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밀레와 루소
'이삭 줍는 여인들', '만종'으로 유명한 화가 장 프랑수아 밀레는 무명 시절 무척 가난했습니다. 그의 그림은 인정받지 못했고 작품이 팔리지 않아 늘 가난에 허덕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화단에서 한창 이름을 날리고 있던 밀레의 절친한 친구 테오도르 루소가 찾아와 기쁜 얼굴로 밀레에게 말했습니다. “여보게, 자네의 그림을 사려는 사람이 나타났네.”
그때까지 무명에 불과했던 밀레는 루소의 말을 듣고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의아했는데 루소는 돈을 꺼내며 말했습니다. “내가 화랑에 자네의 그림을 소개했더니 구매 의사를 밝히면서 구매인은 급한 일 때문에 못 오고 내가 대신 왔네. 그림을 내게 주게.”
루소가 내민 돈은 그 당시 상당히 컸던 300프랑이었습니다. 입에 풀칠하기도 힘들어 막막하던 밀레에게 그 돈은 생명줄이었고 한편으로 자신의 그림이 인정받고 있다는 희망을 안겨주었습니다. 이후 밀레의 그림은 화단의 호평 속에서 하나둘 팔려나가고 생활에 안정을 찾게 된 밀레는 보다 그림에 몰두할 수 있었습니다.
몇 년이 지난 뒤, 경제적 여유를 찾게 된 밀레가 루소의 집을 찾아갔는데 루소의 방 안에 자신의 그림이 걸려있는 것을 발견하고 자신의 그림을 사주었던 구매인이 다름 아닌 친구 루소였음을 알게 됐습니다. 밀레는 친구 루소의 깊은 배려심을 알고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진정한 친구란 상대가 어려움에 부딪쳤을 때 묵묵히 곁을 지켜주는 존재입니다. 상대가 모든 것을 잃고 주변마저 그 곁을 떠났을 때, 가만히 다가와서 손을 내밀어 주는 사람, 그것이 진정한 친구입니다.
“역경은 누가 진정한 친구인지 가르쳐준다.” ㅡ 로이스 맥마스터 부욜
[출처] 《따뜻한 편지》 中에서
2. 방황에서 벗어나는 방법
안젤리나 졸리는 1살 때 아버지에게 버림받았습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부자였지만 아내와 딸에게 한 푼도 주지 않고 모른 척했기 때문에 어머니와 낡은 아파트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그녀는 학교폭력을 당해 학교를 그만두고 자신의 몸에 흉기로 상처를 입히는 자해를 하기도 했으며 돈을 벌기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실패도 많이 했지만 영화배우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해 오스카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을 정도로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성공을 해서도 그녀는 여전히 우울하고 불행했습니다. 어디에서도 삶의 이유를 찾을 수 없었던 그녀는 결국 마약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인생은 점점 무너져 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영화 '툼레이더' 촬영차 캄보디아를 방문한 그녀는 수차례 내전을 겪은 그 나라 아이들의 비참한 모습을 보고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 삶을 살아왔는지 깨닫고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정기적으로 캄보디아를 방문해 빈민들을 지원하고 환경보호 운동을 시작한 그녀는 이전 스스로 포기했던 엄마의 자리를 되찾기로 결심하여 낳은 아이는 물론 캄보디아에서 입양한 아이들까지 정성을 다해 기르는 어머니가 되었습니다.
우리를 어둠 속에서 방황하게 만드는 주된 원인은 타인이 내게 주는 고통보다 스스로 자신을 포기하는 마음입니다. 따라서 절망과 어둠에서 벗어날 방법 또한 스스로에 있습니다.
“다시는 나 자신을 파괴하는 엄마가 되지 않겠습니다. 쓸모 있기 위해 지금도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ㅡ 안젤리나 졸리
[출처] 《따뜻한 편지》 中에서
3.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쥐
애니메이션의 아버지라 불리는 월트 디즈니는 1901년 시카고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부모는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농부였는데 연이어 농사를 실패하여 가난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월트는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런 가운데도 그림에 소질을 보였던 월트는 9살 때부터 온갖 궂은일을 하여 돈을 모아 아버지 몰래 그림 공부를 했습니다.
