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책] 소설 명시 수필 시조 동화

[고시조] (11) '흥망이 유수하니' 원천석(元天錫) (2021.11.09)

푸레택 2021. 11. 9. 16:41

[고시조] 흥망이 유수하니 - 원천석(元天錫)

  흥망이 유수하니 만월대도 추초로다
  오백년 왕업이 목적에 붙였으니
 
석양에 지나는 손이 눈물겨워 하노라 

◇ 뜻풀이

 *흥망(興亡): 흥하고 망하는 일.
 *유수(流數)하니: 운수가 정해져 있으니.
 *만월대(滿月臺): 고려 왕실의 궁터.
 *추초(추초):가을의 들풀.
 *오백년 왕업(王業): 고려 왕조는 서기 918년에 비롯하여 1392년에 끝났으니, 31왕으로 474년간 왕업을 누린 셈이다.
 *목적(牧笛): 목동이 부는 피리. 
 *석양: 저녁 해질 무렵.
 *손: 손님. 나그네.

◇ 풀이

  흥하고 망하는 것이 또한 성하고 쇠하는 것이 모두 운수가 정해져있는 법이니, 멸망한 고려왕조의 궁터인 만월대에도 이제는 임자없는 가을철 풀숲으로 덮여 있구나. 오백 년이나 이어오던 왕업도 말이나 소 치는 저 목동이 부는 피리 곡조에 붙이게 되었으니, 해질녘에 지나치는 나그네가 슬픔을 이기지 못하겠도다.

◇ 지은이

  원천석(元天錫): 자(字)는 자정(子正), 호(號)는 운곡(耘谷)이라하며 원주(原州)가 본관(本貫)이다. 고려 말엽의 학자로서 문장(文章)이 아름답고 학문이 매우 깊었다. 고려왕조가 쇠망하는 것을 슬프게 여겨 치악산(雉嶽山)에 들어가 몸소 밭을 갈며 지냈다고 한다. 이조(李朝) 태종(太宗)의 어릴 적 스승이었는데, 태종(太宗)은 그를 불러들여 벼슬을 주려고 하였으나 끝내 거절하고 나오지 않았다. 일찌기 경사 6권을 지어 궤 속에 감추어 두었던 것을, 후손들이 열어보니, 여말(麗末)의 정사를 기록한 것이었기에 후환(後患)이 두려워서 태워버렸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남아 있는 시집(詩集) 두 권에 "우왕(禑王)은 공민왕(恭愍王)의 아들이다" 라고 정필(正筆)한 것은 사적(史的)인 가치(價値)가 있는 기록(記錄)이 아닐 수 없다.

[참고]  

  만월대(滿月臺)는 개성시(開城市) 북북서(北北西)쪽의 송악산(松岳山)기슭에 널찍히 대(臺)를 이룬 터전으로 남아 있다. 다소 비좁고 밭으며 이끼가 서린 석계(石階)와 큼직큼직한 초석(礎石), 그 밖에 하인방(下引方)을 삼았던 듯한 석재(石材)가  풀숲 사이로 아직도 흩어져 있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감개(感慨)를 자아내게 한다. 근래에 만월대(滿月臺) 언저리는 사과밭으로 유명해 졌다. 이 노래는 길재(吉再)가 읊은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보고’ 등과 아울러 문학사상(文學史上) 고려유신(高麗遺臣) 회고가(回顧歌)라고 일컬어진다.

[출처] 《일소일빈》 송영호 Daum Blog

https://blog.daum.net/thddudgh7

 

일소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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