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詩로 읽는 세상이야기] 팬데믹 - 조순옥 (2022.03.12)

푸레택 2022. 3. 12. 10:36

e대한경제 (dnews.co.kr)

 

[詩로 읽는 세상이야기] 팬데믹 - 조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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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하나가 세계적 유행으로

오랫동안 가물거나 홍수가 지면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 인간이 잘못해서 하늘이 벌주는 것으로 알고 반성하며, 애원하며 빌고 빌었다. 이때 제사장은 하늘을 감동시킬 만한 비유와 절제된 말을 사용하게 되는데 이를 시(詩)의 기원으로 본다.

사람은 자연 앞에서 한없이 초라하고 나약한 존재임을 인식하고 거대한 힘을 가진 하늘에 머리를 조아리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세상이 바뀐 첨단 과학시대에도 이는 마찬가지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마구 퍼져 우왕좌왕하는 사이 세계적 유행병으로 격상되었다. 이때 시인들은 마치 제사장이라도 된 듯 계속되는 공포 속에서 그동안 잘못한 일부터 되돌아보게 된다. 긴박한 현실인식이다.

매 연 끝에 ‘했는데’가 반복되고 있는 것은 반성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그렇게 해야 또 다른 신종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고 설령 다시 찾아와도 이겨낼 수 있지 않겠는가.

배준석(시인ㆍ문학이후 주간)

/ 2022.03.12 옮겨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