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촉혼제 산월저하니 / 단종(端宗)
蜀魂啼 山月低하니 相思苦 倚樓頭-라
爾啼苦 我心愁하니 無爾聲이면 無我愁-ㄹ랏다
寄語 人間離別客하노니 愼莫登 春午月 子規啼 明月樓하여라
촉혼제(蜀魂啼) 산월저(山月低)하니 상사고(相思苦) 의루두(倚樓頭)라
이제고(爾啼苦) 아심수(我心愁)하니 무이성(無爾聲)이면 무아수(無我愁)랏다
기어(寄語) 인간이별객(人間離別客)하노니 신막등(愼莫登) 춘오월(春午月) 자규제(子規啼) 명월루(明月樓)하여라
◇ 풀이
소쩍새는 슬피 울고 달은 산마루에 걸렸으니, 임을 그리며 다락머리에 기대어 섰노라. 소쩍새여, 네가 피나게 울면 이내 마음 슬퍼지며, 네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이내 슬픔이 없으련마는. 이 세상에서 그리운 임과 생이별한 나그네에게 부탁하노니, 춘삼월 달 밝은 밤에 소쩍새 울거든 아예 누각에는 오르지 말렸다!
◇ 뜻풀이
*촉혼제(蜀魂啼): 소쩍새가 슬프게 울다. 소쩍새의 다른이름. 옛날 촉(蜀)나라 망제(望帝)의 넋이 되살아나서 이 새가 되었다고 한다. 소쩍새는 솟작새라고도 부르는데, 올빼미 종류 가운데 가장 작고 밤에 활동한다. 오월에 와서 시월에 가는 철새이다. 고목의 굴속에 살고 곤충을 잡아 먹는 익조이다.
*산월저(山月低): 산마루에 걸려있는 달.
*상사고(相思苦): 남녀가 서로 그리워하는 안타까움.
*의루두(倚樓頭): 다락머리에 의지하여, 누각머리에 기대어.
*이제고(爾啼苦): 네가 피눈물 나게 울면.
*ㄹ랏다: ‘~렷다!’의 옛말.
*기어(寄語): 부탁.
*인간(人間): 사람이 사는 이 세상, 곧 선계(仙界) 또는 천상계(天上界)의 대칭(對稱)으로서 인계(人界), 인간계(人間界)를 가리키는 말이다. ‘인간(人間)’이란 문자를 사람의 뜻으로 쓰는것은 일본어(日本語)에서 온 잘못 사용된 것이다.
*신막등(愼莫登): 삼가서 오르지 말도록 하라.
*자규(子規): 역시 소쩍새의 다른 이름.
◇ 지은이
단종(端宗: 1441~1457): 조선 제6대 왕. 5대(代) 문종(文宗)의 맏아들로서 나이 겨우 12세로 왕위에 올랐으나, 3년만에 그숙부(叔父)인 수양대군(首陽大君)에게 왕위를 빼앗겨 노산군(魯山君)으로 강봉(降封)되어 강원도(江原道) 영월(寧越)의 외딴 곳으로 추방(追放)되었다가 이어서 임금의 자리에 오른 세조(世朝)로 부터 내린 사약(死藥)을 마시고, 18세(歲)란 어린 나이로 한많은 이 세상을 끝마쳤다. 단종(端宗)의 복위(復位)를 꾀하다가 발각되어, 목숨을 잃은 사육신(死六臣)도 바로 이때에 빚어진 애닲은 사화(史話)이다. 그가 남긴 시조(詩調) 한 수는 시조(詩調)라기보다는 한시(漢詩)에 가까운 것이다. 그의 애처로운 죽음을 위로하는 뜻에서 여기에 싣기로 한 것이다. 그가 죽은지 200년 후인 숙종(肅宗)때 왕위(王位)를 추복(追復)하여 비로소 묘호를 단종(端宗)이라 하였다.
[출처] 《일소일빈》 송영호 Daum Blog
https://blog.daum.net/thddudgh7
'[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명작수필] '위대한 순간은 온다' 장영희(張英姬) (2021.11.13) (0) | 2021.11.13 |
---|---|
[명작수필] '거리의 악사' 박경리(朴景利) (2021.11.13) (0) | 2021.11.13 |
[고시조] (19) '장백산에 기를 꽂고' 김종서(金宗瑞) (2021.11.12) (0) | 2021.11.12 |
[고시조] (18) '삭풍은 나무 끝에 불고' 김종서(金宗瑞) (2021.11.12) (0) | 2021.11.12 |
[고시조] (17) 강호사시사.. '강호에 봄이 드니' 맹사성(孟思誠) (2021.11.12) (0) | 2021.1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