그리하여 월트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만화가가 될 수 있었만 이제 막 시작한 무명작가인 그를 출판사들은 제대로 대접하지 안 했습니다. 결국 그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출판사에서 쫓겨난 그는 집세를 내지 못한 나머지 노숙자 신세가 되었습니다.
갈 곳이 없어 방황하던 월트는 한 교회에 들어가 눈물을 흘리며 기도를 하였는데 그런 그의 처지를 안타깝게 생각한 교회 목사님의 배려로 월트는 교회의 작은 창고에서 기거할 수 있었습니다. 그 창고는 월트에게 안식처이자 사무실이었으며 꿈을 꿀 수 있는 장소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목사님의 도움으로 다시 용기를 얻고 일어서고자 했던 월트는 어느 날 창고 안에 살고 있는 생쥐를 발견하고 문득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이 생쥐를 주인공으로 만화를 그려야겠다.'
그리고 그의 동료이자 아내가 된 릴리안 바운즈의 조언으로 그 생쥐의 이름을 '미키'라 불렀으며 바야흐로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쥐, 캐릭터 '미키 마우스'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월트 디즈니는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장편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는데 그 후 일어난 일에 대해선 모두가 기적이라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기적이 아닌, 월트 디즈니가 극한 환경에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일궈낸 노력의 결과였던 것입니다.
“시작하는 방법은 그만 말하고 이제 행동하는 것이다.” ㅡ 월트 디즈니
[출처] 《따뜻한 편지》 中에서
4. 좋은 이웃의 조건
중국 남북조시대의 역사서 남사(南史)에 기록된 송계아와 여승진의 일화입니다. 당시 여승진은 성실하고 겸손하여 덕망이 높은 사람이었으며 송계아는 오랫동안 관직에 있으면서 퇴직을 앞둔 관리였습니다.
퇴직 후 살 집을 보러 다니던 송계아는 지인들이 추천한 몇 곳을 돌아봤지만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마침내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하고 시세보다 훨씬 큰돈을 주고 샀는데 송계아가 산 집은 바로 여승진의 이웃집이었습니다.
송계아가 시세보다 훨씬 큰돈을 주고 집을 샀다는 이야기는 금세 소문이 났고 여승진의 귀에도 들어갔습니다. 그 후 관직에서 물러난 송계아는 새 집으로 이사를 했고 이웃이 된 여승진은 인사차 송계아의 집을 방문하여 그에게 "왜 그렇게 많은 금액을 주고 집을 사서 이사하셨습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여승진의 물음에 송계아는 “기존 집값에 추가된 돈은 당신과 이웃이 되기 위해 지불한 금액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사람에 따라 집을 고르는 조건은 다양하겠지만 송계아는 집을 고르는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좋은 이웃을 선택했던 것입니다.
송계아의 경우처럼 가장 좋은 이웃은 재력가나 학식이 풍부한 사람이 아닌 "배려"할 줄 아는 이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좋은 이웃을 만나기 위한 확실한 방법은 내가 먼저 좋은 이웃이 되는 것입니다.
“매일 당신과 동행하는 이웃의 길 위에 한 송이 꽃을 뿌려 놓을 줄 안다면 지상의 길은 기쁨으로 가득 찰 것이다.” ㅡ R. 잉글레제
[출처] 《따뜻한 편지》 中에서
5. 리더에게 필요한 지혜
어느 부족의 추장이 자신의 후계자를 세우기 위해 부족의 청년 중 지혜 있기로 소문난 젊은 세 사람을 불렀습니다. 그리곤 높은 산봉우리를 가리키며 산에서 가장 귀한 것을 가져온 사람을 후계자로 삼겠다고 했습니다. 추장의 이야길 들은 세 사람은 곧바로 산을 향해 뛰었습니다.
그 후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자 한 청년이 양손에 고산지대에서만 자라는 귀한 약초를 가져왔습니다. 그다음 도착한 청년은 산꼭대기에서 뜯은 푸른 이끼를 추장에게 바쳤습니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도착한 청년은 빈손으로 돌아와 추장 앞에 섰습니다.
추장이 의아해하며 청년에게 그 까닭을 묻자 청년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습니다.
