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조] 이런들 어떠하며 - 이방원(李芳遠)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칡이 얽어진들 긔 어떠리
우리도 이같이 얽어져 백년까지 누리리라
◇ 뜻풀이
*만수산(萬壽山): 개성(開城) 서교(西郊)에 있으며, 고려 왕실의 칠릉(七陵)이 있는 곳이다.
*드렁칡: 둔덕을 따라서 뻗어 난 칡넝쿨.
*긔: ‘그것이’의 준말.
◇ 풀이
왕씨(王氏)를 섬기다가 이씨(李氏)를 섬긴들 어떠하리요? 저 만수산에 마구 뻗어난 칡덩쿨처럼 뒤엉킨 채, 새삼스럽게 왕씨다 이씨다 가릴 것 없이 그렁저렁 어울려 사는 것이 어떠하리요? 우리들도 그와 같이 어울려서 오래도록 영화롭게 살아 봄이 좋으리라.
◇ 지은이
이방원(李芳遠:1367~1433): 이성계(李成桂)의 더섯째 아들.이조(李祖) 3대왕(代王) 태종(太宗)으로서 이조(李祖) 역성혁명(易姓革命)에 주동적(主動的)인 역할(役割)을 하였다.개국(開國) 후에는 왕위(王位)를 차지하고자 두번이나 피비린내나는 ‘왕자의 난’을 일으켜 골육(骨肉)을 나눈 형제(兄弟)들을 무참하게 죽이고,생사(生死)를 같이해온 개국공신(開國功臣)들을 마구 주살하였다. 왕위를 차지한 18년 동안(1401~1418)에는 정치에 크게 마음을 기울여 많은업적을 울리는 한편 중앙집권제(中央集權制)를 확립하는데 더 부심하였다. 이 노래는 정몽주(鄭夢周)와 최후로 만났을때 그의 뜻을 넌즈시 물어본 것이다.
[참고]
이 시는 상대방의 의중(意中)을 떠보는 「하여가(何如歌)」라고도 부른다. 이 시를 음미해 보면 태종(太宗) 이방원(李芳遠)의 정치가(政治家) 다운, 그리고 또한 모사(謀士)다운 배포가 들여다 보이는 것만 같다. 이에 대하여 정몽주(鄭夢周)는 「단심가(丹心歌)」로 답을 한다.
[출처] 《일소일빈》 송영호 Daum Blog
https://blog.daum.net/thddudgh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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