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76) 정치인들과는!-허영자의 '선거판 1', '선거판 2' (2022.04.17)

푸레택 2022. 4. 17. 17:33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76) / 정치인들과는!-허영자의 '선거판 1', '선거판 2' - 뉴스페이퍼 (news-paper.co.kr)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76) / 정치인들과는!-허영자의 '선거판 1', '선거판 2' -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76) / 정치인들과는!-허영자의 '선거판 1', '선거판 2' 선거판 1 허영자 꿀단지 옆으로 파리 떼 꼬이듯이구린내 나는 곳에 구더기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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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76) 정치인들과는!-허영자의 '선거판 1', '선거판 2'

선거판 1 /
허영자

꿀단지 옆으로 파리 떼 꼬이듯이
구린내 나는 곳에 구더기 들끓듯이
참말로 가관이구나 시정잡배 투전판

선거판 2

우습고 우습구나 배꼽 잡게 우습구나
어제는 주홍색 오늘은 초록으로
내일은 무슨 색으로 변신할래 팔색조

- 《소멸의 기쁨》(문학수첩, 2003)

<해설>

허영자 시인이 시조집을 낸 적이 있었다. 그 당시 이 시를 읽고 무릎을 치며 감탄했었다. 80〜90년대에 ‘민중을 위하여!’ 하고 외쳤던 시인들이 세기가 바뀌자 장고에 들어갔다.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부조리가 만연해 있었지만 현실을 비판하거나 풍자하던 시인들이 저항의식을 버렸는지 어쨌는지 도무지 작품을 쓰지 않던 시대였다.

허영자 시인이 선거판에 나선 정치가들의 이마에 정문일침을 날렸다. 과거 민중의 저항의식을 반영한 시인의 그 어떤 시집에서도 이렇게 정치인들을 속 시원히 비판한 시는 보지 못하였다. 선거철이 되면 이합집산하는 사람들이 있다. 표리부동한 정치인들을 시인은 파리 떼, 구더기, 시정잡배, 팔색조라고 통렬히 비판하고 있다. 현실의 모순과 부조리에 대한 풍자와 비판을 시인들이 소홀히 하고 있을 때 시인은 이와 같이 작심하여 비판했던 것이다. 이제 정국이 슬슬 선거판 모드로 가고 있다. 이번 선거 때는 또 어떤 시정잡배가 투전판을 벌일까. 

오늘 6ㆍ29선언 32주년이 되는 해이다. 민주주의가 실현되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있었다. 대한민국은 정치가들만 정신 차리면 된다. 

<이승하 시인 약력>

198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198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시집 『공포와 전율의 나날』, 『감시와 처벌의 나날』, 『아픔이 너를 꽃피웠다』, 『나무 앞에서의 기도』, 『생애를 낭송하다』 등과 소설집 『길 위에서의 죽음』을 펴냄. 산문집 『시가 있는 편지』, 『한밤에 쓴 위문편지』, 평전 『마지막 선비 최익현』, 『최초의 신부 김대건』 등을, 문학평론집 『세속과 초월 사이에서』, 『한국문학의 역사의식』, 『욕망의 이데아』, 『한국 현대시문학사』(공저) 등을 펴냄. 시창작론 『시, 어떻게 쓸 것인가』도 있음. 지훈상, 시와시학상, 가톨릭문학상, 편운문학상 등을 수상. 현재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이승하 시인ㅣ뉴스페이퍼 2019.06.29

/ 2022.04.17  옮겨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