 24. 09:14

[쿠킹] 한 살 더 먹은 나를 위해, 내 몸의 염증 잡는 건강 채소 (daum.net)

 

[쿠킹] 한 살 더 먹은 나를 위해, 내 몸의 염증 잡는 건강 채소

닥터 라이블리의 〈부엌에서 찾은 건강〉 ④ 십자화과 채소 몸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이럴 때면 우리는 새해 다짐 중에 ‘건강관리’를 빠트리지 않고 채워 넣는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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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닥터 라이블리의 〈부엌에서 찾은 건강〉 ④ 십자화과 채소

새해 다짐으로 건강관리를 목표로 정했다면 음식부터 신경써야 한다. 사진 pixabay

몸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이럴 때면 우리는 새해 다짐 중에 ‘건강관리’를 빠트리지 않고 채워 넣는다. 그런데, 건강관리에서 가장 큰 축을 담당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우리가 먹는 음식’이다. 우리는 각자 고유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지만, 그 유전자만으로 병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유전자들이 병을 발생시키는 방향으로 지속해서 발현될 때, 병이 생긴다. 그리고 이 유전자들은 환경에 의해 발현이 조절된다. 환경에는 스트레스와 환경오염 등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환경이 바로 ‘음식’이다.

음식은 단순히 우리 몸의 에너지 원료가 아니다. 우리의 유전자 발현을 조절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이면서도 강력한 신호다. 이 관점으로 보자면, 음식으로 건강을 관리하는 방법은 아주 명확해진다. 건강에 도움이 되는 유전자는 더 많이 발현하게 하고, 건강을 악화시키는 유전자는 적게 발현하게 하는 음식을 먹는 것이다.

꽃잎 네 개가 십자 형태로 이루며 자라는 십자화과 채소는 여러 만성질환 개선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항암 작용에도 도움이 된다. 브로콜리와 양배추, 청경채, 콜리플라워, 케일 등이 있다. 사진 pixabay

물론 이런 이유로 ‘어디에 좋은’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음식들이 정말 많지만, 이번에 소개할 이 음식의 성분만큼 다양한 연구에서 여러 가지 효과가 입증된 음식은 많지 않다. 염증을 줄여주고 고혈압, 당뇨 등을 비롯한 여러 가지 만성질환의 개선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항암 작용에까지 도움이 된다고 밝혀진, ‘십자화과 채소’다.

십자화과 채소는 꽃잎 네 개가 십자 형태를 이루며 자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브로콜리와 양배추, 배추, 청경채, 콜리플라워, 케일, 물냉이 등의 채소가 여기에 속한다. 이들 채소에는 아주 특별한 성분이 있다. 앞서 설명한 항염증 작용, 만성질환 개선, 항암 작용 등의 효과를 가진다고 알려진 ‘글루코시놀레이트’다.

글루코시놀레이트는 황이 포함된 굉장히 특이한 성분으로, 이 성분 자체에도 굉장히 다양한 종류가 있다. 그중에서 가장 연구가 많이 되었고, 앞서 말한 효과들의 핵심이 되는 성분이 바로 ‘설포라판’이다. 설포라판의 가장 대표적인 작용은 항염 작용이다. 설포라판은 우리 몸의 염증을 일으키는 핵심 시스템(NF-kB)을 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로 인해 우리 몸의 정말 다양한 염증 작용을 줄여줄 수 있다.

염증이라고 하면 보통 피부에 나는 여드름 같은 것을 생각하기 쉽지만, 염증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훨씬 더 광범위하게 우리 몸에 영향을 미친다. 정말 흔하게 마주치는 만성질환의 시발점에도 언제나 염증이 있다. 고혈압과 심혈관 질환을 예로 들어보겠다. 혈관이 좁아지고 딱딱해져서 발생하는 이런 질환들에서는 콜레스테롤이 쌓이는 게 문제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흔하다. 맞는 말이기는 하지만, 그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질문할 필요가 있다. “왜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쌓일까?”

건강한 혈관에는 콜레스테롤이 쌓이지 않는다. 혈관 벽에 염증이 생겨 문제가 생겼을 때, 콜레스테롤이 제 한 몸 던져 혈관의 상처를 막아내기 때문이다. 그러니 혈압을 낮추고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콜레스테롤이 쌓이게끔 한, 원인 제공자인 ‘혈관 벽의 염증’을 먼저 줄여야 한다. 이런 이유로 염증을 줄이는 설포라판이 다양한 동물 실험과 사람 대상 연구에서 혈압 개선에 도움이 되었다는 연구결과는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최근에는 설포라판이 혈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대규모 임상 시험도 진행 중이다.

항염에 이어 ‘항암 작용’에 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다양한 세포 수준의 연구 및 동물실험 연구에서 설포라판은 세포분열주기를 막아 세포 증식을 억제함으로써 여러 가지 암의 발생과 진행을 억제해준다는 결과가 밝혀져 있다. 인간 대상 연구가 많지는 않지만, 전립선암이나 유방암 등의 사람 대상 연구들에서도 십자화과 채소의 섭취가 암 발생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혀진 바 있다. 또한, 대기오염이 아주 심한 지역의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십자화과 채소의 섭취가 환경오염물질과 발암물질의 체내 배출을 증가시켰다고 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브로콜리, 양배추 등의 십자화과 채소는 발암물질의 체내 배출에도 도움을 준다. 사진 pixabay

즉, 십자화과 채소는 암의 진행을 막아줄 뿐만 아니라 암의 발생을 자극하는 물질의 배출을 증가시켜 암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식단에 어떤 성분을 추가한다는 것만으로도 ‘항암’ 작용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놀라울 뿐이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다. 설포라판은 우울증과 뇌 기능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사람 대상 연구에서, 설포라판이 안전하게 우울증을 개선하는 효과를 보였다. 알츠하이머를 연구하는 동물실험 모델에서는 ‘뇌 기능 보호’의 효과를 가지는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쯤 되면, 당장 내일 식단에 양배추나 브로콜리를 추가하고 싶은 마음이 강렬해질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십자화과 채소를 우리 식탁 위에 올리기 전에, 한가지 알아두어야 할 점이 있다. 바로 ‘조리법’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십자화과 채소는 짧은 시간 쪄서 먹는 것이 좋다. 십자화과 채소에는 갑상선 호르몬 생성을 방해하는 성분(고이트로젠)이 있어 생으로 먹을 경우, 갑상선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짧은 시간의 열 조리만으로도 이런 영향은 상당히 줄일 수 있다. 또, 물에 삶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우리가 섭취하려고 하는 설포라판의 전구물질(어떤 화합물을 합성하는 데 필요한 재료가 되는 물질)들이 상당량 물로 빠져나가 버리기 때문이다.

좋은 채소를 나의 식사에 포함하는 것만으로도 내 몸의 염증을 줄이고 여러 가지 만성질환과 암까지 예방할 수 있다면, 이 이상 경제적이고 효과적인 건강관리법이 또 있을까? 한 살 더 먹은 나의 몸, 나의 세포들을 위해 오늘 당장 해줄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살짝 쪄낸 브로콜리나 양배추를 먹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최지영 피부과전문의ㅣ중앙일보 2022.01.12

/ 2022.07.24 옮겨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