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란이 피기까지는 /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져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 2022.05.24 옮겨 적음
'[들꽃산책] 풀과 나무에게 말을 걸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들꽃산책] (3) 장미꽃 한 송이 피어있네 가난한 그 뜰에 피어있네 (0) | 2022.05.24 |
---|---|
[들꽃산책] (2) 뻐꾹 뻐꾹 봄이 가네 뻐꾹 뻐꾹 여름 오네, 뻐꾹채 (0) | 2022.05.24 |
[들꽃산책] (5) 서울둘레길 한강변 봄날 풍경 (2022.05.06) (0) | 2022.05.06 |
[들꽃산책] (4) 서울식물원 봄날 풍경 (2022.05.06) (0) | 2022.05.06 |
[들꽃산책] (3) 서울식물원 봄날 풍경 (2022.05.06) (0) | 2022.05.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