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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영화] '프란치스코 교황: 맨 오브 히스 워드' (2021.11.08)

푸레택 2021. 12. 8. 10:07

거리낌 없이 웃는다는 것, 영화 프란치스코 교황: 맨 오브 히스 워드

교황의 미소를 바라보며 누군가를 조종하거나 유혹하려는 의도 없이 거리낌 없이 그냥 웃는다는 ‘신선한 웃음’의 파장을 생각한다. 웃자. 웃는 연습도 자주 하자.

글=정은숙(마음산책 대표)

올해는 얼마나 이기적인 한 해였나. 남을 위해 울었던 적이 있을까. 누군가를 웃게 만든 기억도 가물가물 흐릿하다. 더불어 울고 웃을 수 있는 성숙한 나의 한 해는 언제 올 것인가.
 
매일매일 아침 기도가 끝난 뒤 프란치스코 교황이 낭송한다는 성 토마스 모어의 를 따라 읽어본다. “제가 먹은 음식을 잘 소화하도록 해주시고 / 또 소화하기 좋은 음식도 내려주소서 (...) 제가 이 세상에 나만 잘 되기 위해 / 너무 많이 고민하는 것을 허락하지 마소서 // 남을 즐겁게 해줄 유머 감각을 선사하시고/ 제 삶 속에 스민 많은 행복을 느끼며 /그 행복을 이웃과 함께 나눌 은총을 내려주소서.”
 
영화 프란치스코 교황: 맨 오브 히스 워드에서 이 기도문을 소개하는 84세 프란치스코 교황의 얼굴엔 천진한 미소가 번졌다. ‘미소와 유머 감각’, 이 두 가지 능력이 일상의 아름다움을 만들어낸다고 강조하는 온화한 교황은 지금 이 지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말을 품고 그 말을 실천하며 이념, 사상, 종교, 인종을 초월하여 감동을 안긴다.
 
이 영화는 종교 영화가 아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전기도 아니다. 우리의 삶과 지구를 위한 마음이다. 영화 프란치스코 교황: 맨 오브 히스 워드’는 교황청이 빔 벤더스 감독에게 다큐를 의뢰하면서 제작되었다. 전례 없는 일이었다. 거장의 손길로 완성된 꾸밈없고 생생하며 정교하게 편집된 한 편의 영화가 주는 축복은 어마어마했다.
 
2013년 3월 선출된 프란치스코 교황은 로마 카톨릭 교회에서는 매우 파격적인 아르헨티나 태생, 예수회 출신으로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의 이름을 처음 사용했다. 이름을 통해 이미 지향을 드러낸 교황은 인류의 독보적인 혁명가였던 12세기 프란치스코 성인처럼 평생 가난한 이웃과 함께 청빈한 삶을 살겠다는 약속을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교황은 어린아이의 질문에까지 깊이 있는 유머로 대답하며 삶의 방향과 해법을 제시한다. 개인의 삶 속에 드리워진 온갖 그늘을 거둘 수 있는 답부터 지구 공동체와 환경 오염, 전쟁과 기아, 테러, 전 세계적인 인류 문제까지 해법을 찾으려는 행보를 멈추지 않는다. 교황이 찾아가는 곳은 전쟁 지역, 난민 캠프, 교도소, 유엔, 미국 의회, 타종교 행사장 등 인류를 위해 필요하다면 어디든 가리지 않는다. 그곳에서 기도하는 교황의 말들은 삶에 대한 사랑을 타오르게 하고 눈물짓게 한다.
 
바티칸궁이 아닌 그 옆의 작은 방에서 살고 소형 차량으로 이동하며 환호하는 사람들에게 미소를 나누는 모습. 바로 타인을 웃게 만드는 그 미소다.
 