“저는 부족의 미래를 생각하며 가슴에 담아온 것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언덕 너머에 있는 옥토인데 제가 만약 추장이 된다면 그 넓은 옥토를 바탕으로 부족이 풍요롭게 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청년의 말을 들은 추장은 주저 없이 그에게 추장 직을 계승해 주었습니다.
나무보다 숲을 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을 바라보면 시야가 좁아져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할 뿐 아니라 이후 그것이 잘못된 것을 깨닫는데도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결국 인생의 성공을 위해서는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안목과 지혜가 필요합니다.
“인생의 목적과 그것을 성취하는 방법을 깨닫는 것, 그것이 바로 지혜이다.” ㅡ 톨스토이
[출처] 《따뜻한 편지》 中에서
6. 맹사성과 고승 이야기
비운만큼 채워지고 겸손한 만큼 편안해진다.
조선 세종 때의 명재상으로 알려진 맹사성이 19세에 장원급제하여 파천 군수로 부임했을 때 이야깁니다. 어느 날 그가 한 고승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고승에게 군수로서 지표로 삼아야 할 좌우명에 대해 물었습니다. 맹사성의 질문을 받은 고승은 “나쁜 일을 하지 않고 착한 일만 하는 것”이라고 담담하게 대답했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대답을 하는 고승에게 화가 난 맹사성이 역정을 냈지만 고승은 아무런 말 없이 그저 맹사성의 찻잔이 흘러넘치도록 차를 따랐고 넘친 찻물이 바닥을 흥건하게 적셨습니다. 찻물이 흘러넘치는데도 행동을 멈추지 않는 고승에게 더욱 화가 난 맹사성이 말했습니다.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찻물이 넘쳐 바닥을 더럽히고 있습니다!”
“찻물이 넘쳐 바닥을 더럽히는 것은 알면서 학식이 넘쳐 인품을 더럽히는 것은 왜 모르십니까?”
그렇게 웃으면서 대답하는 고승의 말에 부끄러움을 느낀 맹사성이 황급히 방을 나가려다가 출입문 윗부분에 머리를 세게 부딪혔고 아픔과 부끄러움에 어쩔 줄 몰라 하자 고승이 다시 말했습니다.
“고개를 숙이면 매사에 부딪히는 법이 없지요.”
그 일로 깊이 깨달음을 얻은 맹사성은 그 후 자만심을 버리고 청백리로 살아감으로써 황희와 함께 만인의 추앙을 받은 조선 최고의 재상이 되었던 것입니다.
높은 자리에 올라 청렴하고 겸손해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그 자리를 뽐내고 많은 것을 갖기 위해 높은 자리에 오르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현실이 힘 있는 사람들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자신보다 약하고 어려운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며 행동한다면 나는 보다 많은 것을 볼 수 있고 마음을 넉넉하게 채울 수 있습니다.
“겸손을 배우려 하지 않는 자는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다.” ㅡ 메러디드
[출처] 《따뜻한 편지》 中에서
7. 하루를 맞이하는 마음가짐
1993년 개봉된 해롤드 라미스 감독의 영화 '사랑의 블랙홀'은 주어진 하루와 그 하루를 맞이하는 마음가짐이 가져다주는 결과에 대해 유쾌한 스토리 전개로 우리에게 교훈을 전합니다.
기상 캐스터 필 코너스는 철저한 자기중심적이며 스스로 유능하다고 생각하는 중증 왕자병 환지다. 그러한 그에게 방송국으로부터 한 작은 마을에서 열리는 축제를 취재하라는 지시가 내리자 불평에 가득 찬 필은 투덜거리며 마을에 도착해 대충 형식적인 취재를 끝내고 돌아가려는데 폭설로 길이 막혀 다시 마을로 되돌아가 하룻밤을 묵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필이 눈을 떠보니 어제와 똑같은 라디오 멘트가 흘러나오고 이미 축제가 끝났던 마을은 또다시 축제 준비로 부산했습니다. 분명히 하루가 지났는데 내일로 넘어가지 않고 축제의 날이 반복되는 황당한 일이 일어나자 경악한 필은 갑자기 생각을 바꿔 돈 가방 훔치기, 축제 망치기 등 고약한 행동을 하며 즐거워했습니다.
