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제풀이로 알아보는 나무에 대한 상식 / 이동혁 풀꽃나무칼럼니스트
연말입니다. 수능시험도 끝나고 성적표까지 배달됐으니 잘했건 못했건 이제 다들 유종의 미 거두시기 바랍니다. 이런 때 우리도 식물 관련 기말고사를 한번 보면서 수험생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해 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퀴즈가 아니라 시험입니다.
나무와 관련해서 객관식으로 열 문제 준비했으니 부담 없이 풀어보시고 자신의 나무 실력을 가늠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러고 나서 문제의 답과 이유를 하나씩 찾아보면서 공부하면 더 기억에 남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 그럼 문제 들어갑니다.
1. 다음 설명 중 초본과 구분되는 목본만의 특징으로 올바른 것은?
① 단단한 목질 조직을 갖고 있는 식물이면 모두 목본으로 볼 수 있다.
② 겨울에도 지상부가 남아 있는 식물이면 모두 목본으로 볼 수 있다.
③ 키가 사람보다 작은 건 초본, 사람보다 큰 건 목본에 해당한다.
④ 2차비대생장(=부피생장)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은 모두 목본으로 볼 수 있다.
2. 다음 중 목본이 아닌 것은?
① 골담초 ② 만병초 ③ 된장풀 ④ 대나무
3. 다음 설명 중 침엽수의 공통된 특징으로 알맞은 것은?
① 대개 암수한그루다.
② 모든 침엽수는 겉씨식물이다.
③ 모든 침엽수는 상록수이고 낙엽수는 없다.
④ 모든 침엽수는 솔방울 모양의 열매를 맺는다.
4. 다음 중 통상적으로 침엽수로 다루고 있지 않는 나무는?
① 은행나무 ② 잣나무 ③ 구상나무 ④ 호랑가시나무
5. 다음 중 외국에서 들어왔거나 들여온 나무가 아니라 예로부터 우리나라에 자생하고 있는 나무는?
① 가죽나무 ② 아까시나무 ③ 미선나무 ④ 족제비싸리
6. 다음 중 암수한그루가 아닌 것은?
① 뽕나무 ② 밤나무 ③ 소나무 ④ 호두나무
7. 각 나무의 특징이 맞게 설명된 것은?
① 목련 : 그 옛날 조상의 모습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거의 변하지 않은 형태를 갖고 있는 원시적인 속씨식물에 해당한다.
② 산수유 : 봄에 노란 색의 양성화가 피며 우리나라 산지에서 많이 자란다.
③ 회화나무 : 학자수라 불리며 씨에서 기름을 짜서 쓰기 위해 많이 심었다.
④ 느티나무 : 흔히 정자나무로 불리며 대표적인 밀원식물이다.
8. 다음 중 소나무에 대한 설명으로 틀린 것은?
① 대표적인 겉씨식물로, 2년에 걸쳐 솔방울 열매가 익는다.
② 대표적인 침엽수로, 바늘 모양의 잎이 2개씩 모여 달리며 끝이 뾰족하다.
③ 수꽃이 가지 위쪽에 먼저 피어 꽃가루를 날리고 난 후 암꽃이 아래쪽 가지에 달린다.
④ 나무껍질은 오래될수록 세로로 길게 조각조각 갈라져 거북 등처럼 보인다.
9. 다음 중 은행나무에 대한 설명으로 틀린 것은?
① 살아 있는 화석으로 불리며 우리나라 장수목 중 회화나무 다음으로 많다.
② 잎맥은 끝이 연속해서 2개로 갈라지는 차상맥을 보이는데, 이는 은행나무가 홀씨식물에서 진화한 종이라는 증거이기도 하다.
③ 껍질에 코르크질이 생기며 오래된 나무에는 유주가 달리기도 한다.
④ 우리가 흔히 열매라고 부르는 것은 노출된 밑씨가 발달해 익은 것이므로 씨에 해당한다.
10. 다음 중 천연기념물에 대한 내용으로 틀린 것은?
① 지자체에서 지정해 관리한다.
② 천연기념물 가운데 동물과 식물은 생명이 있는 대상이기 때문에 죽거나 이동하면 천연기념물에서 해제되기도 한다.
③ 한국 특유의 식물이거나 학술상 가치가 있는 식물 또는 신목 같은 것이 주로 지정된다.
④ 원시림이나 역사적 인공수림이 지정되기도 한다.
각 문제의 정답과 해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정답 : ④번
①에서는 대나무가 예외입니다. ②에서는 상록성 초본 같은 것이 예외입니다. ③은 말도 안 됩니다. ④의 2차비대생장(=부피생장)의 지속은 목본의 특징입니다. 대나무 같은 것은 속이 비어 있어 일정한 굵기가 되면 더 이상 부피생장을 하지 않기에 목본이 아닙니다.
2. 정답 : ④번
골담초, 만병초, 된장풀은 이름만 보면 초본 같지만 모두 목본이고 대나무는 벼과의 초본입니다.
3. 정답 : ②번
침엽수는 대개 암수한그루가 아니라 암수딴그루이므로 ①은 틀립니다. ③의 설명에서는 낙우송, 일본잎갈나무 같은 것이 예외입니다. ④의 설명에서는 주목이나 비자나무 같은 것이 예외입니다.
4. 정답 : ④번
은행나무는 잎이 넓지만 통상적으로 침엽수로 다룹니다. 호랑가시나무는 상록활엽수입니다.
5. 정답 : ③번
가죽나무, 아까시나무, 족제비싸리는 모두 외국에서 들어왔거나 들여온 나무입니다.
6. 정답 : ①번
뽕나무는 암수한그루가 아니라 암수딴그루입니다.
7. 정답 : ①번
②의 산수유는 우리나라 산지에서 자라는 나무가 아니라 중국에서 들여와 민가 주변에 심어 기르는 나무입니다. ③회화나무는 기름을 짜서 싸는 용도가 아니라 선비들의 정신 수양에 필요했던 나무입니다. ④의 느티나무는 풍매화라 꿀을 생산하지는 않으므로 밀원식물이 될 수 없습니다.
8. 정답 : ③번
소나무는 수꽃이 가지 아래쪽에 달리고 암꽃은 가지 위쪽에 달립니다.
9. 정답 : ①번
은행나무는 우리나라 장수목 중 회화나무 다음으로 많은 게 아니라 소나무, 느티나무 다음으로 많습니다.
10. 정답 : ①번
지자체에서 지정해서 관리하는 것은 보호수이고, 천연기념물은 문화재청에서 지정해 관리합니다. 참고로, 원시림 천연기념물은 제189호인 ‘울릉 성인봉 원시림’이 있고, 역사적인 인공수림 천연기념물은 제154호인 ‘함양 상림’ 같은 곳이 있습니다.
어렵지 않았으리라 믿습니다. 열 문제 중 최소한 다섯 문제 이상은 맞히셔야 기본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덟 문제 이상 맞히셨다면 수준급입니다. 다섯 문제 이하로 맞히셨다면 아직도 갈 길이 머니 이제라도 신발끈 단단히 동여매시기 바랍니다.
그렇다고 너무 좌절하지는 않으셔도 됩니다. 처음 1년 동안 애기똥풀과 괭이밥조차 구분하지 못했던 사람이 지금 무허가 출제위원을 하고 있으니까요.
글=이동혁 풀꽃나무칼럼니스트
■ 조선비즈 & Chosun.com 2019.12.14
/ 2021.09.26 옮겨 적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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