교황이 강조한 인간의 기본권은 3T인 노동(토라바호) 땅(테라) 지붕(테초)다. 노동은 신성하고 삶의 땅이 되어주는 일자리가 중요하며 지붕 밑 가정의 안식이 있어야 한다. 누구에게나 필요한 이 세 가지 권리 중 하나만 빠져도 미래는 어둡고 개인의 자존감은 낮아진다. 실업 문제와 평화 문제는 지구상 어느 누구 예외없이 고개 숙여 숙의할 문제인 것이다.

2014년 한국에 오신 교황의 방명록 글자 크기는 당시 큰 화제였다. 너무도 작게 쓰인 이름은, 그저 글씨뿐이었는데도 중요한 메시지를 던졌다. 이 영화 개봉 행사 하나로 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 등 우리나라 7대 종교 지도자들이 함께 관람했다는 이야기도 교황의 메시지와 맥이 닿아 있을 거라 생각한다.
 
부디 매일이 아니어도 유머를 위한 기도를 자주 읽게 되기를. 프란치스코 교황의 미소를 더 자주 떠올릴 수 있기를. 이웃을 위해 울거나 웃을 수 있기를. 이기적인 내게는 꽤 어려운 주문을 걸게 만든 영화였다. 교황의 미소를 바라보며 누군가를 조종하거나 유혹하려는 의도 없이 거리낌 없이 그냥 웃는다는 ‘신선한 웃음’의 파장을 생각한다. 웃자. 웃는 연습도 자주 하자. 

[출처] YES24 (2019. 11. 28)

■ 세상을 바꾸자며 직접 행동에 나선 교황, 영화 ‘프란치스코 교황: 맨 오브 히스 워드’

세상을 향해 ‘옳은’ 이야기를 쏟아내며 충고하는 이들은 많다. 하지만, ‘옳은’ 이야기를 하며 직접 실천하는 삶을 찾기는 힘들다. 말하는 건 쉬울지 모르지만, 그 말을 실천하고, 행동으로 보이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을 고려할 때 교황 프란치스코는 보기 드문 인물이다. 더군다나 모든 천주교 신자들의 존경을 받는 교황의 위치에 올라서 자신의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며 어려운 이들을 보살피면서 살아간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만은 아니다. 그의 삶과 그가 던지는 메시지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교황, 또는 최고 종교지도자의 모습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이런 교황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영화 ‘프란치스코 교황:맨 오브 히스 워드’가 오는 21일 개봉한다.

영화는 최초의 비유럽권 교황이자, 예수회 출신의 첫 교황이며, 평생 청빈의 삶을 실천한 성 프란치스코(1181~1226)의 이름을 처음 선택한 제266대 프란치스코 교황의 여정을 기록 영상과 교황과의 직접 인터뷰를 담은 작품으로, 로마 교황청이 역사상 최초로 제작에 참여한 다큐멘터리이자 프란치스코 교황을 주인공으로 한 첫 공식 영화다.

이 영화의 감독은 빔 벤더스다. 빔 벤더스 감독은 ‘베를린 천사의 시’, ‘파리 텍사스’ 등의 영화로 칸영화제, 베니스영화제, 베를린영화제 등 세계 3대 영화제를 석권하고 아카데미상에 세 차례나 오른 세계적인 거장이다. 빔 벤더스 감독은 몇 년에 걸쳐 교황을 인터뷰했고, 전 세계를 여행하는 교황의 기록 영상도 확인하고 직접 촬영하며, 세계 지도자와 평범한 시민들을 만나 동정심, 인류애, 통합과 같은 울림 있는 메시지를 전파하는 교황의 모습을 그만의 시선으로 영화에 담아냈다.