그러나 어떤 행동에서 얻는 즐거움도 잠시일 뿐, 매일 똑같은 하루가 반복되자 끝내 절망감을 느낀 필은 자살을 시도하는데 반복되는 상황은 죽음마저 거부당하고 다시 침대 위에서 눈을 떠야 했습니다. 그렇게 거의 미칠 지경이 되자 필은 마음을 바꾸어 기왕 보내는 하루를 이전과 다르게 살아보기로 했습니다.
필은 나무에서 떨어지는 아이를 구하고 타이어가 펑크나 쩔쩔매는 할머니들을 돕기도 하는데 그것은 필이 처음으로 이기심을 버리고 선한 행동을 하며 보냈던 따뜻한 하루였던 것입니다. 그렇게 매일 오차 없이 사건들이 되풀이되고 그때마다 필은 천사처럼 나타나 그들을 도와주며 점점 긍정적인 사람으로 변해갔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드디어 그가 그토록 기다리던 내일이 눈앞에 펼쳐지며 희망찬 필 코너스의 모습과 함께 영화는 끝이 납니다.
오늘도 어제와 특별히 다르지 않은 날이지만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느냐에 따라 하루가 희망으로 채워지기도 하고 무기력하거나 지루할 수도 있습니다. 하여 늘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오늘을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자신에게 동기부여를 할 수 없는 사람은 다른 재능이 아무리 뛰어나다 하더라도 평범한 삶에 만족할 수밖에 없다.” ㅡ 앤드류 카네기
[출처] 《따뜻한 편지》 中에서
8. 불쏘시개가 되어버린 원고
19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역사가이며 비평가인 '토머스 칼라일'의 대표적 저서 '프랑스 혁명' 원고가 불쏘시개가 되어버렸던 일화입니다.
칼라일은 '프랑스 혁명'이란 대작을 쓰기 위해 옹색한 형편이었지만 거의 바깥출입을 하지 않고 오로지 집필에만 매달렸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완성된 수천 장의 원고를 지인이자 철학자인 '존 스튜어드 밀'에게 검수를 부탁했습니다.
칼라일의 부탁을 받은 밀은 서재에서 원고를 검토하다 너무 피곤하여 읽던 원고를 널어놓은 채 침실로 가서 잠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밀이 잠든 사이 서재를 청소하던 하녀가 책상 위에 널려 있는 원고가 쓰레기인 줄 알고 그만 난로에 넣어 태워버렸습니다.
토머스 칼라일은 오랜 시간 각고의 노력을 쏟았던 원고가 모두 잿더미가 되었다는 사실에 그만 충격을 받아 한동안 실의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런 그에게 다시금 마음을 다잡은 계가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공사장 앞을 지나가던 칼라일은 묵묵히 벽돌 한 장 한 장씩 쌓아 올리는 한 벽돌공의 모습을 보고 문득 깨달음을 얻었던 것입니다.
'저 벽돌공처럼 오늘부터 나도 다시 시작하자. 벽돌공이 한 장, 한 장 쌓아 집을 완성하는 것처럼 나도 매일 한 페이지를 쓰자.'
그렇게 다시 펜을 잡은 그는 날마다 한 페이지씩을 쓰기 시작했고 1837년 마침내 '프랑스 혁명'이 세상에 나옵니다. 이 대작은 19세기 사상계에 큰 영향을 끼치며 새로운 개혁의 지표가 되었습니다.
손에 한가득 모래를 움켜잡고 있으면 얼마 되지 않아 모래가 손 틈으로 새어버리는 것처럼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자꾸만 빠져나갑니다. 우리가 소유할 수 없는 시간은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흐를 뿐 결코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아침에 눈을 떠 밤에 다시 눈을 감기까지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를 성실하게 살아야 합니다.
이에 대해 토머스 칼라일은 말합니다. “오늘을 사랑하라.”
“진정한 생활은 현재뿐이다. 따라서 현재의 이 순간을 최선으로 살려는 일에 온 정신력을 기울여 노력해야 한다.” ㅡ 톨스토이
[출처] 《따뜻한 편지》 中에서
9.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톨스토이의 단편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라는 소설의 줄거리입니다.
