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임의진의 시골편지] 링가링가링

푸레택 2022. 6. 18. 06:57

[임의진의 시골편지] 링가링가링 (daum.net)

 

[임의진의 시골편지] 링가링가링

[경향신문] 파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아프가니스탄…. ‘스탄’이 말꼬리로 붙은 나라들이 있는데, 그건 이슬람말로 ‘아무개의 땅’이라는 뜻. 파키의 땅, 우즈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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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아프가니스탄…. ‘스탄’이 말꼬리로 붙은 나라들이 있는데, 그건 이슬람말로 ‘아무개의 땅’이라는 뜻. 파키의 땅, 우즈베키의 땅이 되겠다. 당신의 땅임을 만방에 알리고 싶으면 ‘스탄’을 붙이면 된다.

추위가 밀려들 때엔 연탄을 떼어 광에 쟁였다. 연탄이 집에 들어와야지 안 그러면 동사자의 집이 된다. 추운 나라에 살기에도 ‘탄’이 있어야 했다. 석탄 때문에 ‘길이 보전하세’가 가능해왔다. 기후위기 시대, 이젠 다른 탄을 같이 찾아보도록 하자. 경상도 참새떼는 포수가 총을 들고 설치면 참새대장이 ‘퍼뜩 수그리라’ 하면 알아먹고, 다시 ‘아까맨치로’ 해도 알아먹는다지. 자연이 하는 말을 잘 알아들어야 목숨 부지라도 할 수 있다.

발이 간질간질해서 제주에 다녀왔는데, 애월 해변에 한 무리 애들이 놀며 ‘둥글게 둥글게’를 부르더라. “둥글게 둥글게 빙글빙글 돌아가며 춤을 춥시다. 손뼉을 치면서 노래를 부르며 랄라랄라 즐거웁게 춤추자. 링가링가 링가 링가링가링. 링가링가 링가 링가링가링. 손에 손을 잡고 모두 다함께” 이런 노랠 부르며 노는 애들도 요샌 드물어서 가까이 가봤는데, 내가 무섭게 생겼나 ‘꺄아악’ 하면서 도망갔다. 에잇! 링가링가링.

하루는 드럼을 생전 처음 친다는 꼬마를 만났는데, 어찌나 달착지근하게 재미 삼아 노는지 배를 쥐고 웃었다. 마스크 쓰고 살면서 받은 스트레스를 다 날릴 기세. 내가 무섭지 않은지 눈을 맞춰도 울지는 않았다. 이야! 링가링가링.

발을 구르고 춤을 출 수 있는 친구가 있음에 감사하면서 살자. 옥상에 우레탄으로 방수를 해서 비가 새지 않는 집. 거기도 ‘탄’이구먼 그래. 비를 피할 수 있고, 춤을 출 수 있는 단칸방이면 여행자는 대만족이다. 링가링가링 코 골며 꿀잠을 잤다.


임의진 목사·시인ㅣ
경향신문 2020.10.22

/ 2022.06.18 옮겨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