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마귀 눈비 맞아 / 박팽년(朴彭年)
가마귀 눈비 맞아 희는 듯 검노매라
夜光明月이야 밤인들 어두우랴?
임향한 一片丹心이야 變할 줄이 있으랴?
[뜻풀이]
*가마귀: 까마귀의 옛말.
*검노매라: 검는구나! ‘~노매라’는 ‘~구나’의 옛말씨.
*야광명월(夜光明月): 야광과 명월은 각기 밤에도 빛나는 구슬의 이름.
*일편단심(一片丹心): ‘한 조각 붉은 마음’이란 뜻으로, 곧 ‘가슴속의 충성된 마음’을 뜻한다.
[풀이]
까마귀가 눈비를 맞으면 잠시 희어지는듯 하지만, 이내 도로 검어지고야 마는구나! 그렇지만 밤에 빛나는 야광(夜光)이나 밝은 달인 명월(明月)같은 구슬이야 ,어찌 밤이라고 빛나지 않을 수 있으랴? 어린 임금께 이미 바쳐온 이내 가슴속의 충성된 마음이야 변할 리가 있겠는가. 절대로 그럴 리는 없다.
[지은이]
朴彭年(박팽년: ?~1456): 사육신(死六臣)의 한 사람으로, 자(字)는 인수(仁叟), 호(號)는 취금헌(醉琴軒)이다. 세종(世宗) 때 등과(登科)하여 집현전(集賢殿)에 들어가, 훈민정음(訓民正音)을 만드는데 참여하였다. 수양대군(首陽大君)이 단종(端宗)을 몰아내고 스스로 왕위에 오르자, 경회루(慶會樓) 연못에 빠져 죽으려 하다가 성삼문(成三問)의 만류로 후일을 기약하고, 충주(忠州)의 관찰사(觀察使)가 되어 내려갔다. 그후에 형조참판(刑曹參判)이 되어 서울로 돌아온 그는 동지(同志)들과 더불어 단종복위(端宗復位)를도모하다가 탄로되어 역모(逆謀)로 몰려 모진 고문(拷問)끝에 형장(刑場)의 이슬로 사라졌다. 그는 끝끝내 세조(世祖)를 “나으리”라 부르고 자기를 신(臣)이라 일컫지 않았으므로, 이를 괘씸하게 여긴 세조(世祖)가 박공(朴公)이 충청감사(忠淸監司)로 있을 때의 상계(上啓) 뭉치를 꺼내어 보니, 신(臣)자로 써야 할 곳이 모두 거(巨)자로 씌어져 있었다고 한다.
[출처] 《일소일빈》 송영호 Daum Blog
/ 2021.11.12 옮겨 적음
https://blog.daum.net/thddudgh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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