러시아에 평범한 농부 바흠은 어느 날 한 지방의 땅 주인이 땅을 헐값에 판다는 말을 듣고 기대를 가득 품고 땅 주인에게 달려갔는데 땅 주인의 땅을 파는 방식이 대단히 독특했습니다.
“출발점을 떠나 하루 동안 당신이 발로 밟고 돌아온 땅이 바로 당신의 땅이 됩니다.”
땅값은 일정한데 발로 걸은 만큼의 땅을 주겠다는 것이었는데 한 가지 조건이 있었습니다. 해가 지기 전 반드시 출발점으로 돌아와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무효가 된다는 조건이 있었습니다.
바흠은 하루를 열심히 달리면 100만 평 정도의 땅은 충분히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이 계약에 동의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일찍 바흠은 출발점을 떠나 두 팔을 힘차게 내저으며 달려 나갔습니다. 이제 땅 부자가 된다는 꿈에 부풀어 음식도 먹지 않은 채 계속 걸으면서 구덩이를 파 표시를 했습니다.
어느덧 해가 서쪽으로 기울기 시작하고 이미 반환점을 돌았어야 하는 시점이었지만 바흠은 눈앞에 펼쳐진 비옥한 땅들을 보고 걸음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해가 지평선 아래로 숨어들 무렵에야 출발 지점으로 발걸음을 돌렸는데 금방 해가 떨어지려 하자 마음이 급해진 바흠은 비 오듯 땀을 흘리면서 혼신의 힘을 다해 달렸습니다. 그렇게 젖 먹던 힘까지 쏟아가며 달린 끝에 바흠은 간신히 출발점에 도착했지만 곧바로 정신을 잃고 쓰러져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바흠은 죽고 말았고 그런 바흠을 안타깝게 여긴 땅 주인은 그를 묻어주기로 했는데 바흠은 자신의 키보다 조금 더 큰 땅에 묻혔습니다. 바흠의 무덤을 바라보며 땅 주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람에겐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바흠에게 필요했던 땅은 그가 묻힌 반 평 크기의 땅이었습니다.
우리는 늘 지금보다 더 풍족해지길 바랍니다. 하지만 실제로 지금 가진 것만으로 충분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보다 더 소유 하고 싶은 마음은 욕심일 겁니다. 적당한 욕심은 우리가 원하는 것을 이루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욕심이 지나치면 양날의 칼이 되어 오히려 일을 그르치게 합니다. 거기에 더 갖지 못함에 따라 마음이 괴롭고 피폐해져 자신을 망가뜨리게 되는 것입니다.
“지금 갖고 있는 것으로 만족을 할 수 없는 사람은 가지고 싶은 것을 다 가진다고 하더라도 결코 만족하지 못할 것이다.” ㅡ 소크라테스
[출처] 《따뜻한 편지》 中에서
10. 행운도 노력의 결과
한 청년이 비 갠 뒤 냇가를 거니는데 개구리 한 마리가 불어난 물에 쓸려가지 않으려고 늘어진 버들가지를 향해 뛰어오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나뭇가지가 수면을 스치면서 흔들렸기 때문에 개구리는 매번 온 힘을 다해 뛰어올랐지만 도저히 가지를 붙잡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 개구리의 모습을 한참 동안 보고 있던 청년은 코웃음을 쳤습니다.
'어리석은 개구리 같으니. 시도할 걸 해야지. 안타깝게도 의미 없는 노력을 하고 있군,''
그런데 그때 강한 바람이 휘몰아치면서 버들가지가 개구리가 있는 쪽으로 휙 휘어졌습니다. 순간 개구리는 버들가지를 붙들고 조금씩 위로 올라 마침내 땅을 딛고 폴짝폴짝 뛰어갔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청년은 사력을 다한 끝에 행운을 잡은 개구리의 노력에 깨달은 바가 있어 조금 전 자신의 어리석은 생각을 후회했습니다.
'나는 이제껏 저 개구리처럼 어떤 노력도 해보지 않고 무조건 안될 거라는 생각만 했구나!'
