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학] 생태 과학 칼럼 모음

[김민철의 꽃이야기] 금난초 은난초 감자난초, 산에 가야 만나는 진짜 야생화인 이유!

푸레택 2022. 5. 18. 14:24

[김민철의 꽃이야기] 금난초 은난초 감자난초, 산에 가야 만나는 진짜 야생화인 이유! (daum.net)

 

[김민철의 꽃이야기] 금난초 은난초 감자난초, 산에 가야 만나는 진짜 야생화인 이유!

요즘은 난초과 식물의 계절입니다. 이들은 종류도 많고 구분도 복잡해 초보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중 요즘 꽃이 피고 그나마 구분도 어렵지 않은 난초 다섯 가지를 보여드립니다. 금난

news.v.daum.net

[김민철의 꽃이야기] 금난초 은난초 감자난초, 산에 가야 만나는 진짜 야생화인 이유!

요즘은 난초과 식물의 계절입니다. 이들은 종류도 많고 구분도 복잡해 초보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중 요즘 꽃이 피고 그나마 구분도 어렵지 않은 난초 다섯 가지를 보여드립니다. 금난초, 은난초, 은대난초, 감자난초, 새우난초입니다. 모두 수목원에서도 보기 힘들고 산에 가야 볼 수 있다는 꽃들입니다. 아래 쪽에 그 이유가 있습니다.

한반도에 자생하는 난초가 100종류쯤이라고 합니다. 풍란처럼 바위나 나무에 붙어 사는 착생란, 으름난초·대흥란처럼 썩은 나무 등에서 나는 부생(腐生)란이 있는데, 오늘 소개할 난초들은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지생란들입니다.

금난초는 경기도 이남 숲속에 사는데, 사진은 15일 안면도 버전입니다. 키는 40~70㎝ 정도이고 꽃은 4~6월 노란색으로 3~10 송이 핍니다. 꽃이 만개하지 않고 반쯤만 열리는데 꽃잎 안쪽 면을 살펴보면 붉은 줄이 나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름은 노란 꽃이 피는 난초라는 뜻에서 붙인 것입니다.

금난초. 15일 안면도.

다음은 은난초. 은난초도 전국 숲속 그늘에서 삽니다. 키는 30~40㎝ 정도. 잎은 줄기 윗부분에 4~5장이 어긋나기로 달리는데 털이 없습니다. 꽃은 5~6월에 흰색으로 피며 원줄기 끝에 여러 송이가 이삭처럼 달립니다. 항상 위쪽 잎(정확히는 포)이 꽃대보다 아래에 있습니다. 은난초도 꽃이 활짝 벌어지지 않습니다.

은난초.

은대난초 역시 전국 산지에서 삽니다. 아래 사진은 곰배령 버전. 꽃은 5~7월에 피며, 꽃과 모양이 은난초와 닮았습니다. 잎 뒷면과 가장자리에 털같은 백색 돌기가 있습니다. 위쪽 잎은 선형 또는 넓은 선형인데 꽃대보다 위쪽에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특징으로 은난초와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은대난초라는 이름은 흰색 꽃이 피고 잎은 대나무잎과 비슷한 데서 유래한 이름입니다.

은대난초. 곰배령.

감자난초는 전국적으로 숲 속에서 삽니다. 아래 사진은 곰배령에서 담은 것입니다. 키는 30~40㎝이고 잎은 1~2장밖에 없습니다. 꽃은 5~6월에 황갈색으로 피는데, 흰색의 입술꽃잎에는 짙은 색의 반점이 있습니다. 이름은 뿌리 부분이 감자 같이 생겼다고 붙은 것입니다. 서양에서는 이것이 마치 동물의 고환 같이 생겼다고 ‘oreos(산)’과 ‘orchis(고환)’의 합성어로 속명(Oreorchis)을 붙였습니다.

감자난초. 곰배령.

새우난초는 우리나라 서남해안과 제주도에 분포하는데 아래 사진은 15일 안면도 버전입니다. 키는 30~50㎝. 이름은 꽃이 아니라 뿌리 부분이 마디가 많아 새우 등처럼 생겼다고 붙인 이름입니다. 잎은 2~3장, 긴 타원형이고, 꽃은 4~5월에 붉은빛이 도는 갈색으로 피며 잎술 꽃잎은 자주빛을 띤 흰색입니다. 입술모양 꽃부리는 3개로 깊게 갈라집니다.

새우난초. 15일 안면도.

이들 난초들은 왜 수목원에도 없을까요? 난초는 땅속에 있는 특정 곰팡이와 공생합니다. 그래서 옮겨심으면 몇 년 못가서 죽는다고 합니다. 이택주 한택식물원장은 “금난초 등을 식물원에서 자라게 하려고 여러 번 시도했지만 몇년 못가서 죽더라”며 “난초 종류는 근본적으로 자생지에서 옮기면 죽는다”고 말했습니다. 주변 흙을 옮겨 와도 금난초·은난초는 길어야 3~4년, 감자난초는 6~7년 가면 죽는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채취하거나 훼손하면서 대부분 난초들이 멸종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아름다운 난초들을 계속 볼 수 있도록 자연에 있는 그대로 두어야겠습니다.

김민철ㅣ조선일보 2022.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