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조] (10) 오백년 도읍지를 - 길재(吉再)
五百年 都邑地를 匹馬로 돌아드니
山川은 依舊하되 人傑은 간 데 없네
어즈버 太平煙月이 꿈이런가 하노라
◇ 뜻풀이
*오백년 도읍지: 고려조 500년의 서울이던 개성을 가르킨다.
*匹馬(필마): 한 필의 말.
*依舊(의구)하되: 옛 모습대로 남아 있건마는.
*人傑(인걸): 뛰어난 사람. 빼어난 사람.
*어즈버: 아아! 슬프다. 애닯다! 시조(時調) 종장(終章) 첫마디에 흔히 쓰이는 말이다.
*太平烟月(태평연월): 태평한 세월. 살기 좋은 시절.
*꿈이런가: ~런가는, ~던가, ~이었던가?의 옛말이다.
◇ 풀이
고려의 오백년 왕조가 도읍하던 옛 서울을 한 필의 말에 몸을 싣고 외롭게 들어와 보니, 산천의 모습은 예나 이제나 다름이 없건마는 이름을 떨치던 많은 인걸들은 죽고 흩어져서 보이지 않는구나. 아, 태평세월이던 고려시대도 하룻밤의 꿈이었던 것만 싶구나!
◇ 지은이
吉再(길재): 고려 말엽의 한학자(漢學者)로서, 자는 재부(再父), 호는 야은(冶隱) 또는 금오산인(金烏山人)이라 하였다. 우왕(禑王) 때에 성균관박사(成均館博士) 창왕(昌王) 원년에는 문하주서(門下註書)의 벼슬을 지냈다. 이조 정종(定宗) 2년에 태상박사(太常博士)를 지냈으나, 하사이주(下事二主: 두 임금을 섬길수 없다)로 거절하였으며, 양제(兩齎)를 설치하고 경사(經史)로써 제자를 가르쳤다. 포은(圃隱),목은(牧隱)과 더불어 고려말의 삼은(三隱)이라 하여 그청절(淸節)이 길이 빛나고 있다.
[참고] 이 노래는 원천석(元天錫)이 읊은 「흥망(興亡)이 유수(有數)하니」 등과 아울러 문학사상 고려유신회고가(高麗遺臣懷古歌)라고 일컬어졌다.
[출처] 《일소일빈》 송영호 Daum Blog
https://blog.daum.net/thddudgh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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