행운이란 우리의 의지로 얻을 수 있거나 언제 올지 알 수 없는 것이지만 노력을 통해 실력을 쌓고 성장하는 동안 행운은 노력의 결과처럼 찾아올 것입니다.
“나는 내가 더 노력할수록 운이 더 좋아진다는 걸 발견했다.” ㅡ 토마스 제퍼슨
[출처] 《따뜻한 편지》 中에서
11. 칭기즈칸의 깨달음
인류 역사상 가장 넓은 땅을 정복한 몽골의 칭기즈칸에게 큰 뉘우침을 준 일화입니다. 사냥을 나갈 때면 늘 매를 데리고 다녔던 칭기즈칸은 매를 매우 사랑하여 마치 친구처럼 여기며 길렀는데 어느 날 사냥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갈증을 느낀 그는 손에 들고 있던 매를 공중으로 날려 보내고 물을 찾던 중 바위틈에서 새어 나오는 석간수를 발견했습니다.
칭기즈칸이 옆구리 차고 다니던 잔에 물을 받아 막 마시려는 순간 별안간 바람 소리를 내며 날아온 자신의 매가 그의 손을 쳐서 잔을 땅에 떨어뜨리는 것이었습니다. 몹시 목이 말랐던 칭기즈칸은 난데없는 매의 행동에 몹시 화가 났지만 이내 화를 참으며 다시 물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매는 그가 물을 마시려는 순간 날아와 잔을 떨어뜨렸습니다. 갈증과 함께 몹시 화가 난 칭기즈칸은 재빨리 칼을 휘둘러 계속해서 방해를 하는 매를 베어버렸습니다.
그렇게 죽은 매를 치우면서 물이 떨어지는 바위 위를 본 칭기즈칸은 바위 위쪽 샘물 안에서 죽은 독사가 썩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만약 그가 그 물을 마셨더라면 썩은 뱀의 독으로 인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습니다. 매는 그 사실을 알고 계속해서 그의 잔을 떨어트렸던 것입니다. 뒤늦게 후회하게 된 칭기즈칸은 황금으로 매의 동상을 만들고 양 날개에 각각 다음과 같은 문구를 새겼다고 합니다.
'분노로 한 일은 실패하기 마련이다.'
'설령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하더라도 벗은 여전히 벗이다.'
아무것도 아닌 일에 화를 내고 나서 후회에 빠지거나 순간적인 분노로 인해 소중한 것들을 잃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분노의 결과는 부정적인 것들이 훨씬 많습니다. 따라서 화가 났을 때는 조급하게 판단하지 말고 상대방이 그렇게 하는 이유를 침착하게 생각해 봐야 합니다. 누군가 나에게 했던 선의적 행동에 대해 혹시 그릇된 판단으로 오히려 단죄하지 않았는지 돌아볼 일입니다.
“가장 중대한 실수는 조급함 때문에 일어난다.” ㅡ 마이크 머독
[출처] 《따뜻한 편지》 中에서
12. '백아절현'의 유래
사자성어 '백아절현'은 친한 벗을 잃은 슬픔을 뜻하는 말로 중국 춘추전국시대 거문고 달인 '백아'의 고사에서 유래했습니다. 백아는 옆 나라까지 소문이 퍼질 정도로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었으나 스승 이외에는 누구도 자신의 음악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사람을 만날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스승마저 세상을 떠나 상심한 그는 강을 따라 올라가며 갈대가 흩날리는 풍경의 고독함을 감정에 담아 거문고를 연주하기 시작했는데 그의 연주가 끝나자 가까운 곳에서 화답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바로 '종자기'라는 나무꾼의 목소리였습니다. 평생 산지기로 살았음에도 종자기는 백아의 거문고에 실린 감정을 정확하게 알아맞혔던 것입니다. 반가운 마음에 백아는 다음 곡으로 산의 웅장함을 표현한 곡을 연주했고 종자기 또한 감탄하며 말했습니다. "하늘로 높이 우뚝 솟은 느낌이 태산과 같구나!" 그러자 백아는 다시 한번 흐르는 강물의 모습을 담아 연주했습니다. "도도하게 흐르는 강물의 흐름이 마치 황하 같구나!"