거장의 손길을 거친 영화는 매력적이다. 교황청이 제작에 참여하고, 교황을 주인공으로 한 첫 공식영화라는 홍보 문구를 보았을 때 들었던 첫 생각은 ‘지루함’이었다. 지난 세월 수업이 보아왔던 정부 공식 홍보 영화가 보여준 딱딱하고, 꽉 막힌 영상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빔 벤더스는 자칫 따분하게 느껴지기 쉬운 한계를 넘어 흥미롭고, 의미 있는 영화를 선보였다. 교황은 전 세계 구석구석을 여행하며 ‘빈곤 퇴치와 평화, 환경문제’ 등 전 지구적 문제는 물론 우리 삶의 방향에 대한 다양한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빔 벤더스 감독은 “교황의 뿌리에 관한 영화를 만드는 대신에 교황이 직접 이야기하게 하고 싶었다. 이 영화는 전기 영화라기보다는 교황의 사상이 발전해 온 과정을 보여주는 영화에 가깝다. 교황에 관한 영화가 아니라 교황과 함께하는 영화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영화는 일방적인 설교가 아닌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하는 ‘공감의 여정’을 지루하지 않게 보여주고 있다. 거짓말과 부패, 가짜 뉴스가 판치고, 아무도 권력자와 정치인을 믿지 않는 지금과 같은 시대에 언행일치의 삶을 살면서 인종, 국적, 종교와 문화 등을 초월해 전 세계인의 믿음과 사랑을 한 몸에 받게 된 한 보편적인 인간이자 따뜻한 리더, 온 세계인의 친구로서의 교황을 보여준다.

교황은 세상에서 제일 가난한 자들을 돌보기 위해 로마 무지개 난민 캠프와 리우데자네이루 바르지냐의 빈민가를 방문해 자신의 가장 큰 고민거리가 빈곤 퇴치라고 역설했다. 그리스 레스보스에 있는 또 다른 난민 캠프에선 무관심의 세계화로 가족 사이에 벽을 치는 대신에 대화와 통합을 통해 다리를 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에선 911 테러 추모 박물관을 방문해 종교적 광신주의를 경계해야 한다고 열변했다.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필리핀에선 재난 앞에서 더 강한 형제애를 발휘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교황은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인류 모두를 팔 벌려 품에 안고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친구가 되었다. 그리고, 교황은 우리에게 손을 내밀며 함께 그들의 친구가 되지 않겠냐고 호소하고 있다.

아울러 영화엔 교황의 이런 삶의 여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 등장한다. 바로 천주교 수사이자 부제였던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1182~1226)다. 그리스도교의 역사에서 성 프란치스코는 정말 위대한 개혁가이자 혁명가였다. 그리스도교와 이슬람교 사이를 중재하려고 노력했고, 자신의 말로 온 세상에 혁신을 일으켰다. 모두의 모범이 되기 위해 무엇보다 청빈의 삶을 실천했다. 가난한 자를 위해 평생을 바쳤으며, 수도회를 결성해 공공의 선을 위해 애썼고,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의 속도 때문에 인간이 세상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아 인간과 자연의 힘의 균형이 틀어졌다고 생각한, 시대를 앞선 환경주의자였다. 이런 성 프란치스코의 혁신적이면서도 교회 본연의 자세로 돌아갈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오늘의 세계에 절실한 메시지다. 그 때문에 최초로 프란치스코란 이름을 고른 최초의 교황이 나온 건 큰 의미를 가진다. 이런 성 프란치스코 메시지와 의미를 빔 벤더스 감독은 마치 자신의 작품 ‘베를린 천사의 시’를 연상시키는 흑백 영상으로 담아 영화 속의 또 다른 영화처럼 곳곳에 삽입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우리의 종교계를 떠올려봤다. 종교가 세상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세상이 오히려 종교를 걱정하는 게 우리의 현실 아닌가? 참다운 종교, 종교의 참 의미를 이 영화는 다시 새기게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렇게 말했다. “세상으로부터 격리돼 자신의 안위에만 매달리느라 병든 교회보다는 거리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느라 멍들고, 상처 나고, 더러워진 교회가 낫다. 항상 자기가 중심이 되려고 하다가 수많은 절차와 집착에 사로잡혀 버린 교회는 싫다.” (권종술 기자,
2019-11-18)

/ 2021.12.08 옮겨 적음

[기도문] '유머를 구하는 기도' 聖 토마스 모어 (2021.12.08)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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