마침내 자신의 음악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사람을 만났다는 기쁨에 백아는 다음 해 그와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고 헤어졌습니다. 그렇게 일 년의 시간이 흐른 뒤 백아가 약속 장소를 찾아갔으나 아무리 기다려도 종자기는 나타나지 않았는데 백아가 수소문해보니 종자기는 병에 걸려 그만 세상을 떠났던 것이었습니다. 그 사실을 알고 난 백아는 실망스러움과 슬픔에 젖은 채 종자기의 무덤 앞에서 통곡하며 말했습니다.
“내 음악을 알아주던 유일한 사람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니 더 이상 연주하여 무엇하랴!” 백아는 거문고 줄을 모두 끊은 후, 더 이상 거문고를 연주하지 않았습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내가 원하는 바를 알아봐 주는 사람, 나의 재능을 알고 격려와 지지를 보내주는 사람, 어떤 상황에서도 신뢰를 보내주는 특별한 사람이 당신에겐 있나요? 그리고 당신은 누군가에게 유일한 사람인가요?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는 단 한 사람이 있거나 내가 누군가를 믿어주는 한 사람이라면 인생은 행복할 것입니다.
“모두를 믿지 말고 가치 있는 이를 믿어라. 모두를 신뢰하는 것은 어리석고 가치 있는 이를 신뢰하는 것은 분별력의 표시이다.” ㅡ 데모크리토스
[출처] 《따뜻한 편지》 中에서
13. 방황에서 벗어나는 방법
'카네기 행복론'이란 책의 내용 중 불행에서 교훈을 찾은 한 부인의 이야기가 실려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일 때 육군 장교와 결혼한 텔마 톰슨은 행복한 결혼 생활을 꿈꿨지만 캘리포니아 '모하비 사막' 근처의 육군훈련소에 배치된 남편을 따라 사막 모래바람으로 가득 찬 곳에서 생활해야 했습니다.
그곳은 50도가 넘는 살인적인 무더위에 이야기 상대라고는 멕시코인과 인디언뿐이어서 영어로 의사소통도 되지 않는 곳이었기 때문에 그녀는 외로움과 고독함을 버텨야 했습니다. 거기에 늘 모래바람이 불어 집 안 곳곳은 물론 음식에까지 모래가 가득 쌓였습니다. 순탄치 않은 생활에 슬픔과 억울한 생각이 든 그녀는 급기야 친정 부모님께 편지를 썼습니다.
'아버지, 이런 곳에서는 더 이상 견딜 수 없으니 당장이라도 짐을 꾸려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이곳에서 계속 살아야 한다면 차라리 감옥에 가는 편이 낫겠어요'
그런데 그녀의 아버지가 보낸 답장은 기대했던 위로의 편지가 아니었습니다.
'조그만 창문이 달린 감옥에 두 남자가 있었단다. 한 사람은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을 헤아리며 자신의 미래를 꿈꾸었고 다른 한 사람은 감옥의 먼지와 바퀴벌레를 보며 불평과 원망으로 하루하루 살았단다.'
그녀는 아버지의 너무 간단한 편지에 처음엔 크게 실망했지만 그 편지를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읽고 나자 갑자기 자신이 부끄러워졌습니다. 그렇게 깨달음을 얻은 그녀는 주변에 사는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사귀기 시작했습니다. 그들과 친구가 된 후에는 사막지대에 자생하는 식물들을 연구하고 고대 유적을 발견하는 등 적극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철저한 통제를 받아야 하는 감옥에서 한 사람은 모든 것을 잃은 듯 좌절 속에서 생활한 반면 다른 한 사람은 희망적인 생각으로써 자신이 처한 극한 상황으로 극복하고자 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어떤 상황이나 조건으로 인해 행복하거나 불행한 것이 아니라 그 척도의 근원이 '마음'이란 걸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행복은 결국 우리가 마음먹기에 달린 것입니다.
“어리석은 자는 멀리서 행복을 찾고, 현명한 자는 자신의 발치에서 행복을 키워간다.” ㅡ 제임스 오펜하임
[출처] 《따뜻한 편지》 中에서
14. 자신의 역할에 소신을 다하라
1960년대 유럽을 강타한 탈리도마이드 사건이 있습니다. 탈리도마이드 성분의 임산부 입덧 방지제는 효능이 뛰어나 유럽에서 널리 쓰인 약으로 제약회사는 1960년 9월 미국 FDA에 신약 허가 신청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들은 그 약이 미국에서도 쉽게 승인이 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미국 FDA의 신약 허가를 평가하는 담당 공무원 프랜시스 올덤 켈시 박사는 제출된 문서를 검토해 본 결과 그 약이 동물 실험은 물론 임상 연구도 제대로 보고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연구진 중 일부의 논문이 미국 의학협회에서 거부된 논문을 쓴 사람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약의 승인을 거부했습니다.
그러나 엄청난 이윤이 걸린 제약회사는 켈시 박사에게 집요한 로비는 물론 협박까지 하였지만 박사는 끝까지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이후 탈리도마이드는 기형아 출산을 유발한다는 연구가 나왔으나 이미 유럽에서 이 약의 영향으로 12,000명의 기형아가 태어난 후였습니다. 하지만 양심적이고 헌신적인 한 과학자로 인해 더 큰 비극을 막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 후 허술했던 미국의 의약품 허가 제도는 한층 강화되었고 켈시 박사는 소신을 지킨 강직한 공무원의 표상으로 존 F. 케네디 대통령으로부터 공무원에게 주는 최고상을 받았습니다. 한편 켈시 박사는 '나는 그저 서류를 깔아뭉갠 것 말고는 한 일이 없다'라며 겸양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주변에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쉽게 넘기는 일들로 인해 일어나는 사고와 함께 인명의 피해까지 생기는 경우를 허다하게 경험하는데 이는 자신의 자리에서 늘 충실하고 소신있게 이행하는 가장 상식적인 임무를 외면하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영웅은 현재 자기가 맡은 일을 말없이 성실하게 해내고 있는 사람입니다.
“소신은 중대하고 갈 길은 멀다. 그것을 각오하고 사명감에 철저하지 않으면 안 된다.” ㅡ 논어
[출처] 《따뜻한 편지》 中에서
15. 파란만장한 삶이 명작으로 태어나다
세계적인 명작 '돈키호테'를 쓴 세르반테스의 삶은 말 그대로 파란만장했습니다. 스페인 마드리드가 고향인 그는 매우 가난한 가정 형편으로 인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습니다. 23세 때 레판토 해전에 참전하여 부상을 입어 왼손에 장애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8살 때는 터키 해적에게 납치당해 알제리에서 5년을 노예로 사는 동안 네 번이나 탈출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하고 해적에게 몸값을 지불한 후에야 마드리드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거듭되는 시련 속에서도 문학에 대한 열정을 버리지 않고 꾸준히 소설을 썼고 38살이 되던 해 '갈라테아'를 비롯한 여러 편의 희곡을 계속 발표했지만 그마저 모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한편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세금 징수원이 되어 지방을 돌아다니다 영수증을 잘못 발행하는 실수를 저질러 감옥에 갇히고 말았습니다.
그는 58세 때인 1605년 감옥에서 소설을 썼습니다. 그런데 함께 수감된 동료들에게 기쁨을 주려고 쓴 돈키호테 1편은 큰 성공을 거두었고 불후의 명작으로 남았습니다. 비로소 작가로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세르반테스는 10년 후 돈키호테 2편을 출간했고 이듬해 파란만장했던 이 세상에서의 소풍을 끝내고 영원히 눈을 감았습니다.
숱한 좌절과 고난을 견디고 세계적인 걸작을 써낸 세르반테스, 그의 인생은 비극이었지만 그가 쓴 명작 돈키호테는 유쾌, 상쾌, 통쾌한 희극이었습니다. 자신은 우여곡절 많은 삶으로 지쳐있으면서도 작품으로 다른 이들의 삶을 위로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희극이어도 결코 가볍지 않고 오히려 우리를 깊은 사고의 세계로 인도하며 묵직한 울림과 감동을 전해줍니다.
“재산보다는 희망을 욕심내자. 어떠한 일이 있어도 희망을 포기하지 말자.” - 세르반테스
[출처] 《따뜻한 편지》 中에서
/ 2021.10.21(목) 옮겨 적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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